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YMCA 논평]한국옵티칼 고공농성 600일 철수에 부쳐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01일
↑↑ 금속노조 제공
ⓒ 경북문화신문
600일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고공에서 외롭고도 치열한 싸움을 이어온 노동자가 마침내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불탄 공장 옥상에서 극한의 환경을 견디며, 해고와 고용승계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낸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마침내 땅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구미YMCA는 노동자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그 용기와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가 전체 지분을 소유한 외국인투자기업입니다. 닛토덴코는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 불이 나자, 그해 11월 일방적으로 법인 청산을 결정했고, 노동자들은 2023년 2월 집단 해고되어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청산했지만, 또다른 한국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겨 생산을 계속하여 그 사업은 계속 영위했습니다. 한국니토옵티칼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노동자 156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이 가운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는 없었습니다.

피해는 노동자에게만 전가되었고, 부조리를 사회에 폭로하고자 박정혜, 소현숙 노동자가 2024년 1월 8일 고공에 올랐습니다. 소현숙 노동자는 건강 문제로 고공농성 476일째인 2025년 4월 27일에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고공농성은 인간으로서는 감내하기 힘든 고통의 자리였으며, 그 자체가 한국 사회 노동 현실의 절규였습니다. 그러나 이 절규는 헛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사회가 노사 간의 대화와 교섭에 더 이상 눈을 감을 수 없게 만들었고, 오늘의 철수는 노동과 존엄을 지키려는 숭고한 투쟁이 우리 모두에게 던진 울림이자 결실입니다.
외투기업의 책임 회피, 노동자의 권리를 외면한 제도, 그리고 무책임한 국가의 부재가 빚어낸 구조적 모순을 온몸으로 드러낸 투쟁이었습니다. 50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여름과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 이어진 외침은 “노동은 존엄하다”는 가장 근본적인 진리를 우리 사회에 다시 새기게 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약속은 선언에서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약속 이행이며, 다시는 똑같은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일입니다.

구미YMCA는 이번 고공농성의 600일 투쟁이 던진 역사적 울림을 기억하며, 노동자의 희생 위에 서린 정의를 이어갈 것입니다.
박정혜 부지회장의 땅으로의 귀환은 투쟁의 끝이 아니라, 더 넓은 연대와 변화를 향한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늘의 철수가 희망의 출발이 되기를, 그리고 이 땅의 모든 노동자가 더 이상 고공으로 오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함께 연대하고 동행할 것입니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01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대한노인회 구미시지회·법무법인 씨케이, 어르신 법률복지 향상 위한 업무협약 체결..
구미시, 86억원 투입해 친환경차 43대 추가 보급..
백순창 경북도의원, 헌혈 참여 문화 조성 개정조례안 발의..
상주시장애인체육회 창립총회 개최...11월 출범 예정..
책 속의 문장..
소설로 어루만지다 (22)]행복한 성장을 위한 최고의 진로지도..
정청래,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농성장 방문..
구미시, 주민참여예산 모니터링 제도 도입..
김천시, 실버혁신타운 연구용역 중간 보고회 개최..
경북도, 특별재난지역 전통시장 30% 할인...12월말까지..
최신댓글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산과 함께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멋지네요.!!
늦은감은 있지만 향토문화유산의 조명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 기대를 하게 됩니다.
다자녀 혜택 때문에 그런거 아니고? 우리도 다자녀 농수산물 지원 5만원 사이소에서 사라길래 회원가입했는데 ...
8명이 시위 하는데 안전상의 문제라면 지나가는 개도 웃을판이네 아~ 찍새까지 9명인가?
요즘은 형곡동에서 사곡오거리로 아우토반 넘어가는 시작점부터 화물차들이 대놓고 주차해 놓던데 그 큰 도로에 화물차 주차가 말이 됩니까? 구미시는 왜 가만히 방치하는지 사고 나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는지
특별히 개성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희소성도 없고
그래서 가은중은 고려대 우리는 구미대? "
지자체나 출연기관, 보조금 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부분 행사들이 취지나 명분만 포장하고 있고 내용의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사말과 자아자찬에 기념사진 남기기가 주요 사안인 것 같다. 다른 지역도 어느정도 닮은 꼴이겠지만 변화와 발전을 위한다면 좀 바뀌어야한다. 사진찍기에 동원되는 관계인들도 관계를 위한 자리가 아닌 목적과 가치를 짚어보는 자세로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구미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이라면...
뭣이 중헌디?
오피니언
《천자문》 주석에 “제왕이 정치할 때에는 반드.. 
600일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고공에서 외롭.. 
무더위는 여전하나 개학과 더불어 2학기가 시작.. 
살아가는 동안 인생을 단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론의 광장
구미 민주학교에서 배워서 정치하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 구미시, 하루 3회 살수차 운영..  
구미도시공사, 체육본부장 공개모집..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