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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추석 차례상은 정신문화의 보고이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1년 09월 19일
장영도 옛생활문화연구소 소장/본지 논설위원
ⓒ 경북문화신문

추석은 지금까지도 우리 민족의 고유한 명절로 자리 잡고 있어, 추석이 되면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아간다. 추석이 되면 한더위도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철로 접어든 때이다.


추석 무렵에는 넓은 들판에 오곡이 무르익어 황금 빛으로 물들며 온갖 과일이 풍성하다.


추석 때가 되면 농사일도 거의 끝나 갈 무렵이고 남쪽에서는 햇곡식을 먹을 수 있으니 풍년을 넉넉하게 즐길 수 있으며 과일도 풍성하고 덥고 춥지도 않아 즐길 만하다.


객지에 나돌던 식구들도 다 고향에 모이고, 온 식구가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한다.


막혔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고 아이들이 가족 전체를 상봉하며 가풍을 익히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은 어려운 경제 속에 모두가 힘들다. 차례상을 간소하고 의미있게 지내야 뜻깊은 명절이 되리라 본다.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나물이나 과일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고 미래의 새대들에게 가르치고 전해주어야 하겠기에 추석 차례상의 의미를 논하고자 한다.


조상들이 생전에 보지도 못한 과일(바나나, 파인애플, 기타 외국 수입과일 등등)을 올려 혼백이 놀라 달아나면 어쩌려고, 간소하고 알차게 의미있는 차례상을 차려야 하지 않을까? 차례상에 오르는 나물과 과일들을 왜 올리는지 그 의미라도 알고 지낸다면 무너져가는 "孝" 사상과 노인 공경 사상이 되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농가월령가》에는 신도주(新稻酒)·오려송편·박나물·토란국 등을 이때의 시식이라 노래했으며, 이때는 무엇보다 오곡이 풍성하므로 다양한 음식이 시절에 맞게 나온다.


추석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조상 대대로 지켜 온 우리의 큰 명절로 일 년 동안 기른 곡식을 거둬들인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들과 서로 나눠 먹으며 즐겁게 하루를 지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떡을 빚어 나눠 먹었다고 해서 속담 중에 "일 년 열두 달 3백 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말도 생겼다.


우리의 명절인 추석은 즐겁고 신나는 날인 동시에 그런 즐거움을 얻은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은 날이기도 하다.


추석차례 음식


추석의 차례 음식으로는 정월 차례 때의 떡국 대신 햅쌀밥과 편 대신 송편을 놓는다.


주, 과, 포, 탕, 적, 혜, 나물, 침채(김치), 청장을 정해진 굽이 있는 제기에 담고, 위치는 가풍이나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차린다.


8월의 시식으로는 오려 송편, 햇과일, 토란탕, 송이버섯 요리, 배숙, 화양적, 느르미적 등이 있다.


대추. 밤. 감. 배


제일 앞줄에 놓는 과일의 진설 방법은 이설이 분분하다. 대추는 동쪽, 밤은 서쪽에 놓는다는 동조서율(東棗西栗),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아 과실의 배치가 울긋불긋함 을 피하려 했다는 홍동백서(紅東白西), 대추, 밤, 감, 배 순으로 놓는다고 주장하는 조율시리 (棗栗枾梨)가 있다.


대체로 현대에 들어서는 조율시리를 많이 따른다.


노인대학에서 얼마전 차례상이나 제사상의 과일과 나물을 왜 올리는지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을 한다.


 


대추는 씨앗이 하나이니 임금을, 밤은 씨앗이 세 개이니 삼정승을, 감은 씨앗이 여섯이니 육판서이고 배는 씨앗이 여덟 개이니 팔도관찰사를 나물은 제사 끝나고 난 뒤 비빔밥 해먹으려고라고 말을 한다.


이렇게 무너져도 참으로 가혹하리만큼 우리의 옛 정신문화가 이렇게 무너질줄이야! 어찌하면 좋을지?


차례상이나 주된 과일로 대추, 밤, 감, 배가 오르는 것은 이들이 대체로 대추는 후손을, 아무리 땅이 척박하고, 가물고, 모진 강풍이 불어도 꼭 열매를 맺어놓고 꽃이 떨어진다, 이에 후손을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로 대추는 후손을 의미한다. 밤은 5월이 되면 꽃이 핀다. 밤꽃 냄새에 취해 세상 모든 만물들이 요동을 친다, 산새들은 짝을 찾아 울부짖고, 벌을 꽃은 찾고, 꽃은 벌을 유혹하고, 앞마당의 수탉은 암탉을 유혹하기 위해 바쁘고, 집을 지키던 개들은 바람나 언제 돌아올 줄 모르고, 이 밤꽃 냄새에 취해 세상의 모든 만물들이 발작케 하는 밤꽃 냄새는 남자의 정액냄새와 같기에 근본을 의미하여 밤나무로는 아무것도 만들지 못하며, 오직 神柱와 제기만 만든다.


