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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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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술자 : 이형렬(수림개발 대표)
▣ 채록, 각색자 : 현일고등학교 1학년 김효은, 여예슬
오늘도 창가너머로 들려오는 매미소리는 한창이다. 한때는 나도 저 매미들을 품에 안고 한여름을 났던 때가 있었지. 생각에 잠기다 문득 낯선 차 소리에 문밖을 내다보았다. 영감님은 기다렸단 듯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으러 나갔다.....
영감님은 두 학생을 데리고 작업장으로 안내하며 이것저것 설명해 주셨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창문 넘어 보이는 영감님의 행동에 대충 짐작 할 수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 거대한 나무 찜통을 본 학생들은 감탄했다. 찜통 옆에 건조되고 있는 나무들을 보며 영감님이 설명하셨다.

“나무는 따뜻한 느낌이 나는 목질과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에 집 짓는데 많이 쓴다. 요새 말하고 있는 포름 머라는 거, 허허. 그런 환경호르몬도 안 나오는 환경 친화적인 자재라서 인기가 많지. 하지만 그런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선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하는 게 철칙이지. 허허, 뭐든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야.”...
영감님은 마침 아까 하시던 대패기계를 마저 돌리시며 학생들에게 이것저것 말씀중이시다. 그 모습을 놓칠세라 학생들은 굉장히 귀엽게 생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고 있었다. .....
“참, 너들 갈 때 저 작은 상 하나씩 들고 가거래이. 오늘 아침에 너들 줄라꼬 금방 만들어 논기다. 둘 다 똑같은 거니께 싸우지 말고. 허허허.”
“우와!! 감사합니다.”.........
▒▒ 평생을 한옥 짓기에 바쳐 <후기> ▒▒

▣ 김효은 (현일고등학교 1학년 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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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8월 12일, 선생님의 차를 타고 예슬이와 인터뷰를 하러 간 날,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더운 날이었지만 인터뷰 종이를 보고 또 보며 한옥에 대해서 많이 알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형렬 한옥수께서 계시는 곳에 도착하였다.
처음 만난 한옥수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 할아버지처럼 친근했다. 친절하게 작업장 구석구석 우리를 데리고 다니시며 설명해주시고, 사무실로 들어와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우리의 질문에 정말 자세하고 솔직하게 대답해주셨다. 때때로 ‘허허’ 하고 터뜨리시는 할아버지의 털털한 웃음소리는 딱딱하고 어색하게 굳어있는 우리를 편하게 풀어주었다.
1시간의 인터뷰동안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한옥에 대한 할아버지의 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땀 흘리는 노동을 싫어하는 요즘 세상에서 전통한옥수의 자리를 이을 젊은이를 찾으시는 할아버지의 애타는 마음, 학생인 우리에게, 한옥에 관심 있는 애들 있거든 수강료도 안 받고 가르쳐주겠다고 말씀하시던 할아버지의 장난스런 웃음소리, 그 말씀 후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잠시 자리를 비우시던 할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
40년을 한옥과 함께 하신 할아버지에게 한옥수라는 일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할아버지 후에도 계속 이어나가야 할, 그 자체로서 가치 있는 어떤 일인 것 같았다. 바로 그것이 아마 ‘전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고등학생에게 앞으로 이런 소중한 경험이 몇 번이나 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향토대중화사업을 통해 얻은 많은 지식과 경험을 잊지 않고, 우리의 전통에 더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
▣ 여예슬 (현일고등학교 1학년 5반)
인터뷰를 가기 전에 내가 맡은 전통한옥 장인 할아버지와의 인터뷰 때문에 한옥을 짓는 것에 대해서 조사를 했었다. 인터넷으로 조사 할 때만 해도 내가 왜 한옥 관련된 인터뷰를 선택 했을까 하고 후회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한 뒤 전통한옥 관련된 인터뷰를 선택한 것이 큰 가치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 무엇보다도 장인 할아버지 분과 뜻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나무 말리는 냄새는 아직까지 내 코끝에 가득하기만 하다. 자연 그대로의 나무 향은 할아버지의 장인 정신을 절로 느끼게 해주었다. 작업장의 사무실도 한옥으로 되어 있었는데, 사무실을 보면서 나도 이런 집에서 살았으면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참 멋진 내부모습이었다.
한옥 작업장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의 말씀도 많이 기억에 남는다. 한옥을 만드시는 장인이시라고 해서 덩치도 크시고 좀 무서우실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셨고,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속 깊은 말씀이셨다. 인터뷰라는 과정이었기에 딱딱한 말들만 오갈 줄 알았는데, 할아버지의 솔직한 말씀이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주셨다. 할아버지와의 인터뷰 중에 요즘 한옥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평가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도 나부터도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꼈다.
할아버지께선 인터뷰 중간 중간에 직접 만드신 한옥 몇 채를 사진으로 보여주셨다. 할아버지께서 제일 잘 만드셨다고 생각하시는 한옥을 보여 달라고 말씀 드렸더니 선뜻 사진을 보여주셨다. 사진 속 한옥은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실 만했다. 날렵한 곡선의 지붕모양과 기둥의 배치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런 아름다운 한옥 만들기 위한 할아버지의 수고가 그대로 느껴지는 그 한옥은 내 친구들에게도 꼭 한번 가서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한옥이다.
하루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할아버지와 참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번 인터뷰는 단순한 책을 쓰기위한 인터뷰가 아니었다. 정보 얻었을 뿐만 아니라 전통 문화를 지켜나가는 멋진 장인 한 분과의 가슴 깊은 인터뷰였다. 또, 구미에도 이렇게 한옥을 짓는 중요한 분이 일하고 계시고, 우리의 전통 문화를 지켜나가려 일생을 바치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