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겨울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방학은 비교적 느긋하게 자신의 인생 과제인 진로를 탐색하기 좋은 기간이다.
중학교에서의 자유학기제와 고등학교에서의 고교학점제 실시를 계기로 진로 탐색 및 체험 학습이 강화되는 등의 변화가 엿보이지만, 다양한 재능을 갖춘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개별 맞춤형 지도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그 부족한 것을 채워 주는 것은 청소년 자신의 노력이나 가정에서 부모가 해야 할 몫인 경우도 많다.
여기서는 평범한 한 청소년이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되, 남들 혹은 아버지가 설정해 놓은 성공의 기준 대신에 자신의 삶을 개척하면서 활짝 피어나는, 소설의 주인공 한 명을 만나 보기로 한다. 마리 오드 뮈라이유의 『열네 살의 인턴십』은 14세의 소년 ‘루이’가 미용실 인턴 체험을 통하여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재능과 열정을 깨닫고 미용사가 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인턴십’ 체험 학습으로 찾은 강점 재능
‘루이’가 미용실 인턴십에 참가하게 된 동기는 학교에서 내준 체험 학습 숙제를 하는 과정이었고, 아빠와 모범생 친구에 대한 반감, 그리고 자신의 지리멸렬한 학교생활에 대한 반발, 그저 약간의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원래 ‘루이’는 수학은 갈피를 못 잡고, 독어 시간에는 아예 잠들어 버리는 소년이었다. 게다가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는 ‘루이’였다.
하지만 미용실에서 그는 소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되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깨 너머로 머리 땋는 법을 익혀 학교에서는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칭찬을 경험하게 된다. 숨어 있는 재능과 열정, 이른바 원래 타고난 ‘미용사’ 소질을 찾아낸 것이라 하겠다. 그의 미용사 수업(修業)은 아버지의 반대를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결국 ‘루이’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미용실도 한층 활기를 띠게 된다.
요컨대 이 작품은 자신의 강점을 스스로 발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성공적인 진로를 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해 준다. “자신의 진실한 가치를 발견하면 삶은 전보다 의미 있고 풍요로워진다.” 이것은 셍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진실한 가치’의 현실적 의미는 자신의 강점 재능이라 할 수 있다. 이 말을 입증해 보인 소년이 이 소설의 주인공인 ‘루이’라 하겠다.
강점 재능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들
이어서 방학 중에 실행해 볼 재능 발견의 방법들을 몇 가지 더 알아보기로 한다. 다음의 5가지 원리는 제2의 창업을 모색 중인 어른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이다.
첫째, 독서, 여행 등 폭넓은 체험 기회 늘리기이다.
먼저, 독서 체험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사례는 트로이 유적을 발견한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에게서 찾을 수 있다. 어렵게 자란 소년 슐리만이 호머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현장을 발굴하려는 꿈을 갖게 된 것은 아버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신 『어린이를 위한 역사』라는 동화책 중 그리스군의 침략을 받아 불타고 있는 트로이시(市)를 묘사한 장면을 읽은 후라고 한다.
여행 체험으로 진로를 개척한 사람은 제주도 올레길 개척자 서명숙 씨이다. 그녀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올레길을 완주하고 나서 자신의 고향 제주도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제주도에 ‘걷는 길’을 만들고자 마음먹었다고 한다.
둘째, 신선한 감동이나 충격을 기회로 삼는다.
‘감동’은 재능을 꽃피우는 원동력이다. 대니얼 코일의 『탤런트 코드』에는 ‘클리리사라’는 학생이 레슨 선생님이 들려주는 ‘금혼식’의 재즈 버전인 ‘골든 웨딩’을 듣고서 넋을 잃을 정도로 감동하여 필사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이 불타올랐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던 일본의 고쿠분 도시하루 씨는 미국 여행 중, 400평 광활한 공간에서 엄청난 수의 미용사들이 일하는 미용실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고, 자신도 미용실을 대형화하여 독자적인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 점포 수 200개를 돌파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셋째, 어린 시절에 좋아했거나, 지금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은 분야에 재능이 있다.
어떤 일을 계기로 자신의 내부에 잠자던 새로운 재능을 일깨울 수 있다. 예컨대 어린 시절에 하지 말라는 것을 해서 야단맞은 경험에도 재능이 깃들어 있다. 이렇게 하지 말라고 하면 더하고 싶어지는 현상을 ‘칼라굴라 효과’라고 한다.
또한 지금 시점에서 어떤 체험과 관련하여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은 분야에 뛰어들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작가 모리 히로시는 아르바이트로 소설 쓰기를 하다가 자신이 직접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가로 출발, 마침내 성공에 이르렀다. 한국계 미국인이자 골프 선수인 크리스티나 김은 텔레비전에서 박세리 선수를 보고, ‘같은 핏줄의 그녀가 할 수 있다면 나라고 왜 못하겠어.’라고 생각하여 큰 약진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넷째, 낙오자라 하거나 괴짜라 해도 자기만의 세계를 지켜갈 때 재능이 성장한다.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학창 시절 난독증 때문에 낙오자였다. 그러나 읽기와 쓰기의 어려움에도 ‘쥬라기 공원’과 같은 영화 제작과 스토리텔링으로 위대한 영화 감독이 되었다.
다섯째, 재능을 키우기 위해서는 깊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강점 재능이라는 ‘자기다움의 보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한계까지 쥐어짜서 연마해야 비로소 빛나는 법’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이 말해주듯, 재능과 더불어 노력을 지속하는 열정이 있는 끈기, 곧 그릿(grit) 정신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참고 서적>
우동식, 『청소년의 아픈 자리, 소설로 어루만지다』(정인출판사, 2016), 163~165쪽.
가미오카 신지, 『결국 재능을 발견해 낸 사람들의 법칙』(글담출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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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동식(청소년문학교육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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