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여전히 변하지 않은 공직사회의 단면

임호성 기자 / 입력 : 2019년 10월 08일
주말, 그러니까 9월 28일 오전 8시 30분경 “화장실을 좀 가려 한다”는 시민의 구미시청 출입을 시청 직원이 “화장실은 옥외 화장실을 이용하라”며 시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정확히 그 직원이 시청직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을 막아서며 그렇게 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몇 번 화장실 출입에 대한 전화를 받았었고 얼마 전 본 기자 역시 그러한 일이 있었다. 오늘 시청을 들어가 보기로 했다.

오전 11시경 시청에 나와 보니, 시청 출입문 앞에는 ‘직원외 출입금지’라는 가드라인이 설치되어 있었다. 기자는 일직을 서고 있는 공무원에게 “이 가드라인 같은 것을 내부에 설치하여 이쪽은 화장실 가는 곳이고 이 선 쪽으로는 출입을 제한한다는 선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화장실 개방을 해야 한다는 얘길 했다. 그러자 그 직원은 “얼마 전 도난을 당한 적도 있고...”라는 말을 했다. 그는 명찰에 ‘일직반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그리고 또 “서울 가면 일반시민들 못 들어오게 하는 관공서 많아요”라며 거든다.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화가 났다. 아니 어떻게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래서 “구미시청이 공무원 것입니까? 시민들 것입니까?”그러자 그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도둑이 들었다는 얘기는 휴일 날 구미시청에 시민을 출입시키면 그 만큼 도난 사고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시청을 출입하는 시민들을 도둑으로 취급할 수 있는 발언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일직반장’은 아무런 생각 없이 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게 ‘시민을 도둑으로 본다’는 뜻으로만 되돌림 된다. 장세용 구미시장의 ‘참 좋은 변화, 행복한 시민’이라는 슬로건을 다시 한 번 돌이키게 되었다.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사용한다는 것은 시민들 위에 공무원이 군림하고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공무원에게 우리 구미시민은 어떻게 보일까? 몇 년 전 교육청 소속 한 공무원이 말한 ‘개돼지’처럼 보이는 것일까?

화장실 좀 가자는 시민을 두고 ‘도난 사고가 있었다’는 전근대적인 사고를 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공무원이 여전히 시민을 참여와 주권을 행사하는 대한민국의 주체이자 발전의 원동력이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시민들이 도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자는 대한민국의 공공의식은 일정 선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이 시민을 대한민국의 발전주체로 보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가 문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에서부터 장세용 구미시장까지 아무리 변한다 해도 그 밑받침을 해줄 공무원이 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검찰개혁을 부르짖고 평등한 세상을 외쳐보지만 모든 것이 헛구호가 될 뿐이다.

이것이 공직사회의 단면이 아니라, 얼마전 공직사회에 도난을 당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임호성 기자 / 입력 : 2019년 10월 08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구미 다온숲, 쓰레기 매립장서 ‘수국 정원’으로 변신..
정성현 구미시 부시장 취임..
구미대, 9월부터 과정평가형 조경기사 과정 운영..
폐건전지 5개, 장난감 1개로 바꿔요!..
경북, 1시군 1장애인 배려 파크골프장 지정..
귀농 전국 1위 경북, 귀농 줄고 귀촌 늘어..
김천시립박물관, 소장품 1,162점 온라인 공개..
[인사]구미시..
국회 APEC 지원 특위, 경주 방문 공사현장 점검..
一善의 精神 (2)]一善의 의미..
최신댓글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산과 함께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멋지네요.!!
늦은감은 있지만 향토문화유산의 조명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 기대를 하게 됩니다.
다자녀 혜택 때문에 그런거 아니고? 우리도 다자녀 농수산물 지원 5만원 사이소에서 사라길래 회원가입했는데 ...
8명이 시위 하는데 안전상의 문제라면 지나가는 개도 웃을판이네 아~ 찍새까지 9명인가?
요즘은 형곡동에서 사곡오거리로 아우토반 넘어가는 시작점부터 화물차들이 대놓고 주차해 놓던데 그 큰 도로에 화물차 주차가 말이 됩니까? 구미시는 왜 가만히 방치하는지 사고 나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는지
특별히 개성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희소성도 없고
그래서 가은중은 고려대 우리는 구미대? "
지자체나 출연기관, 보조금 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부분 행사들이 취지나 명분만 포장하고 있고 내용의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사말과 자아자찬에 기념사진 남기기가 주요 사안인 것 같다. 다른 지역도 어느정도 닮은 꼴이겠지만 변화와 발전을 위한다면 좀 바뀌어야한다. 사진찍기에 동원되는 관계인들도 관계를 위한 자리가 아닌 목적과 가치를 짚어보는 자세로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구미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이라면...
뭣이 중헌디?
오피니언
-이순원의 『19세』 @IMG2@행복’의.. 
一善郡은 《삼국사기》에 선산 지명으로 처음 등.. 
생활습관을 교정해도 낫지 않아요 약물은 .. 
내가 15년째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진흥회’.. 
여론의 광장
구미대, 나노헬스케어 500만원 상당 물품 기증 받아..  
상주시청 조선영 선수, 국제사이클대회 은빛 질주..  
구미시, 공실 원룸 활용한 청년 주거 지원사업 본격 추진..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