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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미래다10>‘농촌을 새롭게 디자인한다’ 미녀농부 이정원 대표
임호성 기자 / 입력 : 2019년 12월 02일(월) 13:25
삼백(三白)의 고장이라 불리는 상주 땅은 농사 짓기 최적이다. 낙동강을 휘돌아 사벌과 중동을 거쳐 함창의 반듯하고 넓은 대지가 펼쳐지며, 또한 은척을 비롯한 중화 지역이라는 고랭지를 두루 갖춘 비옥한 토지는 예로부터 상주를 오롯이 지켜준 그들만의 대지였다. 이 상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촌과 세상의 커뮤니케이터를 자처한 미녀농부 이정원 대표가 다함께 잘사는 농촌을 꿈꾸며 살고 있다.
ⓒ 경북문화신문

이정원 대표. 그는 현재 쉼표영농조합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나 그가 애초 농사를 짓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귀농한 것은 아니었다. 보통사람들이 상상하는 부농 집안도 없는 그가 왜 상주에서 농촌큐레이터로 불려지 길 원하는지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그가 태어난 곳은 상주시의 사벌면이지만 그의 집은 농사를 짓는 가정이 아니었으며 집과 학교 밖에 몰랐던 모범생이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바쁘다는 이유로 잘 먹지 못해 건강을 헤치게 되어 상주본가에서 좀 쉬게 되었다고 말한다. “제 꿈이 ‘잘 먹고 잘 살자’인데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은 학교와 직장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깨달았는데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잘 실천하지 못한 것 같아요. 고향집에 내려와서 ‘잘 먹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집 뒤편에 있는 텃밭을 가꿔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흙을 밟는 것이 이렇게 좋은 느낌이 들었고, 자연의 바람이 뭔가 나를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라면서 귀농을 선택한 과정을 설명한다.

“동네 아는 분들의 휴경지를 임대하여 밭농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라면서 지금으로부터 5년전을 담담히 그려나갔다. 처음엔 자연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농사를 짓다보니 “내가 맛있게 먹으니 남들도 잘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쌀을 갖고 새로운 디저트나 빵도 개발해보고 쿠킹클래스도 열기도 했어요. 특히, 잼 같은 경우 시중에 파는 것은 화학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는데 우리는 과일을 더 많이 넣고 첨가물은 최대한 줄이려고 하고 있어요”라면서 쉼표영농조합법인에서 하고 있는 일과 자신의 업무를 설명해나갔다. 그는 현재 논농사와 밭농사 그리고 과수까지 많은 양은 아니지만 조금씩 짓고 있다고 설명한다.

“땅을 가진 게 없다보니 임대해서 농사를 짓게 되는데 그해그해 임대하는 땅의 규모가 달라져요. 소규모 농사로는 밥벌이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예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조금만 둘러봐도 아시겠지만 시골에는 자원이 넘쳐나고 있어요. 또한 제 주변에 크게 농사를 짓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좋은 일을 하고 싶은데 시간도 없고 하는 방법도 잘 모르고 해서’라는 분들이셨어요. 그분들과 함께 ‘살기 좋은 농촌’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영농조합법인을 만들게 되었고, 그중 제가 농지도 얼마 없고(하는 일이 많이 없어서,,, 웃음) 젊다보니 자연스럽게 대표가 되었어요”라며 쉼표영농조합법인의 창립 과정을 설명했다.
ⓒ 경북문화신문

쉼표영농법인은 현재 5명의 직원들이 업무를 분장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몇 분이 나가셔서 인원을 보충해야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지금은 바쁜 시기다보니 손이 맞지 않으면 영농조합의 일을 하기가 어려워요. 올해는 넘기고 직원을 보충하려고 해요”라면서 쉼표영농조합법인이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한다. 쉼표영농조합법인에서는 1차 농산물인 쌀, 잡곡, 콩, 배, 사과, 곶감, 감말랭이, 표고버섯, 복숭아, 포도, 달걀 등을 판매하고 2차 가공품인 조청, 배즙, 양파즙, 막걸리키트. 현미차, 흑미차, 도라지차, 우엉차 등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참기름과 들기름 등도 판매하려 준비 중이라 말한다. “저는 개발자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요”라면서 소금과 쌀 등 자기만의 노하우를 갖고 개발을 하기도 하고 판매를 한다고 말했다. 쌀 같은 경우 1kg, 3kg 소량 판매를 시작했고 2017년부터는 정기배송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우리 같은 경우 도정비 등을 아낄 수 있고 소비자는 새롭게 도정한 쌀을 먹을 수 있어 좋아요”라 말한다. 매달 첫째 주에 도정해서 판매하고 있다.

