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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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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술자 : 이수연(현대한복점 대표)
▣ 채록, 각색자 : 현일고등학교 1학년 김소희, 김정인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맞는 첫 여름방학이다. 8월의 무더위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우리는 ‘향토사 대중화 사업’이란 것을 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으나, 담당선생님의 설명을 통해 우리 전통 장인들과 구미의 유명한 디지털 명장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는 뜻 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떨결에 맡게 된 활동이긴 하지만 아무나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린 현일 고등학교의 역사지리연구회의 일원이기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 동아리에 가입한 후 이런 의미 있는 사업에까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마음까지 들떴다.
우리는 무작정 구미 중앙 시장으로 장인님을 찾아 나섰다. 억지인 것을 알지만 한복집을 운영하는 한 분을 찾아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달라고 할 작정이었다. 모든 약속이 결렬되었기 때문에 하는 수 없었다. 30분, 아니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주 오던 곳이었지만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닌, 인터뷰를 하는 일로 발을 들여놓으니 느낌이 색달랐다.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찾아, 약속도 안 잡힌 그 분을 찾아 시장골목을 헤맸다. 그리고 한 한복집 앞에 멈춰 섰다. 유리를 통해 보이는 한복집 안에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앉아 한복을 다림질하고 계셨다. 망설였다. 과연 저 할머니께서 한복 짓는 일을 수십 년 해 오셨을까. 할머니께서 우리의 부탁에 응해주실지 확신도 서지 않았고, 응해주신다고 해도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두려웠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것은 머리는 고민하고 있는데, 이미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우리의 몸은 무엇이란 말인가. 모르겠다. 용기 있게 마음먹고 들어갔다. 경쾌한 종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으악, 떨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머릿속이 하얗게 빈다. 억지로 미소를 띠며 엉거주춤 서 있는데 나보다 앞서 문을 열고 들어간 정인이가 더듬더듬 말을 꺼낸다.......
▒▒ 사라져 가는 전통 한복집을 찾아서 <후기> ▒▒

▣ 김소희 (현일고등학교 1학년 5반)
무더운 여름날 시작되었던 우리의 인터뷰.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렇게 무사히 후기까지 쓰게 되다니, 정말 감격스럽다. 인터뷰는 처음 해보는 것이라 어떻게 해야 할 지, 할 때 어색하진 않을지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구미 중앙 시장을 찾아갔을 때는 어딜 가야 할지 정말 막막했었다. 하지만 할머니 같은 좋은 분을 만나서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비친 할머니의 첫인상은 인자했다. 한복을 만드시는 분이라 그런지 차분해 보이셨다. 유리창을 통해 보였던 할머니의 그 인자함이 우리를 끌어당겼던 것 같기도 하다.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할머니의 한복에 대한 자세였다. 요즘 한복 시장의 상황이 안 좋은데도, 그래서 한복이 잘 안 팔려도 이젠 한복 만드는 일이 재미있어서 계속 하신다는 할머니. 젊은 시절엔 돈을 벌기 위해 한복을 만들었기 때문에 힘들기만 했는데, 이젠 한복 가게 안이 제일 편하다는 할머니. 할머니의 그런 모습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만드는 한복마다 정성을 다하시는 진정한 장인의 모습이었다. 비록 시장의 작은 골목 안이긴 하지만 그곳엔 할머니의 지난 30년 인생이 담겨 있고, 할머니의 열정이 배어있는 것이다.
한복집을 나올 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라’ 라고 다정하게 말씀하시던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한다. 할머니께서 지난 날 어려움을 딛고 이 한복집을 차려 열심히 일하셨던 것처럼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든 뭐든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이 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한복에 대해, 한복과 함께해 온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하게 답변해 주신 할머니 덕분에 우리의 첫 인터뷰가 잘 끝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전통 옷, 한복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었고, 한 분야에서 몇 십 년 동안 자부심을 갖고 일해오신 장인의 모습까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 김정인 (현일고등학교 1학년 5반)
처음에는 막막하고 어떻게 할 지 걱정스러웠던 한복장인 인터뷰가 끝이 났다. 끝내니 마음이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처음에는 그저 의욕만 앞섰지만 막상 해 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복집 문을 처음 열었을 때, 인자한 할머니께서 우리를 반겨주셨다. 한쪽 벽면에는 한복 만들 때 사용되는 고운 천들도 정말 많아서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할머니께서는 여러 한복들을 자랑하시기도 하셨다. 어떻게 질문을 시작해야 할 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하는 두근거림과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다. 긴장해서인지 말할 때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말을 더듬기도 했다. 인터뷰 할 땐 할머니께 누를 끼칠까봐 걱정스럽기도 하고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귀찮은 내색도 안하시고 오히려 손녀들에게 말씀하시듯이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을 편안하게 대답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우리가 불편할까 봐 먼저 말씀을 해 주시고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셨다. 덕분에 이 활동을 더욱 즐겁게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복에 대해 많은 말씀을 들었는데 할머니께서는 전통의상과 전통의식을 고수하는 정신이 사라진 것에 대해 많이 안타까워하셨다. 그리고 침체된 한복시장이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으셨다. 나도 또한 한복시장이 활성화 되어 우리 고유의 옷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이 활동을 하고나서 한복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복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이 이제는 한 번 더 보게 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 의상임에도 불구하고 모르던 것이 너무 많아서 전통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냥 지나쳤던 나 자신도 반성하게 되었다. 그저 한복하면 치마, 저고리 밖에 몰랐는데 알고 보니 한복의 종류도 천차만별이고 같이 입는 옷의 종류도 정말 많았다. 여러 사람들이 한복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깊은 뜻을 알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께서는 한복을 할 수 있을 때 까지 하고 싶다고 하셨다. 이러한 장인 정신과 전통을 고수하는 정신을 정말 본받고 싶었다. 나는 아무나 하지 못할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같이 했던 소희가 정말 활동을 잘 해주어서 고마웠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평소에는 잘 만나지 못하는 장인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어 정말 즐거웠고 보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