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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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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춘추시대에 제나라에는 안영(安嬰)이라는 유명한 재상이 있었다.
사기(史記)를 지은 태사공 사마천(司馬遷)도 안영을 흠모하기를 “만일 안영이 오늘날 살아 있다면 나는 안영의 마부가 되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만큼 그를 존경 한다”라고 기록할 정도로 명재상이며 공자께서도 안영은
“표리(表裏)가 같은 사람이다”라며 그를 칭찬한 바 있다.
이 안영이 패자(覇者)나라이며 강대국인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초나라 영왕(靈王)은 약소국인 제나라의 현자(賢者) 안영이 온다는 통지를 받고 그를 멸시하고 치욕을 주기위해 계책을 짰다.
먼저 접견 하자마자
“제나라에는 인재가 그토록 없는가? 어찌하여 그대와 같이 작고 초라한 사람을 사신으로 보냈는가?”하고 묻자 안영이 답하기를
“저희 제나라에는 인재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사신을 파견할 땐 한 가지 규칙이 있는데 현명한 군주가 있는 나라에는 잘 생긴 자를 보내고 현명하지 못하며 무능하고 부덕한 군주가 있는 나라는 저 같이 못생기고 작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냅니다.”라고 하며 멋지게 한 방 때려주었다.
이에 당한 영왕은 마침 제나라 사람으로 초나라에 와 죄를 지은 죄인을 데려다 왕이 안영에게 묻기를
“어찌하여 제나라 사람들은 모두 물건을 훔치는 버릇이 있소?”하고 묻자 안영이 답하기를
“소신이 듣기에 귤을 회수(淮水;중국 남쪽지방의 江) 이남에 심으면 그것은 귤이 되어 달콤하기 이를 데 없지만 만약 회수 이북에 심으면 작고, 시고, 떫고 쓰서 먹을 수 없는 탱자가 됩니다.”라고 하는 그 유명한 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하게 되었다.
제나라에 있을 땐 선량한 사람이 초나라에 와서 나쁜 사람으로 된 것은 그 사람의 출신이 문제가 아니라 풍토와 제도가 문제라고 일갈(一喝)한 것이다.
이는 귤이든 사람이든 어떤 환경에서 누가 키우고 길렀느냐에 따라 옥(玉)이 되고 돌(石)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고사를 읽으면서 필자는 구미의 현실을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최대 전자산업 중심도시이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IT산업의 집적지이자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지로서 1공단에서 5공단까지 이어지는 인프라와 함께 인구 50만으로 나가는 역동적인 도시인 것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삶의 질의 요소인 문화, 예술, 교육 등으로 더 깊이 생각해보면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자녀가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다닐 때가 되면 많은 시민들은 벌써 대학 진학을 위해 대구나 인근 지역으로 이주할 것을 고민한다.
한 여론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교육문제로 구미를 떠나야 할 의향이 있다는 시민이 67%에 이를 정도이니 말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비추어보면 구미에서 자녀를 안심하고 보낼 학교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민족사관고나 자율형 사립고 같은 명문 고등학교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비평준화 지역으로 다른 시군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중등교육도 00고등, 00여고에 진학을 위한 내신위주의 교육에 치중하면서 기형적인 교육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오즉했으면 “구미 00고등학교에 입학할 땐 옥(玉)이었는데 졸업할 땐 돌이 되어 나온다는” 자조적인 말이 회자되기까지 하겠는가.
필자는 구미에 명문고등학교를 신설해야 한다는 여론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학교 하나 짓는데 최소한 50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현실에 비추어본다면 선뜻 교육 사업을 하려는 독지가가 많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공립이든 사립이든 기존에 있는 학교를 집중지원해 새로운 명문 고등학교로 키우는 게 핵심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명문고로 급부상한 일부 타 지역 고등학교에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 바탕에는 동창회를 중심으로 우수학생 유치와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장학기금을 모으는 등 동문들의 모교사랑 운동이 원군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정년을 목전에 둔 교장과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외지 교사들의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모교와 후배를 위해 열정을 다 바칠 구미출신 우수 교사 영입운동을 전개하려고 하고 있다는 소식은 늦었지만 흐뭇하고,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육을 얘기 할 때는 으레이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이라는 말을 곧잘 사용하곤 한다. 교육은 백년을 위한 대계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명문 고등학교로 떠 오른 모 학교를 방문했을 필자는 가슴 깊이 각인되는 문구를 목격할 수 있었다.
“교장의 열정만큼 학교는 발전하고 교사의 사랑만큼 학생은 성장한다.”라는 슬로건이 바로 그 것이었다.
물론 서울대 몇 명 보냈느냐,가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열정을 가진 선생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와 동문들의 관심과 지역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질 때 구미의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되면 구미의 밤에도 학교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교장의 열정과 교사의 사랑, 동문들의 모교사랑이 제자와 후배들의 미래를 환하게 비쳐주는 살아있는 교육현장을 보고 싶다.
동문들의 모교사랑이 아니라 어른들의 학생사랑, 시민들의 지역사랑이다. 먼저 집근처 학교 학생들에게 관심가져라. 입시만을 생각하면 입시도 실패한다. 중학교 성적은 타시군보다 좋다고? 성적만 좋지 학력은 떨어진다. 그 실상이 고등학교때 좀 늦게 드러난 것일 뿐. 애들은 지쳤다. 왜 구미가 학원폭력도시가 되었는지 우리 어른들이 자성합시다.
02/25 12:21 삭제
교사만을 탓하지는 마세요, 열심히 제자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있답니다.
칼럼 내용도 좋지만, 의원님도 실천하는 길에 몰두해 주시길
02/24 23:03 삭제
남귤북지(南橘北枳), 캬! 옳으신 말씀
02/24 17:59 삭제
으랏차차 구미교육, 정신 차리자
02/24 13:56 삭제
3월에는 교장과 교사, 동문들이 후배와 동문을 위해 나서라, 참 좋습니다
02/24 11:41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