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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의 구미근현대사]인동작변의 직계 후예로 태어난 위암 장지연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1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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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 장현광(張顯光) 선생의 장손(長孫) 집안 후예인 위암 장지연이 본향 인동이 아닌 상주의 동곽리에서 태어나고 선대(先代)들이 오랜 세월 영남을 떠돌게 된 것은 그의 가계(家系)가 1800년 발생한 《인동작변(仁同作變)》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직계 후예였기 때문이다. 인동작변은 당시 영남과 전국의 관심을 집중시킬 정도로 정치적 파장이 대단했던 사건으로 일의 시작부터 모든 과정이 조선왕조실록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을 정도이다.
 
인동작변의 발단이 된 장윤혁(張胤赫)이 바로 위암 장지연의 6대조이다. 고조부 시진(時晉)은 윤혁의 장자(長子)였으나 사건이 일어나기 몇 년 전에 사망하였기 때문에 참변에서 벗어났다. 그렇지만 증조부 석준(錫俊)은 창성 유배소(昌城 流配所)에서 돌아가셨고, 조부 기원(璣遠)은 오랫동안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아버지는 용상(龍相)으로 자는 치백(致伯), 호는 운소(雲沼)이며, 어머니는 문화유씨(文化柳氏)였다. 인동작변의 후예로 집안 전체가 영남을 떠돌던 처지였기 때문에 장지연은 인동이 아닌 상주 동곽리에서 태어나게 되었다. 인동 작변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휘영청 둥근 달이 떠오른 1800년 추석날 저녁, 경상도 인동의 천생산 낙수암(落水巖)에서 장시경(張時京), 장시욱(張時昱), 장시호(張時皥) 3 형제가 투신 자결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왕조실록에 실린 투신 과정은 참혹하다. 먼저 장시경이 낙수암에서 뛰어내리자, 다음 장시욱은 동생 장시호가 차고 있는 칼로 두 번 목을 찔렀고 한 번 가슴을 찔렀는데 오히려 죽지 않자 결연히 뛰어내렸다. 마지막으로 장시호가 형들 위에 몸을 던졌다.
이 사건은 당시 인동부사 이갑회와 지역의 명문 사족인 장윤혁의 대립으로 시작되었다. 1800년 6월 28일, 개혁 군주 정조가 갑작스레 승하하자 서울과 영남의 남인들 사이에 “독살설”이 널리 유포되고 있었다. 이런 어수선한 시국에 인동부사 이갑회가 풍악을 울리면서 부친의 생일잔치를 마련하고 인동의 유지와 선비들을 초청하자, 국상 중의 떠들썩한 잔치에 불만을 느낀 장윤혁은 초청을 거절하고 보내준 음식마저 돌려보냈다.
 
지역 명문 사족의 반발에 위기를 느낀 이갑회는 추석 전에 장윤혁의 후원에 소머리를 던져놓고 이를 빌미로 정윤혁의 종을 구금하였다. 이에 분노한 장윤혁의 아들 3 형제가 종들과 일족 61명을 모아 인동 관아에 이르렀는데, 관아 앞에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기왓장 몇 장이 깨어지자 몰려들었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절망에 빠진 3 형제는 그길로 천생산으로 올라가 죽음의 항거를 선택한 것이다.

일이 여기에 이르자 이갑회는 경상감영에 인동장씨 일족들이 관아의 무기와 군량을 털어 서울로 진격하려는 역모를 계획한 것으로 보고하였고, 조정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사건은 더욱 확 대되었다. 이 사건으로 장윤혁과 투신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진 장시호는 참수(斬首) 되었고, 연루된 인동장씨 수십 명이 동시에 귀양을 갔으며, 인동도호부는 10월 들어 현으로 강등되었다. 역사학자들은 이를 《인동작변(仁同作變)》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인동장씨 문중에서는 이에 대해 1800년 경신년에 일어난 사건이라 하여 《경신참변(庚申慘變)》이라 부르고 있다. 인동작변은 문중과 유족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1861년에 이르러 결국 신원(伸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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