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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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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리더들의 공통점을 한 가지만 꼽으라면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개 유명한 리더들 가운데는 독서광들이 많다. 최근에 어린이들을 위해 발간된 신간 중에서 세계적 리더들의 독서습관을 소개하는 책이 있었는데, 링컨, 처칠, 케네디, 나폴레옹, 대처, 오바마에 이르는 쟁쟁한 지도자들이 저마다 특이한 독서습관을 갖고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링컨 대통령은 나무하러 갈 때에도 책을 주머니에 넣어갈 정도였고, 또래한테 왕따를 당했던 나폴레옹은 책이 유일한 친구였다고 한다. 학교 성적은 꼴찌였지만 하루 5시간씩 꼬박꼬박 책을 읽었다는 처칠과 가방이 미어터지도록 책을 넣고 다녔다는 대처 수상, 가족들과 같이 책을 읽으면서 다 읽고 토론하기를 즐겨했던 케네디와 사춘기 시절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만 읽은 오바마 대통령. 모두가 책읽기를 좋아했고, 나름의 자신만의 개성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독서광답게 그가 읽은 애독서도 덩달아 주목을 받곤 했다. 사실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결정적 계기도 한 권의 책이었다. 마틴 루터킹 목사의 전기를 읽은 후, 시카고 흑인 저소득층을 위해 투신하는 사회운동가가 되었고, 그 덕분에 오늘의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마바가 이념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유연하다는 평을 듣는 것도,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보는 방식으로 해법을 이끌어내는 타입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폭넓은 독서의 영향력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덕분에 며칠 전 여름 휴가때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 섬에서 읽었다는 책의 목록이 모조리 일간지를 장식했다.
물론 대통령이 휴가 때 가져가는 책 목록이 관심이 되는 것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어김없이 대통령이 휴가 때 읽은 책들이 주목의 대상이 된다. 당연히 대통령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일종의 '국정 풍향계'가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에 휴가를 떠났던 이명박 대통령은 정국 구상에 몰두했고, 숙고 끝에 친서민 정책으로 기조를 전환했다. 휴가 기간 동안 이 대통령이 읽었다는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는 당연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후 광복절 경축사에서 마침내 '정의란 무엇인가'와 일맥상통하는 이 대통령의 '공정사회론'이 탄생하게 된다.
이처럼 책을 선택하고 읽는 것에서도 지도자 특유의 성격과 리더십이 반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영자 출신답게 교양서적보다는 경제서적과 경영서적을 주로 즐겨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속독형으로 유명하다. 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e-북으로 읽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 압도적인 독서량을 자랑하는 사람은 단연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긴 감옥 생활 가운데 엄청난 독서량과 당신만의 독서법을 터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대통령과는 정반대로 김 전 대통령은 현미경 식의 꼼꼼하게 읽어 내려가는 정독형으로 유명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공한 리더들이 저마다 독서를 즐겼다는 것만 놓고 봐도 책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그 저력을 실감하게 된다. 책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절대 오버는 아닌 셈이다. '책 읽는 대통령'이란 이름은 그 자체로 믿음직스럽다. 늘 고민하고 책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지도자를 가진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