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흔들리고 있다. 그것은 17일 부산지역 3선 김세연 국회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불출마선언 기자회견장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이며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가 됐다”면서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 대표와 같이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함께 물러나자고 했던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경우) 총선에서 지면 물러나겠다. (나 원내대표) 지금은 패스트 트랙과 공직자범죄수사처 저지가 먼저다”면서 현 상황을 비켜갔다.
이러한 와중인 19일 대구 지역의 초선의원인 곽상도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 몸담았던 고위 공직자로서 대통령이 탄핵되고 정책이 실패한 데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면서 “당 지도부가 납득할 만한 기준만 정해 불출마를 요구하면 받아들일 것”이라 밝혔다.
또한 20일 새벽 대구 수성갑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던 김병준 전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SNS를 통해 “설사 진다해도 한국당의 자산이 될 수 있는 곳에 출마하겠다”면서 “서울, 수도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중앙당에서는 현역 50% 교체론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공천에 못 받으면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TK 지역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이러한 보도를 접한 구미시민은 “왜 우리 구미지역에는 곽상도 의원 같이 책임지려는 국회의원이 없나?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정당지지율에 미치지 못하는 후보는 모두 바꿔야 한다”고 쏘아 붙였다. 또 다른 한 시민은 “할 사람이 없다. 누가 해도 마찬가지”라며 혀를 찼다.
현재 구미 지역에서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이대로는 안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제 5개월이 채 남지 않은 총선을 두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으며, 3~40대 유권자들의 마음은 이미 자유한국당에 등을 돌린 상태라고 한다. 이 말은 이제 구미지역은 예전의 TK 지역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총선을 준비하는 자유한국당 중앙당과 구미시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군으로 출마하려는 사람들은 이 말을 무겁게 들어야 한다.
20일,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과 “칼을 들겠다”는 말과 함께 초강도 인적쇄신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초강도 인적쇄신은 스스로부터 해야 한다. 국회의원 현역 50% 교체에 앞서 황교안 대표 등 당의 자산들이 김병준 전위원장과 같이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를 해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흔들리는 자유한국당, 당을 해체하든 그대로 가든 당의 운명을 건 쇄신책이 나와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러다 우리 민주당으로 넘어갈 거요”라는 뼈있는 한마디를 던진 구미시민의 말이 기자의 귓가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