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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 극복은 당당하게 홀로서는 용기로
-황영미의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2025학년도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이때쯤이면 학생들은 새로운 친구를 맞이할 기대와 더불어 걱정을 함께 하게 된다. 실제로 새로운 환경에서 마음 맞는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학생들이 많다.
친구 관계는 학교생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 마련이다. 세계적 불교철학자 이케다 다이사쿠 박사는 청소년들에게 ‘우정은 보물’이며, ‘고난이라는 겨울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상쾌한 바람’,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샘’에 비유하였다. 또한 ‘학창 시절의 우정은 서로 함께 배우고 연마하는 가운데 멋지게 촉발하는 힘이 있다.’고 하며, ‘친구를 많이 사귀자’를 청소년들의 인생의 지침의 하나로 제시하였다. 이번 칼럼에서는 새 학년을 맞으면서 친구를 잘 사귀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하여 알아본다.
우정의 시작은 튼튼한 자신으로부터 청소년은 또래집단을 통해 삶을 배우고, 세상을 보는 법을 익힌다. 따라서 청소년 시기에는 친구와의 우정, 또래집단 속에서의 원만한 역할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우정을 키우는 기초는 서로 존경하고 신뢰하는 마음에 있다. 그리고 우정은 언제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긍지 드높은 우정을 쌓으려면 자기 자신이 먼저 긍지 드높은 신념을 강하게 가져야 한다. 설령 홀로되더라도 살 수 있는 강인함을 지닌 사람들만이 진정한 우정을 맺을 수 있는 법이다. 마치 숲의 대나무들이 다른 대나무에 기대는 일 없이 각자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으나 땅속의 뿌리들은 단단히 이어져 있듯이, 사람들도 각자가 자립하여 똑바로 사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 자신을 튼튼히 하고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훌륭하게 성장한 만큼 훌륭한 친구도 생기는 법이다. 이런 원리는 사랑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랑도 우선 홀로 성숙해지고 나서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시인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나 스스로의 성숙한 세계를 이루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친구가 많은 사람이 풍요로운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초조해질 필요는 없다. 이케다 다이사쿠 박사는 《희망 대화》에서 ‘언젠가는 멋진 친구를 만나려고 지금은 친구가 없는 거야.’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격려하였다.
자기답게, 당당하게 홀로 서는 용기로 ‘따돌림’ 극복을
친구 관계 중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따돌림’과 같은 처지에 있는 ‘나’가 어떻게, 내면의 힘을 키워 자기답게 당당하게 홀로 설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볼 수 있는 청소년 소설로 황영미의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를 들 수 있다.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大賞) 작품인 이 소설인 주인공 ‘김다현’은 ‘우리(단체)’에서 ‘나’로 홀로서기 위한 노력의 과정을 보여준다. 대개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다현이는 스스로 홀로서기보다 단체 모임인 ‘다섯 손가락’ 친구들을 잃을까 봐 눈치를 보거나 선물을 주기도 하고, 다른 아이의 심부름을 거절하지도 못하는 생활을 해왔다. 그럼에도 ‘다섯 손가락’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처지에 이른다. 그 결과 단체 모임에서 투명 인간 취급을 받거나 단톡방에서도 소외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현이는 초등학교 때 ‘은따’ 경험을 살려 자신보다 한발 앞서 어느 정도 홀로 서는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친구 ‘은유’의 모습을 본보기로 삼아, 차츰 ‘친구들(우리)’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 상징적 행동이 독립 선언을 하고 ‘다섯 손가락 단톡방’을 나오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한 다현이는 비공개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바깥에 신경을 쓰던 외피를 벗어버리고, 자신의 안을 바라보며 내면의 힘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 후 그녀는 마침내 ‘체리새우’ 블로그를 공개로 전환하면서 주변의 좋은 반응을 받게 되었고, 그것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다현이의 경우처럼 친구들이 집단따돌림을 못 하게 하는 것도 용기이다. 독일의 시인 실러는 “홀로 섰을 때 강한 자가 진정한 용자이다.” 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스스로에게 당당해져야 한다.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그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내가 먼저 친구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잘 이해하는 친구가 된다면 나와 맞는 친구들은 알아서 다가오게 되어 있다. 은유와 다현이가 서로에게 그래 주었듯이 말이다.
한편, 조영주의 청소년 소설 『내 친구는 나르시시트』에도 자신을 돌볼 수 있게 된 후에 친구를 받아들이는 청소년이 등장한다. 주인공 ‘해환’은 오랜 왕따 끝에 ‘나애’라는 친구를 만난다. 자신에게 먼저 손 내밀어준 나애에 대해 고마워하지만 가끔은 모든 걸 자신에게 맞추길 요구하는 등의 기질로 인해 불편해진다. 이후 나애가 왕따의 처지로 전락한다. 그러나 해환은 나애를 진정으로 이해하려 노력하며, 동시에 거짓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함으로써 나르시시스트적 결함을 가진 친구 나애를 포용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요컨대 바람직한 친구 관계의 첫 번째 단계는 ‘나’를 파악하는 것이다. 곧, 어떠한 경우라도 친구 관계는 ‘너’ 혹은 ‘우리’보다 먼저 ‘나’가 자기답게, 당당하게 홀로서는 용기로부터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먼저 내가 홀로 서는 용기를 가져야 ‘외톨이 불안’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평화의 방향으로, 선(善)의 방향으로 친구와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참고 서적
노윤호, 『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도서출판 풀빛,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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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동식 청소년문학교육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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