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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흐와 야언'(박상수 국역/도서출판 내를 건너서 숲으로/2024.6.)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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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문화신문 본지에서 세설신어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한학자인 박상수 선생은 조선 중기에 활동하며 문집으로 ‘상촌집’을 남긴 상촌 신흠의 《야언(野言)》을 탈초하고 우리말로 국역해 ‘바흐와 야언’를 출간했다.
신흠(申欽, 1566~1628)은 학술과 사상은 편폭이 커서 양명학(陽明學)과 전후칠자(前後七子)의 복고주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인물이었다. 그가 활동했던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은 중국에서 새롭게 출간된 도서에 관심을 기울여 손에 넣기를 노력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수입된 자료를 읽은 조선 문인들은 개성적이고 참신한 문학작품을 창작해냈다. 신흠 역시 독서광이었을 뿐 아니라 새롭게 출간된 다양한 중국 자료들을 수집하고 읽는데 매우 힘을 기울였다.
청언소품(淸言小品)의 일종인 《야언(野言)》은 허균(許筠, 1569~1618)의 《한정록(閒情錄)》과 더불어 17세기 초 조선 지식인의 청언(淸言) 수용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야언 1》은 대부분 명나라 오종선(吳從先, ?~?)의 청언집(淸言集)인 《소창청기(小窓淸記)》를 바탕으로 새롭게 편집됐고, 《야언 2》 역시 1591년 염학주(閻鶴洲, ?~?)가 엮은 《도서전집(道書全集)》의 내용을 재구성했다. 명대 청언의 짧고 간결한 문장을 당시 조선 지식인들도 상당히 주목해 《야언》이 목판본으로 간행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고, 이러한 결과 지금까지도 다수의 목판본 자료가 남아 있다.
박 선생은 "한문으로 기록된 자료이지만 전통적 한문 번역의 틀에서 벗어나 누구나 읽기 쉬운 문장으로 뜻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작업할 때 첼로 연주곡을 자주 듣는다. 마음에 안정감을 주어 작업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야언》을 번역할 때 첼로 연주곡을 들으며 작업했다는 박 선생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오가며 들려오는 첼로 연주는 번역문의 내용과 어우러져 마치 문장 속 자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특히 문장은 바흐(Bach)의 첼로 연주곡과는 너무나 절묘하게 어울렸다"며 "독자들에게도 이러한 경험이 전해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옮긴이 박상수(朴相水) 선생은 단국대학교 한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 전문위원, 단국대학교 강사, 한국한문학회 출판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전통문화연구회, 고전번역연구소, 국사편찬위원회, 구초회에서 한문 번역과 탈초·강의를 하고 있다.
번역서와 탈초 자료로 《간찰簡札 선비의 일상》, 《고시문집古詩文集》, 《류성룡, 전란戰亂을 헤치며》, 《문장의 법칙》, 《왕양명 집안 편지》, 《율곡 친필 격몽요결》, 《조선말 사대부 27인의 편지, 우경 안정구 선생 간찰집》, 《중국의 음식디미방》, 《퇴계 편지 백 편》, 《한문독해첩경-문학편》, 《한문독해첩경-사학편》, 《한문독해첩경-철학편》, 《허균척독許筠尺牘》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