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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공직생활은 봉선화처럼 아름다웠다

김경홍 기자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0년 12월 19일
이달 말 퇴임하는 김정대 구미시 회계과장
ⓒ 경북문화신문

 “며칠이나 남으셨습니까.”


“네,꼭 11일 남았습니다.”


“임기가 다 되셨는데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최근 열린 구미시의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회계과 예산심사장에서 구미시 회계과 김정대 과장과 일부 예결특위 위원간에 오간 대화내용이다.


은행잎이 떨어져 내리던 11월 중,하순,10여일 후면 김 과장은 38년 임기 중 마지막 달력을 넘겨야 했다. 이무렵 김정대 과장과 정석광 지출담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원 사무실로 향했다. 11월 말부터 1개월간 시작되는 행정사무감사와 2011년 예산심사를 앞두고서였다.


의원실을 방문한 김과장은 의원들에게 일일이 한해 동안 진행해 온 사업과 향후 사업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했다. 이처럼 임기를 채 1개월도 남겨놓지 않은 38년 세월의 마지막 노을 길에서 김과장이 의원들을 일일이 만난 것은 2-3회였다.


교통행정과장에 이어 회계과장을 맡은 이후 회기를 앞두고 의원실을 일일이 방문하고, 해당 업무를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정례행사였다. 이러한 년례행사는 임기를 1개월도 남겨놓지 그 시점에서도 지속되었던 것이다.


이래서 예산결산 특위 심사 결과 회계과 삭감 항목은 집행부 공동사항인 업무추진비 단 1건에 불과했다. 사상 유례없는 삭감 한파에 휩쓸려 342건의 예산이 파죽지세되던 형국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의원들에게도 진한 사람의 향기가 풍긴다. 그런 만큼 열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면 안 되는 일도 되게 할 수 있는 것은 정설이다. 이번 예산 심사에서 김과장은 성의를 바쳐 위기일발까지 간 수억원대의 예산을 되살려 놓는 등 유종의 미를 수확하기도 했다.


“나뭇가지 하나를 붙들고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주요 시책 예산을 지켜내시려 했다” 는 부하 공무원들의 김 과장에 대한 후일담은 후배 공무원들에게도 살아있는 교훈으로 전승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김 과장은 주요 사안을 놓고 의원들과 마주앉을 때는 성의를 다했고, 분위기가 냉랭해지면 특유의 언변으로 따스한 햇살을 불러들였다.


교통행정과장이던 5대의회 때 였다. 당시 시는 불법주차 단속을 주요 시책사업으로 정하고, 행정력을 올인 해 나갔다. 이러니만큼 과태료를 내야 할 일부 시민들의 불만은 교통행정과로 향하기 일쑤였고, 일부의원들은 시민으로부터 거둬들이는 과태료를 활용, 공공 무료주차장을 확보하라고 야단이었다.


이러한 논란은 행정사무감사장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지금의 도의원인 구자근 당시 시의원은 “ 시민들로부터 수십억원대의 과태료를 거둬들이면서 왜 공공주차장 설치는 궁색한 것이냐, 시민의 편에 서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김정대 과장에게 대책마련을 요구했고, 과장은 이러한 답변을 했다.


“시민들로부터 과태료 3만원을 받고 30만원어치 욕을 얻어먹는다. 꾸지람을 바가지로 듣고도 대책 마련을 고민하지 않을 공무원이 어디에 있겠느냐”


김 과장의 유머스런 답변은 냉랭한 감사장을 웃음바다로 전환시키는 약효가 됐다.


지난 7월 상임위에서 김익수 의원은 한국 농어촌 공사 구미지사 매입과 관련 의회가 독립청사 시대를 서둘러 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과장은 “의회에서 예산(소요예산 82억)을 깎지 말고 화끈하게 밀어주면 서둘러 일을 마무리 하겠다”고 답변해 상임위장을 웃음바라도 몰아넣었다. 당시 윤영철 의원은 또 인동동 주민센터 이전 건립과 관련 먼저 동사무소가 입주하고, 보건소, 스포츠센터가 나중에 입주하는 만큼 미입주 기간 동안 발생하는 유휴지를 활용, 게이트볼장등 주민편의시설로 활용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과장은 “ 예산만 더 달라, 윤활유, 소금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맞받았고, 김익수 의원은 “질문해 봐야 돈을 더 달라고 한다, 빨리 끝내자”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이 달초 열린 예산안 심사에서도 강동복지회관 건축과 의회 청사확보를 위한 농업기반공사 신축 청사 부지마련은 주요 화두였다. 의원들이 바톤을 주고받는 가운데 빈틈없는 사업추진을 요구하면서 운신의 폭을 좁혀오자 김과장이 또 지혜를 발휘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만, 퇴직 후에도 책임을 지는 각오로 답변하고 있습니다. 꼭 책임을 지겠습니다.”고 말하자, 냉랭한 심사장에는 웃음이 넘쳐났다.


그러나 이러한 의원들간의 교감은 하룻만에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시민을 위해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수립한 시책사업,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김과장은 의원실을 수없이 넘나들며 사전 교감을 했고, 이러한 교감은 심사장에서 진가로 이어진 것이다.


임기 만료가 임박했지만, 김 과장은 38년동안 한결같이 걸어온 7시 전후 출근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물샐 틈 없이 완벽한 업무추진을 사명으로 알고 살아온 김 과장은 요즘에도 담당들을 불러들여 훈수를 둔다, 때로는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하지만 마무리가 가슴을 울린다.


“미안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라. 오늘 내가 밟는 이 길은 여러분이 훗날 밟을 길이 아니냐.”


시책사업을 날 세우고 비판하는 일부 퇴직 공무원들을 만날 때가 가장 안타깝다면서 “임기 38년의 세월을 과거의 삶으로 돌렸지만, 퇴직 후에도 마음만은 남아 시책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진심으로 갈망하겠다”는 김과장은 오는 29일, 청사를 돌며 인사를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정 들었고, 정들었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구미시청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삶의 고개를 넘어선다.


한때 경쟁관계였던 전희영 국장에게 승진의결 결정이 나자, 전 국장에게 가장 먼저 찾아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의 손을 내밀었던 이도 바로 김정대 과장이었다.


유종의 미를 남기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아름답다. 머지 않아 김과장의 앞길에 아름다운 삶의 흔적들이 봉선화 꽃으로 만개할 것이다.


 


<김경홍 기자>


 


 



김경홍 기자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0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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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2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새로운 제2의 인생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려요 ~^ㅇ^
12/20 18:14   삭제
모 의원
오랫동안 수고가 크셨습니다. 뵌지 얼마 안돼 퇴임하시니 아쉽습니다. 시민과 시민으로서 또 만날 날이 오겠지요. 건강하시길!
12/19 20:19   삭제
의회사무국문
40년 세월의 공직생활,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에 감동!!!
유종의 미를 거두시고 퇴직후 제2의 인생을 힘차게 출발하십시오!!! 항상 가족과 함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12/19 18:13   삭제
한번만 더 수고
과장님 사진도 좀 편집해 주시지 않구. 깍쟁이 김기자님
12/19 17:22   삭제
아쉬운 분
과장님의 모습은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벌써 퇴임이라니 너무 아쉽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불쑥 나타나실 것 같은 옆집 아저씨 같은 소탈함을 사랑합니다. 나중에 차 한잔 하고 싶은 남자 0순위? 하하하
12/19 17:17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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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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