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5만5천 경주 예산안 1조 4,150억 원보다 1,500여억원 적어
구미시가 내년 예산안 1조 2,647억 원(일반회계 10,570억원, 특별회계 2,077억원)을 편성해 구미시의회에 제출한 후, 구미시 예산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쥐꼬리만한 예산’이라는 빈정거림이 일고 있다.
구미시 일반예산은 2019년 제출 예산안인 1조 2055억 원보다 약 4,9% 정도 증가한 1조 2,647억 원의 예산안이다. 그런데 구미시와 인구대비 1/4 수준(인구수 2019년 10월 현재 99,521명)인 인근 상주시는 2020년 예산안 1조 360억 원을 시의회에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약 23% 오른 예산안이다.
또한 포항시(인구수 2019년 10월 현재 507,662명)의 경우 2020년 예산안은 2조 86억 원으로 2019년 대비 1,741억 원(9.5%)이 증가했다. 2조 원대 예산안은 경북 기초자치단체 최초다. 또한 경주시(인구수 2019년 10월 현재 255,448명)의 경우를 살펴봐도 2020년 예산안은 1조 4,150억 원의 예산안을 편성하여 시의회로 제출했다고 한다. 이는 전년보다 약 1,400억 원 증가한 예산 규모이다. 이들 각 지자체는 역대급 예산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현재 구미시는 시수립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구미세관에 따르면 2019년 11월 27일 현재 수출액은 약 210억 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는 15년 전인 2004년의 수출 약 274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일반의 견해다.
대다수의 구미시민들은 예산이라도 많이 받아와서 구미의 경제를 살려주길 원했지만 ‘쥐꼬리만한 예산’으로 구미경제 회생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민들의 시각이다.
형곡동에 살고 있다는 한 구미시민은 “정말 요즘 같은 불경기는 처음이다”고 밝히면서 “예산이라도 많이 따와야 하는데, 인구 10만이 채 되지 않는 상주시 예산안이 1조가 넘었다는데 구미시청 공무원들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또한 옥계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구미경기가 어려운데 왜 멀쩡한 하천을 파헤칠라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 돈 있으면 구미경제 살리는데 써야 할 것”이라며 잘라 말한다. 현재 구미시의 인동 지역은 인계천 복구사업에 852억 원이 투입되며 천생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비 120억 원이 투입될 예정에 있다.
구미시는 현재 국회의원 3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선거로 선출된 자유한국당 구미갑의 백승주, 구미을의 장석춘 국회의원에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의 구미시을지역구위원장이 된 김현권 국회의원이 그들이다. 또한 구미시민들은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더불어 민주당의 장세용 시장을 선택했다. 이것은 최악의 경기 불황을 집권여당 소속의 시장이 해결해 달라는 구미시민의 목소리였다. 그럼에도 이렇듯 구미예산은 타시군 단체에 비해 최악을 달리고 있다.
3명의 국회의원과 구미시장이 서로의 정당을 떠나 구미시 전체의 경제를 걱정하고 구미시에 대한 국비 확보를 통해 새로운 구미의 희망을 쌓아가야 했는데 이제 그러한 기회는 사라졌다. 내년 4월 총선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구미시의회 역시 얼마(?) 되지 않는 예산안을 두고 서로 다투는 듯한 안타까운 상황만 연출하고 있다. 구미경제를 살려야하는데 여야가 어디 있으며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구미에는 구미를 걱정하는 시민만 있지 공무원은 없다”는 쓴 소리를 하면서 구미시를 떠난 전구미시민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제라도 구미시의 거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포스트 전자시대 이후를 그려야 한다. 구미가 어떤 도시였나? 300억 달러를 10년 이상 달성했던 자부심 강한 위대한 시민들의 수출 도시였다. 일반시민, 근로자, 자영업자, 공무원 모두 하나의 지혜와 힘으로 뭉쳐 구미의 새로운 도약을 꿈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