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천은 지난 2017년 물순환형 하천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구미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금오천은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콘크리트 범벅’이라는 오명을 쓰면서 죽음의 하천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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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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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벚꽃나무로 인해 벚꽃이 개화할 시기인 4월 초순경과 지난 10월에 열린 청춘 금오천 축제 때에만 사람들로 북적일 뿐, 금오천은 제대로 된 생태하천으로 변모하지 못했다. 금오천은 물만 흐를 뿐 그 주변은 온통 콘크리트뿐이며 금오천을 흐르는 물 밑에는 시커멓게 죽어가는 물이끼뿐 물고기를 기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
현재도 마찬가지인 상황. 날이 쌀쌀한 12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위해 금오천변을 많은 시민들이 거닐고 있었지만 그들은 금오천을 감상하기 보단 스스로 운동에 집중하고 있을 뿐, 금오천에서 물고기를 찾고 있는 기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다. “금오천에 물고기가 살고 있네요”라는 기자의 말에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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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메마른 금오천 바닥에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물고기 들은 떼를 이루며 유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환경은 척박하기만 했다. 물고기들이 유영하면서 쉴 수 있는 수초하나 자라지 않은 것이 금오천의 현실이며, 콘크리트 덩이만이 나뒹굴고 있었다. 지금 현재 금오천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금오산에 비가 많이 내리면 그 비와 함께 저 멀리 낙동강으로 합류하고 말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어쩌면 그 물고기에는 그것이 해방인 셈일지도 모른다.
구미시청의 한 관계자는 “금오천을 정비하고자 국토부에 요청했지만 안전 및 재난 관리만 담당할 뿐”이라고 말하면서 “시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금오천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예산이 언제 이곳에 투자 될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데이트를 즐기고 있던 한 젊은 커플은 “금오천은 우리 구미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라 생각하는데, 4월과 축제때에만 금오천에 활기가 넘쳐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때에도 물이 흐르고 있는 금오천에는 아예 관심이 없는 것 같다”라 밝히면서 “사시사철 금오천에 사람이 넘쳐 나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한다. 이들의 말처럼 구미의 랜드마크인 금오천 살리기에 시민들이 앞장서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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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금오산은 돌산이자 산세가 험한 악산이다. 그러다 보니 비가 한번 내리면 금오천 등을 비롯한 모든 금오산을 기반으로 하는 제 하천들은 엄청난 물줄기에 제몸하나 건사하기 힘들다. 이러한 지형조건에서 어쩌면 금오천을 살리고 아기자기한 인공조형물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콘크리트 범벅이라는 오명을 지닌 것도 이와 무관할 수 없다.
그러나 구미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은 금오천이 구미의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다 알고 있다. 시에서 금오천을 개발할 때 재난재해에 안전한 친수시설물을 설치하고 그리고 시민들은 그 친수시설물을 보호하고 아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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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스산하기 조차한 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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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금오천의 한 교각 아래 씌여진 ‘문화로 청춘을 만드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또한 본지에서 지난 2015, 7,23일자 보도 한처럼 ‘금오천 콘크리트 옹벽, 야외전시장으로(경실련이 구미시에 제안)’ 같은 금오천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금오천에는 현재 물고기가 살고 있다. 금오천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처음 오리를 만났을 때, 그리고 금오천의 억센 콘크리트 환경 속에서도 조차 물고기가 살아 있음을 확인 했을 때, 기자는 물고기를 찾고 있었지만 이 척박한 환경 아래에 물고기가 없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금오천에 물고기 살고 있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든 아니면 어떤 마음 고운이의 배려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행운이 아니라 필연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금오천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면 오리 떼든 또 다른 새 떼든 물고기를 찾아 올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생태환경이다.
금오천에서 운동을 하든, 산책을 하든 금오천의 진수환경과 함께 물고기들 그리고 새떼가 모두 어우러져 하나가 될 때, 금오천. 가장 아름다운 그때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