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일반

네티즌 여러분과 함께 하는 신년시/ 구제역, 너는 쟁기가 돼라, 나는 소가 될 터이니,

김경홍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1년 01월 02일
ⓒ 경북문화신문

 


 


 


겨울이 뼛속의 계곡까지 스며들고 있다.


가슴이 시린 길이


봄으로 가는 노선을 오랫동안 바라보다


겨울의 어깨 위에 은신했다.


내가 살아남은 것일까. 모진 목숨일까.


오랫동안 간직해 온 그 것들, 사진 몇 장 꺼내 든다.


모락모락 사랑을 피워내던 겨울 굴뚝,


노모의 굵은 가래침은 안전할까.


 


 


동구 밖을 걸어나온 착한 소 몇 마리,


길 위에서 살 길을 찾다 눈물 안에


매몰된다. 올 굴뚝마을의 겨울은 유난히 혹독하다.


이 죄 없는 무죄를 매몰하는


인간의 방종은 얼마나 더 잔인해져야 끝이 나는 것일까.


사람의 품에서 태어나 짐승으로 버티다 간 아버지들,


그들도 한때는 매몰돼 악몽의 역사가 됐으니,


서러운 애비들을 얼마나 더 두어야 하는 것일까.


아. 소와 돼지, 닭과 오리가 자식인 순박한 가슴들,


오즉했으면 탯줄을 끊고 나간 제 핏줄마저 거부하는 것일까.


 


 


 


 


걸어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 눈 쌓인 마을, 동구 밖 노모가


귀향길을 다급히 막아선다.막아서지만


아, 사랑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것인가.


귀향길이 잦아질수록 소들은 끌려나갔다.


이제, 누가 겨울을 갚아엎고 꽁꽁 얼어붙은


봄을 일으켜 세운단 말인가.


겨울길이 끝나는 계곡 깊은 마을 언저리,


올 겨울만큼 사람 사는 길이 끊긴 적이 있던가.


 


 


새벽이 오는 굴뚝마을은 좀처럼 빛이 들지 않는다


닭이 홰를 치던 닭장 속, 닭들은 또 노모의 근심 깊은


가슴 이랑마다 매몰되고, 그 속에서 걸어나온 생애들이


소줏잔을 쥐어든다. 취기로 이 깊은 겨울을 빠져나오려는 것일까


눈 뜨고는 버틸수 없는 슬픔, 그 흥건한 슬픔, 그 깊음 속으로


흘러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


 


 


나도 한때,


길을 닦으려고 술을 배웠다. 고교 시절,


남을 죽이지 않고도 살아남는 법을 알려고


교련시간이 있는 날이면 아프지 않아도 아파야만 했다.


가장 아름다운 삶은 남에게 있질 않고 내 안에 있었으니,


어미는 그랬다.


“애야, 남과 싸워 이기려 들지 말고,


자신과 싸워 이기려고 해라, 그게 삶이다”


 


 


우리는 지난 한해 얼마나 많이


남이 될수 없는 남과 핏대를 올렸는가.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목숨들을 끊어냈는가.


식육점의 도마가 돈 만큼의 살갗을 도려냈 듯


혹은 욕망만큼의 무를 도려냈듯


아, 모두 도려내고 어쩔 셈이던가.


 


동행이 없는 길은 길이 아니다.


누군가 길을 막아설 때 두 주먹을 쥐고 가슴을 쳐라.


그대들은 오랫동안 보아왔지 않느냐.


우리의 어미들이 뭉친 손으로 누구의 가슴을 치더냐.


 


길이 막히어도 싸우질 마라.


신묘년 올해는 모아진 두 주먹으로 내 가슴을 쳐라.


상대는 밖에 있지 않고 가슴 안에 있으니,


우리 어미들, 모아 쥔 두손으로 가슴을 치는


새로운 1월, 똑똑히 보고 있으니,


 


길을 내려고 더는 죽이질 마라.


 


이제, 어쩐단 말이냐


그대들이여,나는 소가 될 터이니,


올 봄엔 네가 쟁기가 되어라


오순도순 어우러져 길을 내는 것이 사랑이다.


