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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상주시 사벌국면 덕담2리의 안의남(84) 어르신이 평소 주민들의 도움에 보은하기 위해 청려장을 만들고 있다.(사진제공 상주시 사벌국면 행정복지센터)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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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를 기원한다는 청려장(靑藜杖,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은 예로부터 어르신에게 드리는 상징적 선물(장수 기원·축하, 효도 선물, 임금님 하사품 등)로 다양한 사료(史料)를 통해 전해 온다.
경북 상주시 사벌국면 덕담2리의 한 어르신이 이웃들에 대한 보은의 뜻으로 이 청려장을 손수 만들어 전달하는 미담을 남겼다.
지난 5일 상주시 사벌국면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관내 34개 경로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노인회 상주시 사벌국면분회 임시총회가 열렸다.
이날 안의남(84) 어르신은 이웃 주민들에게 나눠줄 청려장 100개를 전달했다.
“지금까지 주변 이웃들의 도움만 받고 살아왔는데 이렇게나마 지역 어르신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역을 위한 일에 함께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녹록지 않는 살림에 소작농 노부부로 평범한 삶을 이어가는 형편이지만 어르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나눔으로 이웃들의 마음에 온기를 전한 것이다.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의지에 따라 쉬울 수 있다. 가진 것이 부족하거나 없다면 그런 엄두도 내기 어렵다. 그러나 절실한 마음이 닿으면 육체적 노동을 앞세우고, 정성과 인내의 시간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다.
어르신은 그것이 청려장이었다. 명아주 줄기를 베어 껍질을 벗기고 모나고 거친 곳을 칼과 사포로 곱게 다듬는다. 그 위에 옷칠을 고루 더하고 말린 청려장을 무려 100개나 만들었다.
이 지팡이에는 어르신의 따뜻한 성심이 고스란히 배여 있다.
청려장은 가볍고 단단하다는 특징이 있다. 나눔으로 마음이 가벼워지고 이웃의 정은 더욱 돈독해지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청려장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