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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큰고니들의 월동지가 위협받고 있다

안정분 기자 / 입력 : 2022년 11월 14일
철새도래기 지산샛강, 물 빠져 바닥드러나
샛강보존 위한 종합대책 마련해야
↑↑ 지난 9일 촬영한 지산샛강 모습(경북문화신문DB)
ⓒ 경북문화신문
천연기념물인 겨울 철새 큰고니들의 월동지인 구미 지산샛강이 수문공사와 환경훼손 등으로 생태환경으로서의 위협을 받고 있다.

철새 도래기인 지난 7일, 지산샛강은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한국농어촌공사 구미지사(이하 농어촌공사)가 수문공사를 한다며 물을 빼버렸기 때문. 농어촌공사는 지난 10월 초부터 양·배수 펌프장 공사를 위해 수문을 열고 물을 빼기 시작했다. 한 달간 수문을 열어놓은 탓에 지산샛강은 바닥을 훤히 드러냈다. 그나마 물이 고여 있는 샛강의 중앙에는 청둥오리 등 이곳을 찾은 겨울 철새 몇 마리만 보일 뿐이다.

지산샛강에는 월동을 위해 큰고니,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 겨울 철새들이 해마다 날아온다. 특히 철새 중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큰고니는 북유럽과 시베리아에 주로 서식하며 10월말경 우리나라와 일본 등으로 남하해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는 겨울철새다. 지산샛강에는 지난 2004년부터 큰고니가 찾기 시작했으며 매년 그 수가 증가해 2020년에는 1천여 마리, 지난해에는 600여 마리가 머물렀다. 큰고니는 현재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제201-2호, 환경부 멸종위기종 2급으로 보호되고 있다.

↑↑ 경북문화신문DB
ⓒ 경북문화신문
이처럼 철새 도래 시기에 샛강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고니들이 날아왔다 가는 경우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고니의 이착륙 등 안정적 서식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

박희천 조류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은 “비행기가 이착륙하는데 긴 활주로가 필요하듯이 고니도 수면 위에서 10m정도 앞으로 물을 박차고 비상한다. 또한 비행기가 착륙하듯이 날개를 최대한 펼친 상태에서 수면 위로 미끄러지 듯 내려앉는다”며 “물이 없이 마른 땅에 착륙하면 다리를 다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남지의 경우 고니가 월동을 위해서 왔다가 물이 없어서 가기도 했다”며 “고니가 오는 철에는 이를 고려해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국농어촌공사의 양· 배수 펌프장 공사현장(경북문화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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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곳이 철새 도래지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철새 도래시기에 맞춰 공사를 벌인 것을 보면 철새의 생태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물론, 더 문제는 이러한 사안이 구미시와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구미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7일 기자가 이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구미시에 확인을 하자 그제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문을 닫고 물을 채우기 시작했기 때문.

구미시는 지난 1월 환경정책과 외 6개 부서와 농어촌공사, 한국전력공사 구미지사 등 9개 관계부서들과 조류생태 전문가가 모여 고니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무색하게 한국농어촌공사는 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영농철에는 샛강의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물을 뺄 수가 없다. 영농철이 아닌 때에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철새 도래시기와 겹치게 됐다”며, “일주일 전부터 샛강의 물을 채우기 위해 수문을 닫았다. 공사는 둑을 쌓아서 물이 안들어오게 하고, 새는 것은 퍼가면서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고아양수장을 가동해 현재 평상시의 수위만큼 물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4일 확인 결과 강 바닥이 높은 곳은 여전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 경북문화신문DB
ⓒ 경북문화신문
지산샛강의 환경오염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 빠진 샛강 곳곳에는 스티로폼, PET병, 비료포대 등 온갖 쓰레기들로 넘쳐났다. 고여있는 물에 다량의 기름이 띠를 형성한 채 수면 위를 떠다니고 있는가 하면 일부구간은 녹조가 뒤덮고 있기도 했다. 과연 이곳에서 어떻게 철새들이 서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오염되고 훼손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사육하는 닭의 배설물이 샛강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 소장은 “인근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의 배설물이 샛강으로 흘러들어와 지난해 고니들이 죽기도 했다”며 “최근 AI 등으로 위험하니까 닭을 외지로 보냈다가 고니가 떠나고 없을 때 다시 사육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등의 자연환경 변화로 고니 주요서식지가 낙동강 하구에서 낙동강 중류인 구미의 지산샛강과 낙동강 해평습지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를 잘 유지관리 및 보호 한다면 우리나라 최대 고니 월동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산샛강의 생태계 보존을 위한 구미시의 종합적인 보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경북문화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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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동민

안타깝군요.
11/24 10:2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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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개성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희소성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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