가을이 되면 밤송이 속에 밤알들이 나란히 사이좋게 들어있다. 이는 명절이나, 제삿날이 되면 그동안 흩어져 있던 일가 친척들이 모여 우애를 나누듯 우애를 의미한다.


대추는 후손, 밤은 근본과 우애, 감은 부부인연과,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을 의미한다. 이는 감나무 가지를 심거나 씨앗을 심으면 감이 되지 않고 고욤이 된다. 잘 자란 감나무 가지를 잘라 접을 붙인 후 3년이 지나야 감이 열린다, 제대로 된 사람이 되라는 의미와 접을 붙이니 부부인연과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을 의미한다.


제사상이나 차례상의 과일들은 상서로움, 희망, 위엄을 나타내는 전통적 과일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과일의 제수 그릇 수는 짝수만큼 놓도록 돼 있다. 이는 땅에 뿌리를 둔 지산(地産), 즉 음산(陰産)이기 때문에 음수인 짝수로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 이후로 과일제수 그릇을 홀.수로 놓는데 이 이유는 명확치 않다. 그리고 한 제기에 과일을 올릴 때는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 개를 놓았다. 이 때 과일의 위아래를 깎아 놓았는데 그 이유는 잘 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조상들이 드실 수 있도록 정성으로 다듬어 놓는다는 의미가 있다.


천지자연 내린 음식


두번째 줄에는 삼색 나물과 식혜, 김치, 포 등이 올라간다. 이때 삼색 나물의 삼색은 도라지(무우나물)는 조상을 고사리는 부모, 미나리(시금치)는 "나"를 의미한다. 근채삼덕(芹菜三德)이라 하여 나물중에 가장 으뜸으로 여겼다. 첫재, 더러운 물에서 잘 자라고, 둘째, 응달에서도 잘 자라고, 셋째, 가물어도 잘자라니, 이처럼 어뗘한 한경에 처하더라도 바르고 굳세고 잘자라는 의미이다.


김치도 희게 담근 나박김치만을 올리는데 그 이유는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을 올리는 것이 조상에 대한 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개 차례 상에 올라가는 음식에는 소금 이외에 많은 양념을 쓰지 않는다. 이는 제사 상차림이 양념이 발달하기 전부터 굳어졌기 때문이라는 것과 가능한 모든 음식을 천지자연의 맛에 가깝게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세번째 줄에 오르는 전과 적은 술안주다. 생선 중에 장어는 올릴 수 없었다고 하는데 그 이 유는 장어가 용(龍)을 상징해 왕조를 의미하므로 올릴 수 없었다고 한다. 머리와 꼬리가 분 명한 제수를 올릴 때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를 따른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設)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는 곳으로 소생과 부흥을 뜻하므로 머리를 동쪽에 둔다. 반면 해가 지는 서쪽은 동쪽과 반대되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므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한다.


탕은 하늘에서 내린


네번째 놓인 탕은 어탕, 육탕, 계탕 이렇게 3가지 탕을 올렸다. 땅에 뿌리를 박지 않은 고기 나 생선은 하늘에서 얻어진(天産) 것이기 때문에 같은 줄에서는 양(陽)수인 홀수로 놓는다. 그리고 탕은 건더기만을 떠서 놓는데 조상들이 잡수시기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산자와 죽은자를 구별하는 밥과 국의 위치


다섯번째는 메(밥)와 갱(국)을 신위 수대로 올린다. 제사 때 신위에 바치는 쌀밥을 메라 하 고 국은 갱이라고 한다. 메는 특별히 되게 하는데 이것은 쌀의 본래 모습에 가깝도록 하기 위해 되게 만든다. 이 때 메와 갱을 올리는 위치는 우리가 밥과 국을 놓는 위치와 정반대다. 즉 밥이 서쪽, 국이 동쪽이다. 이를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한다. 이는 산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름을 의미한다. 추석과 같은 차례에는 메와 갱 대신에 송편을 올리고 설에는 떡국을 올린다.


