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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닫힌 시대로 가는 구미 행정

임호성 기자 / 입력 : 2019년 07월 22일
<기자수첩> 닫힌 시대로 가는 구미 행정

지난주 월요일인 7월 15일, 기자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두 번이나 시청을 방문하였을 때에는 아무런 요구도 없다가 퇴근이 임박한 시간에야 취재 공문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지난주 목요일이던 11일, 기자는 구미시 인사계에 전화를 해 ‘구미시의 총원과 직급별 직렬과 인원을 알고 싶다’고 통보하면서 ‘15일, 오전 10시까지 구미 시청으로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예정시간보다 조금 이른 15일 오전 9시 50분경 시청에 도착하여 담당주무관을 만나 예의 자료를 요청했고 담당주문관은 “과장님께 보고하고 17일까지 드리겠다”고 말했다. 일을 마친 담당 주무관과 기자는 웃으면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런데 오전 11시 50분 담당주무관에게서 전화가 왔다. ‘홍보담당관실에 먼저 취재를 요청하라는 것’이었다. 지난 5월 30일 경 보도 협조문(문자)을 보내 ‘언론취재로 인해 단위 부서 직원들이 고충을 토로하여 취재 전에 홍보담당관실로 먼저 연락을 주면 적극지원하겠다’는 구미시 홍보담당관 명의의 문자 내용이 생각났다. 경북문화신문에서는 이 문자를 받았을 때 보도지침이나 보도 검열이라 생각하고, 우리는 이에 응하지 않고 예전 방식대로 직접 구미시청 담당부서를 찾기로 결정을 보았다. 기자 역시 구미시청에 자료를 요청할 때는 담당부서에 ‘방문하기 전에 전화로 통보한 후 직접 찾아가 취재 요청’을 했다. 그것은 현재까지도 그렇게 진행되어온 방식이다.

그 ‘취재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기자는 15일 오후 2시경 구미시청 홍보담당관실을 찾았다. 다행히 홍보담당관 등이 자리에 있어 기자가 홍보담당관실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홍보담당관은 “직원들의 고충도 해소하고 담당언론사에 적극적인 보도 지원을 해드리기 위해 문자를 발송한 것” 뿐이라며 담당계장을 불러 알아보고 지원을 해주라고 했다. 이에 담당계장 역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15일 오후 5시 47분, 시청 보도계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취재요청서를 문서로 만들어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기자는 “오전에도 방문하였고 오후에도 방문하였지만 취재요청서나 문건으로 취재를 요청하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이것이 보도검열 아닌가?”라 되물었지만 보도계장은 “취재 공문 없이는 자료를 못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는 “취재 공문은 보내줄 수 없으니 시에서 주던지 그것은 시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며 전화를 끊었다. 인사조서에도 나오는 직렬과 직급이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갔다.

물론 처음부터 취재 공문(요청서)을 요구했다면 기자는 그 요구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데 두 번씩이나 시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오지도 않았던 취재요청서라는 공문이 오후 5시가 넘어 퇴근을 10여분 남겨둔 시간에 나온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이 말하는 이유 ‘어느 언론에서 무슨 자료를 요청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시청의 주장이라면, 시청 공무원들인 담당공무원에게 자료를 남기게 하면 되고, 그것을 취합하는 일을 언론담당관실에서 하면 된다. 왜 취재요청서를 만들게 하는지, 밝히기 어려운 자료라면 '제공이 어렵겠다'고 하면 될 것을 도저히 그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보도지침이자 보도검열이라 생각한다.

구미시의 언론관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것이 시장의 행동지침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도검열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본 기자의 생각이다.

구미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7월 1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 언론사의 질문에 대해 구미시장은 “인사는 시장 고유의 권한이다. 이를 왈가왈부한다면 더 이상의 간담회는 없다”는 투로 말했다고 한다. 물론 인사는 시장의 고유권한이다. 그리고 그 인사가 잘되었는지 못되었는지를 물을 수 있는 사람은 시민들이다. 또한 시민들을 대표한 기자들에게 기자간담회를 하는 것이다. 그러한 자리에서 ‘고유권한’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차단해 버리는 시장의 언론관이 과연 상식적인 언론관인가? 또한 구미시장의 행태는 지난 2월 25일 구미시민들이 ‘SK유치’에 대한 공식 마무리 자리에서도 드러난다. 그 자리에서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버젓이 발언을 시작했다. 구미시장에게는 이미 구미 언론은 없다는 것이며, 시민도 안중에 없다는 뜻이 아닌가?

기자를 비롯한 구미의 언론 역시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를 통해 거듭나야겠지만, 이를 대하는 구미시청의 행태 역시 바뀌어야 한다. 구미시장이 민주당 시장으로 바뀐 지금 보도검열 논란이 일고 있는 구미, 진짜 구미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분명히 짚어 봐야한다.
구미 닫힌 시대로 흐르는가?


임호성 기자 / 입력 : 2019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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