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인터뷰

[농업이 미래다②]˝샤인머스캣의 교훈, 로얄바인에 담다˝

안정분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07일
노병근 농업법인 대한포도 대표, '포스트 샤인머스캣 시대를 말하다'
↑↑ 노병근 대한포도농업회사법인 대표
ⓒ 경북문화신문
샤인머스캣이 국내 포도 산업을 지배하던 시절, 상주의 농업법인 ‘대한포도’를 이끄는 노병근 대표는 누구보다 그 중심에 있었다. 바늘구멍보다 뚫기 힘들다는 정가 수매를 성사시키며 수출과 백화점 납품을 동시에 이뤄냈다. 당시 그는 ‘샤인머스캣의 대가’로 통했다. 

하지만 2020년대를 넘어서며 샤인머스캣은 더 이상 성공의 상징이 아니게 됐다. 노 대표는 이 시점에서 ‘포스트 샤인머스캣’를 준비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바로 ‘로얄바인’이었다. '농업이 미래다' 두 번째 인터뷰로 신품종 '로얄바인'과 함께 포도 산업의 다음 길을 모색하고 있는 노병근 대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경북문화신문
"샤인머스캣, 너무 좋았지만 무너질 조짐은 있었다"
샤인머스캣은 10여 년 전만 해도 포도계의 혁명이라 불렸다. 너무나 잘 나갔다. 그러나 지금 그 열풍은 꺼져가고 있다. 노 대표는 "귀농인, 퇴직자, 기존 작목 전환자까지 모두가 샤인머스캣에 몰리면서 품질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명절 출하를 노린 미숙 과일의 유통, 과잉 재배, 통제되지 않은 묘목 공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22년부터 샤인머스캣의 시장은 무너지기 시작했고, 2024년은 사실상 ‘최악의 해’가 됐다"고 지적했다.

"샤인머스캣은 품종 자체는 탁월했습니다. 문제는 통제와 관리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죠. 묘목이 부분별하게 퍼졌고, 농민들의 욕심이 앞서면서 상품성은 점점 떨어졌습니다. 일부 농가는 여전히 고품질로 수출을 하고 있지만 너무 늦게 과잉투자를 한 이들에겐 타격이 클 수밖에 없죠. 정부나 관련 기관이 조절했어야 했지만 그런 역할은 없었습니다. 사실, 말린다고 되는 일도 아니긴 하죠."

↑↑ 로얄바인 포도 하우스
ⓒ 경북문화신문
"로얄바인, 포도 산업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 대표는 일본에서 들여온 신품종 로얄바인((Royal Vine)에 주목했다. 로얄바인은 일본 시무라 포도 연구소에 시무라 토미오 소장이 개발한 신품종 포도 '후지노 카가야키'를 (주)알프스 농원 백영상 회장이 정식으로 도입해 국내 적응 시험재배를 마쳤고, 2024년 5월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권 등록(제10201호)이 완료돼 향후 25년간 보호받을 수 있다. 이 품종은 알이 굵고 당도가 뛰어나 소비자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로얄바인 농업인 회장을 맡고 있는 노 대표는 “재배기술을 오랜 기간 연구했고,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매뉴얼도 만들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알 솎기부터 농약 사용 시기, 기후 대응법까지 매뉴얼화했다”고 밝혔다. 

로얄바인의 가장 큰 차별점은 운영 시스템이다. 노 대표와 백 회장은 샤인머스캣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회원제 계약 재배 방식을 도입했다. 현재 600여 명의 농가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모든 재배자들은 묘목 수급량, 재배면적, 송이 수, 판매 시기까지 계약서를 통해 엄격히 관리받는다. 계약 위반 시에는 징계가 내려지는 구조다.

“우리는 샤인머스캣에서 배운 것이 많습니다. 그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버릴 건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로얄바인은 단순한 품종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든 ‘관리시스템’ 안에서 키우는 브랜드입니다.”

지난해 노 대표는 직접 재배한 로얄바인을 들고 홍콩 박람회에 참가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재배량이 부족해 수출 오더를 받지 못했고, 백화점 납품도 물량 부족으로 포기해야 했다. 그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경북문화신문
"저는 농사꾼입니다...포도 장인 되고 싶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농업인으로서의 꿈을 묻자 노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그냥 농사꾼입니다. 유통과 판매를 누군가 대신해준다면 저는 그저 최고의 포도 장인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자신의 포도로 농업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노병근 대표. 그가 설계한 ‘포도 산업의 새로운 길’이 올여름 무르익어 한국 농업의 가능성을 더 깊고 넓게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바란다. 농민이 농사만 지어도 되는 세상, 누군가는 반드시 만들어줘야 한다는 사실을. 


안정분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07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2025년 국방ICT융합기술교류회’ 국립금오공대서 개최..
[농업이 미래다②]˝샤인머스캣의 교훈, 로얄바인에 담다˝..
금오공대, 교육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정..
구미시로컬푸드직매장 개장 2주년, 최대 20% 할인 행사..
경북도, 멸종위기 열목어 3만마리 부화 성공..
상주시, 재난 대비 주민 이송 협력체계 구축..
소설로 어루만지다 (16)] 감동이 있는 진로 가치관 설정..
21대 대선 투표 시작...오전 9시 구미 투표율 10.7%..
구미경찰서, 범죄예방플로깅 캠페인 펼쳐..
기고]공공장소 흉기 소지죄 신설, `더이상 무고한 희생자 없길`..
최신댓글
아주 편파적인 시선으로만 기사를 쓰시는군요 그렇게 보고싶은 것은 아닐지요? 지금도 남로당의 후예가 많이 있습니다 결국 희생을 만들어서 분란을 일으키는게 목적인거죠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산과 함께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멋지네요.!!
늦은감은 있지만 향토문화유산의 조명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 기대를 하게 됩니다.
다자녀 혜택 때문에 그런거 아니고? 우리도 다자녀 농수산물 지원 5만원 사이소에서 사라길래 회원가입했는데 ...
8명이 시위 하는데 안전상의 문제라면 지나가는 개도 웃을판이네 아~ 찍새까지 9명인가?
요즘은 형곡동에서 사곡오거리로 아우토반 넘어가는 시작점부터 화물차들이 대놓고 주차해 놓던데 그 큰 도로에 화물차 주차가 말이 됩니까? 구미시는 왜 가만히 방치하는지 사고 나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는지
특별히 개성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희소성도 없고
그래서 가은중은 고려대 우리는 구미대? "
지자체나 출연기관, 보조금 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부분 행사들이 취지나 명분만 포장하고 있고 내용의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사말과 자아자찬에 기념사진 남기기가 주요 사안인 것 같다. 다른 지역도 어느정도 닮은 꼴이겠지만 변화와 발전을 위한다면 좀 바뀌어야한다. 사진찍기에 동원되는 관계인들도 관계를 위한 자리가 아닌 목적과 가치를 짚어보는 자세로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구미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이라면...
오피니언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보호하고 지.. 
삶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하는 .. 
6월은 우리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 
최근 구미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 
여론의 광장
구미도서관, MZ세대 사서들의 ‘1인 1독서 1프로젝트 개발’..  
구미시노인장기요양기관연합회, 산불 피해 돕기 성금 1,250만 원 기탁..  
경북도, ‘딸기가 3배나 열려요’..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