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2월의 시작이다. 추위보다 무서운 코로나 시대 누군들 어깨 움츠리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새로운 무언가를 준비하는 사람에겐 도박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여전히 도전하는 이들에겐 희망을 건다. 희망은 절망에서 피어나는 노력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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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종숙 작가>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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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무대, 내가 할 수 있는 일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었다. 특히 힘든 계층이라면 사라진 무대와 만날 수 없는 관객이었다. 전국에 있는 노래교실과 크고 작은 공연을 수없이 다니던 사람이 눈을 뜨면 허무함이 밀려왔다. 전화벨이 울리면 공연취소, 강좌취소에 대한 연락이다. 그렇지만 또 우리는 길을 나서야 한다. 비대면 공연을 하고, 작은 공연들이 주어지면 달려간다. 동료의 유튜브 방송에 함께 찬조출연도 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다닌 해였다.
# 내 인생, 터닝 포인트 있었다고향이 청송이다. 10년쯤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는데 맡은 업무가 총무과 소속이었다. 회사의 크고 작은 행사들을 기획하는 일이었는데 그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가수분들과의 인연이 지금의 나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직장생활을 끝내고 지인을 통해 작곡가 정주희 선생님을 뵙게 되었는데 송대관의 ‘정 때문에’를 비롯해 인기곡들이 많다. 편하게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는 곡들로 내 앨범에 있는 ‘정이 뭐길래’도 정주희 선생님의 곡이다. 내가 가장 아끼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 노래를 통해 얻게 된 기쁨노래를 시작하면서 여러 대회에 출전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전공을 통해 혹은 다양한 방법으로 가수가 되는 길이 많다. 그러나 직장을 그만두고 마흔이 넘은 내게 가수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요제 수상은 기본이다. 직장가요제 대상, 국화축제 전국가요제 은상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가수로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 이후 평탄한 길만 있는 건 아니다. 개인 앨범을 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투자비용 대비 내 노래를 홍보하는 것과 작곡가에게 좋은 노래 한 곡 받는 행운, 그리고 그 과정도 녹록지 않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다. 좋은 작곡가를 만났고 금영노래방과 엘푸반주기, USB를 통해 노래방과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듣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 전국의 노래교실에서 만난 사람들우리 민족은 흥이 많다. 함께 노래 부르고 기쁨을 나누기엔 노래가 더없이 좋다. 노래교실을 찾는 수강생들은 대부분 주부이다. 육아에서 벗어나 잠시 삶에 여유가 있거나 혹은 음치 탈출을 위해, 연말에 잘 부를 수 있는 노래 1곡을 위해서도 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헛헛한 마음을 이겨내기 위해 지인의 손에 이끌려 오기도 한다. 처음엔 어색하고 목소리도 작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표정이 바뀐다.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언젠가 시골 마을의 노래교실에서 어르신 한 분이 보따리 하나를 내미셨다. 동반자를 잃고 노래를 통해 고독을 이겨낸 감사의 뜻으로 손수 지으신 양파 한 보따리를 주셨다. 뭉클하다.
# 존경하는 선배 가수 “나훈아” “배호”
나는 한결같다. 존경하는 선배 가수 목록은 예전이나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훈아의 노래를 들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배호 노래 또한 중저음의 매력이 좋다. 특히 ‘테스형’ ‘남자의 인생’ 노래가 좋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힘들 때 나훈아 모창 가수에 도전할까 그런 생각도 했다. 나훈아의 노래를 들으면 우리 삶이 그 속에 다 있다. 그런데 실제 불러보면 결코 쉬운 노래들이 아니다. 나훈아는 내가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선배 가수이다.
# 태윤의 sing sing TV태윤의 싱싱 음악실에서 곧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다. 코로나 영향으로 비대면 활성화 방안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음악을 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태윤의 sing sing TV’ 유튜브 방송을 하기로 했다. 아직 미흡하지만 알찬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내 노래를 많이 부르겠지만 지역의 동료 가수, 우리 음악실에서 공부하는 후배 가수들, 악기연주, 시낭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튜브에 대한 차별성을 둘 생각이다.
# 2021년 가수 태윤의 음악계획
지난해는 우리 모두 힘든 해였다.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또 일어설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의 소중함도 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삶에 잠시 쉼표를 찍었다.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의 계획을 살피는 진지한 시간이 있었다. 노래와 일로 바쁘게 살았던 지난 시간에 대한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광평동에 있던 음악실을 도량동으로 옮겼다.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계획으로 올해도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열심히 살아갈 계획이다.
sing sing 음악실은 가수 태윤을 닮았다. 말끔하고 정겨운 공간이다. 노래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모두가 주인공이다. 나 홀로 연습실을 지나면 여러 개인 연습실이 있다. 그리고 1:1 선생님의 지도와 함께 무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작지만 배려 있는 공간에 이제 곧 봄이 오리라 믿는다. 얼음장 밑으로 물이 흐르고 복수초가 피었다. 머잖아 새싹들 뾰족하게 오르면 참아왔던 기지개 펼치는 싱싱 세상이 오리라 함께 믿는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02/08 00:23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