만월을 상징한 송편


제사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떡이다. 떡은 곡식으로 만든 먹거리 중에서 가장 정결한 것으 로 간주된다. 따라서 떡은 오랜 옛날부터 제사와 깊은 관련이 있었다. 추석 차례 상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송편이다. 추석의 상징적 의미는 둥근 달과 함께 어우러진다. 알알이 여문 알곡과 만월이 주술적인 연상으로 묶이면서 원형(圓形)으로 추상되는 민간신앙을 낳았다. 그 중 하나가 둥근 달과 알곡을 모방한 송편이다. 송편은 흰색과 푸른색 두 가지 만들어 올리며, 송편의 흰색은 조상을 상징하고 푸른색은 나를 상징한다.


조상의 지혜


이렇게 차려진 차례상은 사실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하다. 고기에 들어있는 단백질, 국에 쓰이 는 다시마와 생선에는 칼슘이 풍부하고,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있다. 또 탄수화물은 밥과 떡으로부터 얻을 수 있고, 지방은 전과 적에서 얻을 수 있다. 차례를 지낸 후 후손들이 먹을 때는 술과 안주를 먹은 다음 밥과 국 반찬류를 먹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송편과 햇과일을 먹게 된다. 주식에서 후식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차례상차림이 영양학적으 로도 완벽하다니 조상들의 지혜에 다시 한번 놀랄 뿐이다.


추석은 한집안의 작은 종교의식


현재 전 세계적으로 조상들에 대한 예를 이렇게 거국적으로 올리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 하다고 한다. 중국도 제사를 지내는 집이 있기는 하나 국가적이지는 않다. 그 어떤 나라의 조상들보다 우리의 조상들이 덕이 많은 것인지, 우리가 그 어떤 후손보다 조상의 덕을 많이 입고 사는지, 어떻게 생각하든 모두 다행한 일이다. 시간과 여유가 부족한 현대에 차례는 다 하지 못한 효의 연장이요, 나를 있게 해준 분에게 공경과 감사의 의식으로 한 집안의 작은 종교 잔치이자 의식이다. 친척 간에 정을 나눌 수 있는 소중 한 행사이면서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지도자와 불교계, 진보와 보수, 계층간, 노사간, 세대간, 빈부간 갈등이 심하다. 무엇 때문일까? 중로(中路)에서 상봉(相逢)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보기가 아니라 일방통행식의 온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에는 멀어진 부모와 자식이 중로상봉하고, 원수 된 사람이 중로상봉하고, 남북이 중로상봉하고, 종교 편향정책, 여와 야가 중로상봉하고, 진보와 보수, 계층간, 노사간, 세대간, 빈부간 모든 사람이 각자 반걸음씩만 나아가고 반걸음씩만 물러서서 중로상봉하여 모든 갈등이 풀어지는 한가운데의 한가위로서의 우리민족 모두, 이번 한가위는 아무 탈 없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화합하는 추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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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다른의견은 없나요??
11/07 16:29   삭제
멀리서
장영도소장님 존경드립니다 소장님이 계시므로 옛생활 문화를 배우고 깨달음도하고 뉘우치면서 살아갑미다 좋은글 많이많이 알려주세요
09/19 15:4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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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구미에 이런 오랜 역사가 있었군요. 취재에 고생하셨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구미에서... 와우~. 관람료도 적당히 책정했군요. 정말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군요. 강추!!
구미는 별천지군요.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 관련 기사인가? 하다가 보니... 구미시 의회로군요. 전국구에서 힘 못 쓰고 구미에서 '안방 여포' 하려는건지. 시의회가 어찌... 에휴.
오폐라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은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오페라의 전편이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입니다.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공연입니다. 강추!!
대통령과 악수하는데 이철우 도지사가 뒷짐지고 악수하데. 주려던 떡도 도로 거두겠다.
너거들이 무능한게 아니고?
국가산단 경쟁력 강화와 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KTX 구미역 정차? 나같으면 "구미 오시느라 오래걸려서 고생하셨을 겁니다. 기업의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출장 다닐 때 이렇게 교통 시간이 많이 걸리니 불편할 뿐 아니라 산업경쟁럭도 악화됩니다. 해외법인이나 글로벌 파트너사에 시간을 다투는 출장가려고 인천공항에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랬을 것 같다. 말에는 초점이 있어야한다. 정주여건이야 그냥 시장이 알아서 하거나 경북지사와 얘기해도 될 일.
근대 그때 다부동 방어선 있고 가산 대구 방향은 국군, 유엔군 지역이고 구미 선산 왜관은 북한군 점령지이고 다부동 진출의 교두보인데 후방폭격은 당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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