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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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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문화예술회관이 지난 1일부터 한국조각가협회 경북도지부와 함께 야외조각전을 열고 있다. 문화예술회관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야외조각전이다. 작품 운반 등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야외조각전은 좀처럼 열리기 힘든 전시 중 하나다. 게다가 건축물의 진수를 보여주는 문화예술회관에서의 야외조각전이라니 기대할만하다.
2000년도에 처음 구미에 왔을 때 예술회관 건물에 압도당했다. 붉은 벽돌의 건축물은 웅장한 성 같기도, 메소포타미아 고대 건축물인 지구라트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건축물이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순간이었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작품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고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김수근 선생의 마지막 유작이기도 한 이 건축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 문화예술회관이기도 하다. 1989년 개관 당시의 구미의 번영이 그려지기도 한다.
각설하고. 전시 둘째 날 저녁 관람을 위해 예술회관을 찾았다. 야외 전시라 저녁에도 관람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으로. 조각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관람에 도움을 받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는 조각가와 도예가와 함께 했다. 우린 각자 작품을 둘러본 후 다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둘러보았다.
지적질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는 들어서자마자 비판을 쏟아냈다. 예술회관 건축물과의 조화를 기대하고 갔건만 공간의 어우러짐이 없고 어수선했기 때문. 그냥 예술회관 마당에 작품을 소복히 갖다 놓은 느낌이다. 큰 작품은 굳이 앞에 둘 필요가 없는데도 떡하니 앞에 서 있기도 하고, 함께 두면 더 좋겠다 싶은 작품들도 눈에 띈다. 게다가 야간 관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어두워서 하마터면 작품의 경계선에 걸려서 넘어질 뻔했다. 조명은 예술회관에 원래 설치된 대형 철 조각 작품에만 비칠 뿐이다.
그렇다면 조각 작품은 어떻게 감상하는 것이 좋을까. 동행한 조각가는 ‘이게 무엇일까’,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의심하기보다는 ‘이런 재료를 이렇게 사용했구나’,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를 있는 그대로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또 입체적인 것이 특징인 조각에서 대칭과 평면적인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옆면과 뒷면에서 봤을 때 볼 것이 없는 작품은 좋은 작품이 아니라면서. 작품을 감상할 때 새로운 재료를 사용했는지, 새로운 기술인지, 새로운 형태인지, 이슈를 담고 있는지 4가지 포인트를 기준으로 삼으라고 알려준다.
25개의 작품 중 황금 금고 위에서 골프를 치는 배짱이 작품 앞에 서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텐 그릇을 사용한 것도, 황금 금고와 배짱이의 설정도 유쾌했다. 많은 이야기를 하게 했다. 또 감상포인트대로라면 돌을 가지고 속을 파낸 ‘창’이라는 작품 역시 새로운 기술과 형태 등의 측면에서 좋은 작품인 듯.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조각 작품 역시 말을 거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전시는 11월 1일까지다. 놓치지 않고 관람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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