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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규동 문화해설사의 구미이야기(4)]금오산을 내려오며-금오산 주변편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8월 09일

↑↑ 여규동 구미시문화관광해설사
ⓒ 경북문화신문
금오산 좌측으로 올라서는 중턱에는 창건주 지우 스님께서 1962년 해운사 주지로 부임하시어 대웅전을 중창 불사한 후 법성사 쪽에 오시어 1966년 한신도로부터 기증받은, 불두(佛頭) 부분이 파불(破佛)된 불상을 모시고 법성사(法城寺)를 중창 불사하게 되었다. 이 불상은 항마촉지인의 수인으로 보아 통일신라에서 고려조에 이르는 불상으로 사료된다고 학계에서 보고 있다. 또한 법성사는 자비사상 실천으로 복지회를 만들어 부처님 보시를 지역사회에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그 뒤로는 구미에서 북삼으로 향하는 산길인 도수령이 있고, 나뭇꾼 들이나 뭇 산짐승들이 목을 축였을 찬물이 나는 '찬물래기'가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찬물을 토해내고 있다. 금오산을 좌측으로 정상 등정할 때 이 길이 주등산로이기도 하다.

금오산 저수지를 기점으로 우측으로 돌아들면 산등성이가 아홉 개가 펼쳐지는 아홉산으로 가는 길에는 백운재(白雲齋)가 있고, 저수지를 끼고 돌면 체험 공연마당인 배꼽마당으로 구미 예술인들의 시험 무대가 있기도 하다. 하루 일과에 지친 심신을 저수지 물속의 천하절경 금오산 풍경을 감상하며 풀어내는 시민들의 운동처이며, 칠월염천의 더위를 식히는 휴식공간으로 역할도 하고 있다.

금오산 남쪽으로는 북삼읍 선봉사에는 대각국사비가 있다. 이 비(碑)는 천태교를 수립한 대각국사 의천의 석비이다. 비의 형태는 네모난 받침돌 위에 비몸을 세우고 지붕돌을 얹은 모습으로, 대석에는 연꽃무늬를 새기고 이수(螭首)에는 덩굴무늬를 새겼다. 복련과 앙련을 새긴 장방형 대석위에 비신을 세웠는데, 비신의 가장 자리를 당초문양(식물모양의 장식무늬)으로 돌렸다. 비신의 받침대에는 귀부(龜趺)가 마련되고, 비신 상부에는 이수(螭首)가 조각되는 것이 동양석비의 특징이다. 선봉사 대각국사비의 비신 상단에는 ‘천태시조대각국사비명(天台始祖大覺國師碑銘)’을 전서로 비석의 제목을 크게 새겨 놓았다.

북삼을 돌아 금오산 뒤쪽 갈항사를 찾아보자. 갈항사는 김천시 남면의 금오산 남쪽 자락 중턱에 자리하며, 신라 통일 초기에 지어진 대단히 규모가 큰 절이었다. 원래의 절은 이른 시기에 폐사가 되어버렸다. 지금 그 자리에 같은 이름의 절은 있지만 1960년대 초반에 지어진 너무도 초라한 모습이어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갈항사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유명한 절이어서, 삼국유사에 그 창건과 관련한 이야기가 실릴 정도이다. 실제로 주변에 흩어져 뒹구는 석재나 벽돌 등만으로도 당시의 위용을 쉽사리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바로 아래에 있는 보물로 지정된 신라시대의 석불상은 물론이고, 현재 중앙박물관에 옮겨져 보관되어 국보로 지정된 석탑(동, 서 삼층석탑)들은 당시의 실상을 웅변해 준다.

이밖에도 금오산과 관련되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부상고개의 부상(扶桑), 약목(若木), 삼족오, 금오동천 등 정확하게 서술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다. 해가 뜨는 부상국에 약목이라는 나무가 있어, 삼족오가 살고라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숭산(崇山)의 대각국사비의 배달이 아포 숭산에서 북삼 숭산으로 잘못 배달되었다는 이야기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지만 지면으로 다루기는 다소 무리가 있음직하다.

3회에 걸쳐 금오산을 둘러보았으나 빠진 부분이 있어 다소 아쉽다. 금오산 케이블카와 금오산 호텔이야기, 금오산의 감자전 이야기 등이 그렇고 또 금오산을 끼고 도는 진출입 도로가 없음은 더욱 아쉽다.
시립주차장에 의무적으로 유료주차를 해야 하는 단점과 구미를 찾는 등산객들이 구미에 경제적인 효과를 단 1원도 주지 않고, 구미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처리해야 하는 쓰레기만 배출하고 가는 불합리한 점은 어떤 식으로라도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일 것이다.
또한 선거철마다 혹자는 금오산 정상까지의 케이블카를 설치도 하고, 혹자는 진출입 도로 개설도 공약하지만 공염불이 되고 있다. 진지하게 한번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단, 조건은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하다고 사료된다.

과거 1970년 금오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에 대혜 폭포 밑에서부터 채미정 구간에는 민가가 약 10호 정도가 있었다고 들려온다.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 감자전 막걸리등을 팔고 생계를 꾸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연세가 많은 분들은 그때를 회자하며, 금오산을 얘기하기도 한다. 합리적인 방법이 있다면 산턱 중간 중간에 목을 축일 수 있는 주막집이 활성화 됨직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때의 그분들이 지금의 금오산 상가를 구성 하고 있으며, 자연학습원 쪽의 민가에도 10여호가 거주하며 생활했던 것으로 필자는 기억한다.

금오산 입구에 지금보다 활성화되고 좀 더 다양한 상권이 조성되어 기념물도 사갈 수 있고 금오산을 등정한 후 하산주로 지금은 희미해진 선산약주나 산동막걸리에 금오산 감자전으로 목을 축인다면 구미를 기억하고 또 다른 이들을 규합하여 다시 찾는 금오산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금오산이 홀로 우뚝 선 영남의 알프스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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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녹수
금오산의 개발이 구미시민의 경제부흥에 큰 도움이 된다는걸 구미시민은 알고 있는데...현실은 말보다 행동을 우선시해야 하는데 말만큼 행동으로 옮기지못함을 한탄할 뿐이네~~
09/04 18:5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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