너 없이는 봄을 꿈꿀 수 없고


나 없이는 봄을 노래 할 수 없으니,


그것이 삶이다


네가 살고, 내가 사는 것이 삶이다.


 


 


 


 


 


 


 


 



김경홍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1년 01월 02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독자
자신의 가슴을 치는 어머니의 모습~ 정말 아름답습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01/03 10:10   삭제
농촌
싸움의 상대는 남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말씀,
참 좋은 교훈인것 같네여.
구제역으로 고생하는 농촌, 지도 농촌 출신이지만, 걱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서로가 도와야 될 것 같은데.
방법을 연구해야지 않겠습니까.
01/02 23:46   삭제
금오산
금오산 바라보니, 서글프다, 내가 어머님을 뵈었던 때가 어느 때이던고, 차 몰면 1시간 거리인데도 나는 불효자, 새해에는 고쳐야겠네요.
01/02 22:10   삭제
신묘년
새해는 토끼해랍니다. 시의 내용처럼 남을 쳐내야 내가 사는 그러한 삶이 추방되었으면 합니다. 신묘년 화이팅
01/02 22:09   삭제
시쓰는 주부
500미터 이내라나요, 구제역이 걸리면, 소도 생명이고, 영물인데, 참 속상하네요
01/02 22:07   삭제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구미도서관, ‘토요 늘봄도서관’ 하반기 수강생 모집..
[전시]서양화가 이은희 개인전 `기억에 투영된 심상`..
경북교육청, 영양교육체험센터 명칭 ‘학교급식교육관’으로 확정..
구미상공회의소, `2026 갤럭시 런칭 페스타 with 구미` 개최..
금오시장 도시재생, 배움이 나눔으로… ‘금오행복 봉사단’ 창단..
경북도, 지방세입 체납관리단 가동..
구미 산업 대전환 `첨단산업 혁신TF 추진단` 본격 가동..
이철우 경북도지사, 영일만 고속도로·울릉공항 등 5대 핵심사업 국비 지원 건의..
경북도, 지적재조사 16개 지구 추가 지정..
구미시, 평생학습 정기과정 제3기 수강생 모집..
최신댓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구미에 이런 오랜 역사가 있었군요. 취재에 고생하셨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구미에서... 와우~. 관람료도 적당히 책정했군요. 정말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군요. 강추!!
구미는 별천지군요.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 관련 기사인가? 하다가 보니... 구미시 의회로군요. 전국구에서 힘 못 쓰고 구미에서 '안방 여포' 하려는건지. 시의회가 어찌... 에휴.
오폐라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은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오페라의 전편이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입니다.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공연입니다. 강추!!
대통령과 악수하는데 이철우 도지사가 뒷짐지고 악수하데. 주려던 떡도 도로 거두겠다.
너거들이 무능한게 아니고?
국가산단 경쟁력 강화와 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KTX 구미역 정차? 나같으면 "구미 오시느라 오래걸려서 고생하셨을 겁니다. 기업의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출장 다닐 때 이렇게 교통 시간이 많이 걸리니 불편할 뿐 아니라 산업경쟁럭도 악화됩니다. 해외법인이나 글로벌 파트너사에 시간을 다투는 출장가려고 인천공항에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랬을 것 같다. 말에는 초점이 있어야한다. 정주여건이야 그냥 시장이 알아서 하거나 경북지사와 얘기해도 될 일.
근대 그때 다부동 방어선 있고 가산 대구 방향은 국군, 유엔군 지역이고 구미 선산 왜관은 북한군 점령지이고 다부동 진출의 교두보인데 후방폭격은 당연함
일본어 이동네주위에4~5십년거주한시닌으로서금리단길은금오산가는도중길이어서상권형성에어려룸이많을것같네요
오피니언
치료 스케줄은 병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병원 .. 
여름철에 나무에 피는 대표적인 꽃으로 배롱나무..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火旺之節 : 火 불 화, 旺 왕성할 왕, 之 ..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