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그러니까 9월 28일 오전 8시 30분경 “화장실을 좀 가려 한다”는 시민의 구미시청 출입을 시청 직원이 “화장실은 옥외 화장실을 이용하라”며 시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정확히 그 직원이 시청직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을 막아서며 그렇게 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몇 번 화장실 출입에 대한 전화를 받았었고 얼마 전 본 기자 역시 그러한 일이 있었다. 오늘 시청을 들어가 보기로 했다.
오전 11시경 시청에 나와 보니, 시청 출입문 앞에는 ‘직원외 출입금지’라는 가드라인이 설치되어 있었다. 기자는 일직을 서고 있는 공무원에게 “이 가드라인 같은 것을 내부에 설치하여 이쪽은 화장실 가는 곳이고 이 선 쪽으로는 출입을 제한한다는 선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화장실 개방을 해야 한다는 얘길 했다. 그러자 그 직원은 “얼마 전 도난을 당한 적도 있고...”라는 말을 했다. 그는 명찰에 ‘일직반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그리고 또 “서울 가면 일반시민들 못 들어오게 하는 관공서 많아요”라며 거든다.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화가 났다. 아니 어떻게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래서 “구미시청이 공무원 것입니까? 시민들 것입니까?”그러자 그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도둑이 들었다는 얘기는 휴일 날 구미시청에 시민을 출입시키면 그 만큼 도난 사고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시청을 출입하는 시민들을 도둑으로 취급할 수 있는 발언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일직반장’은 아무런 생각 없이 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게 ‘시민을 도둑으로 본다’는 뜻으로만 되돌림 된다. 장세용 구미시장의 ‘참 좋은 변화, 행복한 시민’이라는 슬로건을 다시 한 번 돌이키게 되었다.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사용한다는 것은 시민들 위에 공무원이 군림하고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공무원에게 우리 구미시민은 어떻게 보일까? 몇 년 전 교육청 소속 한 공무원이 말한 ‘개돼지’처럼 보이는 것일까?
화장실 좀 가자는 시민을 두고 ‘도난 사고가 있었다’는 전근대적인 사고를 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공무원이 여전히 시민을 참여와 주권을 행사하는 대한민국의 주체이자 발전의 원동력이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시민들이 도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자는 대한민국의 공공의식은 일정 선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이 시민을 대한민국의 발전주체로 보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가 문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에서부터 장세용 구미시장까지 아무리 변한다 해도 그 밑받침을 해줄 공무원이 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검찰개혁을 부르짖고 평등한 세상을 외쳐보지만 모든 것이 헛구호가 될 뿐이다.
이것이 공직사회의 단면이 아니라, 얼마전 공직사회에 도난을 당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