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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世說新語㉓
' 자리를 미루고 나라를 양보한 것은推位讓國'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20일(금) 15:42
ⓒ 경북문화신문

순임금과 요임금은 자신이 가진 천자의 지위를 자식이 아닌 도덕과 양심과 덕치(德治)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에게 그 자리를 양보했다. 이러한 정치행위를 유가(儒家)에서는 가장 본받아야할 이상적 형태로 규정하며 ‘요순의 다스림[堯舜之治]’이라고 칭송했다.
推(밀 추)는 손으로 미는 행위를 뜻하는 扌[手의 변형자]와 발음을 결정한 隹(새 추)가 합쳐진 글자다. 推에는 또 다른 발음인 ‘퇴’가 있는데, 원고를 수정하는 행위를 이르는 ‘퇴고(推敲)’라는 말에 쓰인다. 이는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가 “스님은 달 아래 고요히 문을 두드리는 구나[僧敲月下門]”라는 구절을 짓고는, ‘敲(밀 고)’자가 나을지 ‘推(밀 퇴)’자가 나을지 고민하던 중에 당대 최고의 시인 한유(韓愈)를 만나 ‘敲’자가 좋다는 자문을 받고 수정하였다. 이후로 이 두 글자를 합쳐 원고를 수정하는 것을 ‘퇴고’라고 하였다.
位(자리 위)는 사람[亻 : 사람 인]이 서 있는[立 : 설 립] ‘자리’를 뜻한다.
讓(사양할 양)은 사양하는 말[言 : 말씀 언]과 발음을 결정한 襄(도울 양)이 합쳐졌다.
國(나라 국)은 지역의 테두리[囗 : 에워쌀 위]와 창[戈 : 창 과]을 들고 일정한[口]한 지역을 지키는 모습을 본뜬 或(혹시 혹)자가 합쳐진 글자다. 거슬러 올라가면 或자가 원래는 ‘나라’의 의미를 가졌다가, 이후 ‘혹시’라는 뜻으로 주로 쓰이게 되자 외곽선을 씌운 國자를 다시 만들어 ‘나라’라는 의미를 부여하였다. 때문에 글자의 발생 순서를 보면 國자가 或자보다 후대에 만들어진 글자다.
或자가 ‘나라’의 의미로 쓰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국가는 언제나 외부의 적을 방비한다. 그래서 자신의 나라인 지역[口]을 무기[戈]를 들고 지키는 모양을 본떴다. 오늘날 국가의 3요소인 국민·국방·영토를 國자에서 찾아, 口[인구]와 戈[무기]와 囗[나라]로 설명하는 사람도 있지만 억지설명이다.
《천자문》에 등장하는 나라는 오늘날과 같은 대규모의 인구와 땅을 갖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소규모 부족국가에 가까웠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이란 아무리 작은 미약한 것이라도 자신의 기득권을 남에게 양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이 나아가야할 가장 완전한 형태의 국가로 생각하여 이를 닮아가야 한다고 여겼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gm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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