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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 산책 12] ‘도수령’ 노린재나무꽃을 찾아서

우동식 시니어 기자 / 입력 : 2026년 05월 11일
5월 5일, 어린이날이자 입하(立夏)다. ‘입하’ 하면 떠오르는 나무가 있다. 바로 ‘이팝’나무다. ‘이팝’의 어원을 흰쌀밥이라는 뜻의 ‘이밥’에서 찾지만, ‘입하(立夏)’에서 유래된 것이란 설도 있다. 이 무렵에 꽃을 피우는 나무라는 뜻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많은 거리의 가로수로서 지금 이 나무는 마치 울릉도의 후박나무에 눈이 내린 듯 흰색(꽃)과 녹색(잎)의 대비로 자신의 시대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 노린재나무꽃
ⓒ 경북문화신문
이에 발맞추어 산에서도 이와 유사한 이미지의 나무가 조용한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그것은 노린재나무꽃이다. 노린재나무라는 이름은 ‘노란 재’에서 온 말이다. 옷감에 물을 들일 때 물이 잘 들도록 도와주는 매개 물질을 매염제라고 한다. 옛날에는 지치 뿌리나 치자 열매 등으로 물을 들일 때 매염재로 사용하던 것이 바로 노린재 나무를 태워서 얻은 잿물이었다. 이 잿물을 ‘황회(黃灰)’라고 하며 색깔이 약간 누런 빛이라서 ‘노란재나무’라고 하던 것이 변해서 ‘노린재나무’가 되었다고 추정한다. 그러니까 이 나무가 옛날에는 염색용 매염제로 요긴하게 쓰였지만, 지금은 명반이나 타닌 등의 좋은 매염제를 개발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애석하게도 그 쓸모를 잃게 되고 말았다.
 
이 나무 꽃을 찾아 기자는 이른 점심을 먹고 차를 몰아 금오산 형곡전망대로 달렸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지금 도로로 끊어진 양쪽 산을 다리로 연결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반겨 주듯 거북의 입에서 샘물을 쏘아 주는 ‘남티정’에서 한 바가지의 물로 목을 축인다. 금오산상가 방향으로 잠시 내려가다 왼쪽 산기슭에 있는 ‘산불 조심 경고문’ 간판 옆의 입구로 들어서서 산을 오른다.
 
↑↑ 참물샘
ⓒ 경북문화신문
천천히 15분쯤 걸으면 법성사(法城寺)에서 올라오는 계곡길과 만난다. 이내 계곡을 건너 맞은 산으로 오르면 ‘찬물샘’에 이른다. 수도꼭지 시설이 없이 땅속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그대로 떠먹을 수 있다.

↑↑ 국수나무 꽃망울
ⓒ 경북문화신문
길옆으로 백록색의 좁쌀 같은 국수나무 꽃망울을 자주 보며, 비목나무잎과 잎 넓은 쪽동백나무 등을 스친다. 모습을 잘 보이지 않아서 ‘숲속의 숨은 가수’라 불려지는 되지빠귀의 맑고 투명한 노랫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준다. 이동 중인 이 새의 모습을 드물게 보게 되면 가슴과 옆구리에 선명한 오렌지색이 매력적임을 알 수 있다.

↑↑ 도수령 안내 이정표
ⓒ 경북문화신문
10여 분 정도 비교적 완만한 산길을 더 오르면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 ‘도수령’으로 가기 위해서 왼쪽 방향으로 계곡을 건너 돌길을 걷는다. 잠시 후 계곡이 끝나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밧줄을 타고 오르면 넓은 길이 펼쳐진다. 여기서부터 길 좌우로 노린재나무 군락이 시작된다.

↑↑ 노린재나무꽃의 생김새
ⓒ 경북문화신문
이곳 금오산 ‘도수령’ 바로 아래 부근은 이 나무의 작은 군락지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언뜻 보면 산에서 보는 이팝나무꽃 이미지로 다가온다. 나무 전체가 백설로 덮인 듯이 하얗다. 수많은 수술이 꽃잎보다 길게 뻗어 나와 마치 나무 전체가 하얀 솜털이나 안개에 싸인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나무의 수형은 하나의 줄기가 곧게 올라와 많은 가지를 내어 우산 모양을 이루며, 작은 가지에는 털이 있다. 줄기의 색은 감나무를 닮았다. 열매는 9월경에 청색에 윤기를 더한 보랏빛(벽자색)으로 익어간다. 사파이어를 깎아 만든 듯한 그 열매는 산새들의 눈동자를 닮았다. 가로수의 이팝나무가 묵직한 검은 진주 같은 열매로 품격을 더한다면, 노린재나무는 가을 하늘의 정수만을 뽑아 적신 듯 시린 쪽빛 열매를 매달아 등산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 도수령 쉼터
ⓒ 경북문화신문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청백(靑白) 향연을 흐뭇하게 사진기에 담으며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양쪽 산 사이의 안부(鞍部) 지점에 ‘도수령 쉼터’라는 정자가 기다리고 있다. 맞은 편 아래로 칠곡 승오리로 가는 임도(林道)가 이어진다. 동쪽으로는 효자봉, 서쪽으로는 금오산 정상 가는 길의 분기점이다. 정자 안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고 물을 마시며, 형곡전망대로 원점 회귀를 위해 하산을 준비한다.

우리에게 쌀밥 이미지로 익숙한 이팝나무가 도심의 봄을 책임지는 '공적인 아름다움'이라면, 노린재나무는 숲속 깊은 곳에서 아는 이에게만 그 자태를 허락하는 '사적인 신비로움'이다. '도심의 사촌'과 '숲의 은둔자'를 입하(立夏) 무렵에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또 감사한 일이라 여기며 산을 내린다.
↑↑ 감나무를 닮은 노린재나무의 줄기
ⓒ 경북문화신문
↑↑ 되지빠귀
ⓒ 경북문화신문



우동식 시니어 기자 / 입력 : 2026년 0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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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취수원 문제로 어설프게 덤볐다가 명분도 실리도 놓치고, 어설프게 정치꾼 행세하다가 되지도 않는 안전문제를 핑계로 이승환 공연 취소해서 전국민 비웃음꺼리 만들고 진짜 안전 위험 인물 전한길은 집회 허가하고 제대로 된 기획력 없이 매번 어설픈 낭만 타령 문화행사만 일삼는 현 시장 못마땅해 민주당 찍으려고 해도 시장 재직 기간 아무런 행정력도 발견하지 못한 장세용씨를 다시 내세우다니... 구미에 그리도 인물이 없는가?
구미대 항공헬기정비학부 전체 학생들의 단합된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아요. 요즘은 개인적인 성향들이 많다보니 함께하는 모습 넘 보기 좋고 흐믓합니다.
민원인들 중에서도 악의적으로 이용하여 누구는 유료로 이용하고 누구는 무료로 주차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형편성에 문제가 생기기에 저렇게 현수막을 걸어 놓은 듯. 관리자의 입장과 이용자의 입장 둘다 본다면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이해 하려는 마음이 문제라고 느껴짐.
역시 정론직필!!
예방법없음
따뜻한 기사 잘 보았습니다. 주변에서 볼수 있지만 관심을 주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후원해 주신 에스엠디에스피 대표님과 선행을 알려주시는 경북문화신문과 김예은 학생 기자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단체장이 불법?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산과 함께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멋지네요.!!
늦은감은 있지만 향토문화유산의 조명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 기대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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