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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동식 청소년문학교육평론가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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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의 요건 이해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 숲해설가 활동을 겸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아지풀 마술’ 놀이를 할 때마다, 쭈그려진 강아지풀이 원래의 제 상태를 되찾으며 위로 솟아오르는 모습은, 정신적 어려움 등으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힘, 즉 회복탄력성을 연상케 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역경을 이겨내는 마음의 근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힘을 ‘회복탄력성’이라 한다. 이 이론과 관련하여 하와이 ‘카우아이 섬 종단연구’에서는 아이의 인생 중에 부모나 친척, 혹은 선생님이나 친구 등 누구라도 한 사람의 무조건적 지지자가 있다면 쓰러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회복탄력성과 관련된 한 편의 청소년 소설이 있다.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이다.
투명 인간의 비극 ‘투명 인간’은 ‘소외된 인간의 고독’을 말하고자 할 때 인용되곤 한다. 『우아한 거짓말』의 주인공 천지는 학교와 가정에서 자신이 투명 인간으로 살고 있다고 느낀다.
천지 주변에는 네 명의 주요 인물이 있다. 먼저 가족 두 사람이 있다. 아버지는 안 계셔서 한 부모 가정이다. 엄마는 혼자 두부 가게를 운영하여 자매의 학비를 조달하기 바빠서 천지에게 관심을 가질 겨를이 부족하다. 언니인 만지도 동생이 따돌리고 있다는 느낌을 호소하지만 그 심각성을 헤아리지 못해서 동생에게 ‘참마음을 알아주는 한 사람’이 되지 못했다.
다음으로 가장 나쁜 영향을 준 친구들은 ‘김화연’과 ‘곽미라’ 둘이다. 김화연은 전학을 온 천지에게 기존에 있던 아이들과 더불어 영악하게 천지를 따돌리는 중심자 역할을 했다. 또 하나의 친구인 곽미라는 천지가 따돌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도와주려는 듯했지만, 진정성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이 천지에게는 도리어 아픔이 되었다.
결국 천치는 투명 인간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비극적 종말을 맞게 된다. 이렇게 보면 이 소설을 통하여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것은 내 참마음을 알아주고 무조건적으로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회복탄력성의 기본적 요건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오키 가즈오의 성장소설 『해피버스데이』에서는 엄마로부터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말을 듣고 그 충격으로 목소리를 잃은 11세 소녀 ‘아스카’가, 시골의 외할아버지‧할머니의 전폭적인 수용과 지지를 받고 회복하게 된다.
회복탄력성 지니기의 요건
이상에서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의 경우를 중심으로 회복탄력성 지니기의 기본 요건을 살펴보았다. 이밖에 회복탄력성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항을 알아보자.
첫째, 매사에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는 일이다. 사지(四肢) 없는 닉 부이치치의 성공적 삶의 비결은 없는 것에 대한 푸념보다는 가진 것에 대한 긍정의 힘이라고 한다.
둘째, 감사하기이다. 그 중 잠자기 전 감사 일기 쓰기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잠자기 직전의 기억은 장기기억으로 간직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저명한 뉴스쇼 진행자 오프라 원프리가 불우한 소녀 시절을 극복하고 일어선 힘의 원천은 하루에 감사한 일 5가지 쓰기를 꾸준히 실천한 데 있다고 한다.
셋째, 강점 재능 키우기이다. 일과에서 벗어난 시간에 자신이 보람을 느끼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별도로 찾아서 집중해 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이것은 자신의 자존감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과 연계되는 일이다.
넷째,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집중하기이다. 내가 직면하는 문제나 위기를 걱정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궁금해하는 능력, 곧 호기심을 발휘하며, 목표로 삼은 것을 추구하도록 마음을 다지는 데서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
다섯째, 규칙적 운동이다. 걷기, 조깅, 헬스, 요가 등 자신에게 알맞은 종목으로 건강과 체략을 증진시키는 일은 삶의 활력을 얻는 원천이 된다.
여섯째, 시 낭송이나 좋아하는 노래 부르기이다. 단어를 사용한 이미지와 은유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시 낭송은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의 소통 경로를 통합하고 자신의 강렬한 감정을 수용하는 동시에 감정 조절 능력을 강화하게 도와준다.
일곱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발휘하는 일이다. 회복탄력성은 지레 포기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자신에게 닥친 시련이나 고난이 ‘숙명’이라기보다는 내가 극복해 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오히려 희망을 주어야 할 ‘사명’이라고 받아들이면 긍정적 의욕이 생길 수 있다.
그리하여 진정한 회복탄력성이란 신체 부상 등의 고난이나 역경을 ‘방해물’에서 ‘디딤돌’로 바꾸어,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이전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단순히 마이너스(-) 상황에서 제로(0)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플러스(+) 상황으로 전환해 가는 것이 회복탄력성의 진정한 의미이다. 마치 쭈그러들었던 강아지풀이 원상태로 돌아오면서 위로 솟구치듯이.
<참고 서적>
우동식, 『청소년의 아픈 자리, 소설로 어루만지다』(정인출판사, 2016), 21~25쪽.
김주환, 『회복탄력성』(위즈덤하우스, 2011).
오키 가즈오, 『해피버스데이』(문학세계사,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