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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규동 문화해설사의 구미이야기(5)]선산편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8월 31일
↑↑ 구미시관광문화해설사
ⓒ 경북문화신문
구미라는 이름을 더욱 구미답게 만드는 선산의 역사를 여행해 보자.
일선(一善), 선주(善州), 숭선(嵩善), 화의(和義) 등의 이름으로 불리어진 선산은 조선 태종조 까지만 해도 고을의 원(院)이 현재의 구미 선기동(善基洞)에 있었다고 한다.
선산의 진산인 비봉산(飛鳳山)을 주산으로 놓고 그 좌측에 향교, 우측에 사직단(社稷壇)을 두어 토지신, 곡식신에게 제사하고 나라의 동량을 길러내는 학교를 두었다.
낙동강이 띠를 이루고 영남대로가 관통하며 비봉산이 성(成)을 이룬다고 선산의 사찬 읍지인 『一善誌』에 최현(崔晛) 선생이 적고 있다. 또 선주 땅은 강의 동서쪽을 걸터앉아 있어 종횡(縱橫)으로 따져 보면 거의 백여리가 되고 천관(天關)지축(地軸)이고 천륙(天陸)이 아득하다고 1477년 에 부사(副使) 김종직이 선산지도지(善山地圖에 적고 있다

지리학설에 의하면 비봉산은 봉황이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날려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동쪽으로는 교리 뒷산, 서쪽으로는 노상리 뒷산이 있어 이것이 두 날개이며 선산출장소(구.선산군청사) 뒤의 봉우리가 몸과 모가지가 된다.
비봉산은 북쪽에서 금오산은 남쪽에서 서로 안을 지키고 감천은 동으로 흘러 낙동강과 이어져 외부를 지키면서 아주 튼튼한 천연의 성을 이뤘다. 그러나 선산 읍민들에겐 큰 걱정이 있었다. 비봉산의 봉새가 날아가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아읍 황당산에 그물을 쳐놓고 동네 이름을 망장(網張)이라 했으며 물목동네 뒷산을 황산(凰山)이라 이름 지어 짝을 맞춰주기도 했다. 그 이유는 봉(鳳)은 수컷이요, 황(凰)은 암컷이기 때문이다.
선산읍 사방동네를 죽장(竹杖)이라 해 대나무를 심어 대나무 열매로 먹이를 대어주고 화조리(花鳥里) 또한 봉황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만화백조(萬花百鳥)가 있다는 뜻이며 동리 이름을 영봉리(迎鳳里)라 한 것은 봉황을 맞이한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며 무래리(舞來里) 역시 봉황이 날아오는 것을 뜻한다.이뿐만 아니라 봉황은 알을 다섯 개를 낳는데 한 개는 이미 앞들에 있는 동산이므로 다시 네 개의 동산을 만들어 다섯 개의 동산이 되게 했는데 지금은 경지정리로 소실되고 없다. 이것은 다섯 개의 알을 봉황이 품고 영원히 깃들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선산을 이야기할 때마다 회자되는 이중환의 택리지에 나오는 구절의 모티브가 ‘선산 장원방’이다. 장원방은 옛 영봉리를 일컫는다. 지금의 구미시 선산읍 이문리와 노상리, 완전리 일대를 말한다. 장원방이라는 이름을 공식 문헌에 처음 소개한 이는 이 마을에서 공부한 김종직이다.
영남사림의 영수로 조선 역사의 중심에 섰던 김종직은 1476년 선산부사로 부임한다. 당시 그는 선산지리도(善山地理圖)를 완성하고 지도 위에 선산을 상징하는 10가지(선산10절, 善山十絶)를 시로 쓴다. 선산10절 중 하나가 바로 옛 영봉리, 장원방이었다
장원방 출신 공부의신 15명의 면면을 보면 장원방에서 배출한 첫 과거급제자는 길재의 제자 김치(金峙)다.
정헌대부 예조판서를 지낸 전가식(田可植)은 조선조 장원방에서 배출한 첫 장원급제자다.
매일 오로리 뒷산에 올라가 단종이 있는 곳을 향해 예를 올렸던 생육신 이맹전(李孟專)의 장인 김성미(金成美)도 빼놓을 수 없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농서(農書)인 농사직설(農事直說)을 편찬한 정초(鄭招)도 장원방이 배출한 인재다. 그는 1405년(태종 5) 식년시 을과에서 부장원에 올랐다.
김숙자는 1419년(세종 1) 증광시(增廣試) 병과(丙科)에서 장원을 차지했고, 그의 두 아들 김종석(金宗碩)과 김종직(金宗直)도 장원방에서 학문을 닦으며 문과에 급제했다.
장원방의 최고 가문은 진주하씨(晉州河氏) 집안이다. 하담(河澹)을 비롯해 그의 아들 하강지(河綱地), 하위지(河緯地), 하기지(河紀地)가 대를 이어 급제했다.
김여물은 임진왜란 때 신립과 함께 충주 방어에 나섰다가 탄금대에서 신립과 함께 물에 투신해 순국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후에는 박춘보(朴春普)가 1738년(영조 14) 식년시 을과에서 장원을 차지했다. 명필로 이름을 떨쳤고, 선산읍성 낙남루의 상량문을 직접 짓기도 했다.
이러한 영화(榮華)뒤에는 하위지가 장원급제 후 금의환향할 당시 기념식수로 심었다는 회화나무가 담벼락에 끼여 위태롭게 서 있다. 선산읍 이문리 서당공원 한 켠에 15명의 과거급제자의 간략한 이력을 새긴 비석이 장원방의 옛 명성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유림 사이에서 기념사업을 유형으로 추진코져 노력 하고 있는줄 안다.그러나 관리비가 들어가는 유형사업 보다는 무형의 장학사업도 권장 해봄직 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산 객사 또한 우리 고장의 자랑임에는 틀림 없다. 객관(客館)으로 쓰던 건물로, 지금의 선산초등학교 부근에서 일제시대에 옮겨온 것이라고만 전할 뿐 정확한 내력이나 연혁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록이 없다.
한편 『일선지(一善誌)나 『동국여지승람』등의 기록에서 선산 객사에는 남관(南館)·북관(北館)·청회루(淸廻樓)·양소루(養素樓) 등의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지금의 건물은 어느 건물을 옮겨왔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지금까지 선산의 지리적 배경과 배출된 인재 등을 살펴봤다. 다음 편에 더욱 상세한 이야기를 하기로 기약한다.
과거 선산의 찬란한 문화의 영화가 산업도시로 대한민국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공업도시라는 옷을 입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인근지역의 안동이나 영주. 상주 등이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도시가 확장되고 있는 반면 우리는 뭔가가 거꾸로 옷을 입는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탄탄한 문화 기반위에 선현들이 물려준 유산을 다시 한 번 꽃피워야 할 듯하다. 문화가 대세이다. 그 소임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기대해 본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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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 거주하지만,인근에 위치한 선산을 한번씩 가게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럴때마다 느끼는 바였는데,중요 문화사찰들이 참 많구나!하고 생각으로만 하곤했었는데, 이렇게 해설사님의 글을 읽다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된다.나혼자 보기엔 너무 안타까움마져 든다. 많은 구미시민이나 선산군민들이 이러한 글을 통해서라도 우리 주위에 중요 문화재나,인재들에대해 조금이라도 알아 갈수있는 시간을 가져볼수 있다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또한 해설사님의 건강과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09/04 18:4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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