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먹이터와 서식지에 대한 필요성 대두
생태관광 자원으로 개발해야
경북 도내 유일한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의 해평·강정 습지. 매년 새들이 멀고 먼 길을 날아 찾아오는 것은 이곳에 습지가 있기 때문. 재두루미, 큰고니, 큰기러기,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이 살아 숨 쉬는 이곳은 미래세대에 물려줄 위대한 자연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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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체에서 떨어져 지산 샛강에 홀로 남은 고니가 보름동안 머문 강정습지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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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큰고니가 개체에서 떨어져 서식지로 날아가지 못하고 지산샛강에 홀로 남아 최근까지 생존하면서 철새들의 터전으로서 해평·강정습지와 지산샛강의 중요성과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지산샛강에 홀로 남은 고니는 2개월여 동안 샛강에 머물다가 사라져 열흘 만에 괴평 들녘에서 관찰, 이후 다시 사라져 20일 만에 강정습지에서 관찰됐다. 보름 동안 머문 강정습지는 고니에게 최적의 생태환경인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부터 강정습지에서 더 이상 고니가 보이지 않았다. 강정습지에서 고니를 최초로 발견하고 거의 매일 관찰하고 있는 이경석 철새도래지 보호관리원은 이날 제방도로의 제초작업으로 소음이 발생해 이동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니가 4개월 동안 해평·강정습지와 지산샛강에서 보낸 것처럼 이곳은 철새들이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산샛강은 여름이면 연으로 가득 채워져 더 이상 머물 수 없고, 해평·강정습지는 먹이가 없어 완벽한 생태환경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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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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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철새들의 먹이터와 서식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해평면에 소재한 4만4000여평 규모의 낙동강 하중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1년 경실련은 하중도를 철새도래기인 10월에 겨울보리를 파종해 북상하는 2월까지 철새먹이터와 서식지로 제공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괴평정수장과 해평취수장 사이 강 중간에 있는 섬인 하중도를 개발하지 않고 보존하자는 입장을 고수해 관철되지 못했다. 철새 도래지인 하중도에 철새 먹이터가 없다는 것은 사실상 대책을 세우지 않는 셈이다. 조류전문가들은 온도 등의 기후만큼 먹이나 쉴 곳이 철새들의 생태환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한다.
타 지자체의 경우 철새도래지 인근 논에 보리를 재배한 후 수확하지 않고 철새의 먹이로, 무논은 쉼터로 활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주남저수지 또한 창원시가 농경지를 매입해 철새먹이터와 쉼터를 조성하면서 개체수가 증가하는 등 생태관광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또 해평의 하중도는 강으로 둘러싸인 입지가 낙동강과 어울러져 생태관광 자원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상주의 경우 경천대와 상주보 사이에 위치한 하중도는 경천섬으로 조성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실련의 제안처럼 구미의 하중도 또한 철새도래기인 10월에 겨울보리를 파종해 북상하는 2월까지 철새먹이터와 서식지로 활용하고 이후에는 봄보리와 해바라기를 파종하면 보리축제와 해바라기 축제가 가능하다.
시민 A씨는 “하중도를 개발하지 않고 보존하는 것만이 생태환경을 지키는 것만은 아니다”며 “철새와 인간이 공존하는 하중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