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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에서 세설신어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박상수 한학자가 청나라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요리책 '수원식단'을 번역한 '중국의 음식 디미방'을 15일 출간한다.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서 ‘디’는 알지(知)의 옛말로,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비방)’이라는 뜻이다.
박상수 한학자는 해제를 통해 "음식 서적이 나온 지는 꽤 오래됐지만 명나라·청나라 때처럼 대량으로 출간된 적은 없었다"며 "이 시기에 출간된 자료가 전체에서 약 3분의 2가량이나 된다. 그 중 건륭(乾隆) 57년(1792)에 출간된 원매의 《수원식단》은 청나라 요리의 기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청나라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요리책이다"고 설명했다.
《수원식단》은 우선 이전에 출간된 그 어떤 음식 서적보다 내용이 방대하면서도 제비집, 해삼, 상어지느러미 등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또한 육식이 채식만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나라 학자 양장거梁章鉅는 “《수원식단》이 중요시하는 조리법은 항상 채소를 먹고, 산해지미가 없어도 우아한 사람의 깨끗한 정취를 잃지 않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박상수 한학자는 또 "《수원식단》은 원매의 요리를 대하는 태도와 적극적인 자세를 잘 보여주는 책'이라며 "이는 서문 '대접받은 음식이 맛이 있으면 그 요리법을 적극적으로 배우기를 자청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 '첫머리에 일종의 개론이라고 할 수 있는 글을 두어 요리를 대하는 태도를 포괄적으로 기술했다'에 잘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그중 첫 번째로 식재료의 성질에 대해 제일 먼저 알아야 한다[先天須知]"고 강조하며 "식재료는 모든 음식의 기본이며 맛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각 재료의 성질이나 자라는 환경에 따라 요리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요리의 완성에서 요리사의 공로가 60%라면 올바른 재료의 선택이 40%를 차지한다는 것.
그러면서 "이러한 요리에 대한 인식은 오늘날 값비싼 재료의 범벅이 아닌 재료의 본맛을 살린 것이야 말로 최상의 요리가 됨을 강조한 것"이라며 "오늘날 요리사가 강조하는 요리법의 뿌리가 됨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는 조선 후기(1670, 현종11)에 장계향(1598~1680)이 쓴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으로 146가지의 음식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