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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니어 기자 우동식(숲해설가, 수필가)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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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무게에 지친 사람들에게 가장 쉽고 확실한 휴식과 치유의 방법이 있다. 그것은 도심 가까운 자연 속을 산책하는 일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빽빽하게 채워진 스케줄, 스마트폰 화면에서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우리는 숨 가쁜 일상이라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다. 몸은 고사하고 마음마저 쉴 곳을 찾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여행이나 값비싼 심리 치료가 아닐지도 모른다.
'한나절 산책' 칼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도심 인근의 공원이나 호수, 잘 가꾸어진 산책로, 편히 쉴 수 있는 정자, 또는 푸르름을 간직한 야산이야말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천연의 녹색 약국이다. 그래서 도시, 교외, 마을에서 찾을 수 있는 이른바 ‘도시형 자연’을 접하는 산책은 ‘천연 신경 안정제’로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우리 마음속의 격랑을 잠재우는 최상의 방법이라 하겠다.
우리가 도심 인근의 녹색 지대를 산책하는 것은 실질적인 의의와 효용이 있다. 우선,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며, 피톤치드가 주는 상쾌함은 우울감을 덜어내고 기분을 전환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숲 치유(Forest Therapy)'의 힘이다.
또한 녹색 산책 체험은 신체 건강 증진과 면역력 강화의 효과가 있다. 가벼운 걷기 운동은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햇볕을 쬐며 비타민 D를 합성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한편, 힐링 산책은 창의적 사고와 인지 능력을 향상시켜 주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의 시간은 뇌를 쉬게 하여,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멍때리기'의 질 좋은 버전을 제공한다.
나아가 산책은 나 자신과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주고, 주변 경관이나 사물에 대한 새로운 관찰로 경이와 감동을 선물 받는 기회이기도 하다. 곧, 산책은 주변 사물들과의 접촉 및 촉발을 통해서 사람들의 내면에 이미 있지만 자각하지 못하는 낯선 감각을 깨우치는 효과를 제공한다. 어쩌면 세계와 내가 사랑을 나누어 가진 경험으로서 ‘정서적 포옹’ 또는 ‘서정적 인식’의 순간에 우리는 시(詩)를 체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삶의 굴레란 편견과 고정된 사고의 반복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익숙한 환경과 가치관에 갇혀 살아간다. 다양성의 시대 같지만, 실제로는 안이한 범주 안에서만 수많은 변주가 반복될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익숙한 영역을 넘어 낯선 규칙 속으로 건너가 새롭게 사고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낯선 경험 속에서 비로소 깊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낯선 경험을 통한 감탄의 순간을 다소라도 북돋워 줄 가능성 속에 또한 산책의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그리하여 ‘최고의 삶의 방법은 감탄하며 사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산책이야말로 감탄을 접할 수 있는 최적의 활동이 아닐까.
숲해설가이자 독서지도사 겸 수필가인 시니어 기자로서 제가 쓰는 칼럼은 단순히 걷는 길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2시간 내외의 편안한 산책 후, 그 지역에서 좋아하는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에서의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리는, '한나절'의 완결된 코스를 발로 뛰는 체험을 통하여 선보이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독서 경험과 식물의 생태를 소재로 삶의 이치를 함께 생각해 보는 사색의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었던 '나 자신에 대한 소중한 돌봄의 약속'을 실천하는 기자의 산책을 따라 독자 여러분도 마음에 초록빛 평화를 심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