처음 농사를 짓고 계시는 어른들이 보시기엔 제 정신이 아닌 것으로 생각됐지만 시대 트렌드에 맞게 개별 포장을 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틈새시장을 발견한 것이다. 이정원 대표는 쌀이라는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발견하고 있었다. 또한 그의 법인은 농산품의 판매 플랫폼 역할은 물론 새로운 가공을 통한 6차 산업의 기획과 컨설팅 지역 중심의 관광, 체험, 숙박, 맛집기획 그리고 농촌교육과 지역 맞춤형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등 다양한 농촌과 연관된 일을 개발하고 있다. 왜 이정원 대표의 명함에 농촌큐레이터라는 직함이 붙었는지 이해하게 됐다.
↑↑ 쉼표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든 제품들
ⓒ 경북문화신문

“우리 법인의 이사 분들이나 저 같은 경우는 이미 유통망이 거의 정해져 있어요”라 말한다. 그러다보니 우리 법인은 지역의 영세하거나 새로 귀농한 청년 등 판로가 없어 힘들어 하는 분들의 농산물을 구매하고 가공해서 판매 플랫폼을 통해 판매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날 두레나 품앗이 같은 일을 이정원 대표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하고 있었다. 법인 이사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해야하는데’라는 말이 이해가 갔다. 또한 “요즘 농사짓는 분들 중 자기 브랜드를 갖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러한 분들에게 스토리텔링을 거쳐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라고 한다. 쉼표영농법인은 초창기 이사인 6명이 다함께 법인을 이끌어 나간다고 했다.

제가 미녀농부라는 네이밍을 지은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농부이미지는 장화에다 밀짚모자를 쓰시고 일하는 그러다보니 햇빛과 어려운 농촌현실에 그을려있는 중년이상의 나이를 가지신 분들이라는 상상을 많이 하잖아요. 그러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농부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그는 농사지을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외부로 강연을 가거나 회의 등에 참석할 때는 화장도 많이 하고 옷도 멋있게 차려입고 나간다고 말한다.

이렇게 생활하다보니 제 스스로가 많이 변화한 것 같다면서 스스로에 대해 얘기한다. “원래 제 별명이 정원봇이였어요. 로봇 이정원이랄까? 제 생각에도 지난날 저를 돌아보면 학창시절에는 말썽피우지 않는 모범생이미지,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메마른 새침떼기 같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귀농을 하고선 제 생활자체가 엄청 풍요로워 진 것 같아요. 돈이 많아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삶의 기반이 축적되었다고 할까요?”라고 말한다. “창업영농의 독특한 케이스다보니 강의도 많이 하고 대통령 직속기관인 일자리 위원회의 위원도 되어 회의도 참석하고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경험을 많이하고 살아가요”라면서 웃는다. 이정원 대표의 말 속에서 돈이 축적된 것이 아니라 삶과 사람들이 축적된 모습이 지나갔다.
ⓒ 경북문화신문

그는 또 말한다. 어른들한테 배우는 노하우는 정말 감동이예요. “제가 처음 양배추 농사를 지었을 때 벌레가 너무 많이 생겨서 울상을 하면서 옆집 할머니에게 여쭈니 막걸리랑 뭐랑 섞어 언제언제 뿌리면 다 없어진다하시는 거예요. 그렇게 해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벌레가 없어졌어요. 어르신들이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겪은 실패와 성공한 체험담 등 구전으로 이어지는 농사에 대한 노하우가 엄청나게 많다고 생각해요”라면서 그러한 것들이 없어진다는 것을 상상하면 대한민국의 막대한 손실이라고 말한다.

농사의 기본은 땅이다. “묘종도 중요하지만 농사의 기본은 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농사를 지을 때 첫해에는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네잎클로바 같은 것을 키워 땅의 기운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땅은 제가 이 땅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이 순간일 뿐, 제 후손들이 대를 이어 농사를 지어야 우리의 공동 자산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농약도 최소한으로 사용하게 되고 땅 기운을 회복시켜주는 일을 많이 해요”라면서 땅에 대한 마인드를 전한다. 상주의 땅은 오늘도 이렇게 더 좋은 대지의 기운을 얻는 것 같았다.
ⓒ 경북문화신문

여기에 한마디 덧붙인다. “농촌문제는 바로 도시 문제이기도 해요.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농촌을 빼놓고 말할 수는 없거든요. 서울에 한번 올라가는 데 힘이 들지만 제가 왜 바쁜 짬을 내서 올라갈까요. 그것은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농촌에 가면 다 잘살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 같은데 농사에 대한 실패 같은 것도 대비해야 되고 농촌의 현실(땅값, 집 값)도 분명히 존재합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농촌의 현실이 바로 대한민국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농촌의 문제가 해결되면 도시문제도 해결된다고 생각해요”라면서 농촌큐레이터의 또 다른 변모를 보여줬다.

또한 그는 “국가나 시에서 농지를 확보하여 귀농하는 분들께 임대를 해줘 귀농초기인 1~2년 동안은 먹고 살 수 있는 기반과 앞으로 자기 농사를 어떻게 지을 수 있을지를 현장에서 직접 느끼면서 설계하는게 중요해요”라고 말한다. 즉,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귀농해본 사람의 체험에서 나온 말이다. 현재 쉼표영농법인에서는 연세가 많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텃밭의 활용과 법인 이사 분들의 양해를 구해 과수밭을 임대해서 귀농한 분이나 청년농부들에게 이용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북문화신문

부모님이 농사를 짓지 않는데도 농사에 도전했으며, 미녀농부라는 네이밍으로 새로운 농촌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미녀농부, 이정원. 그는 대통령직속기관인 일자리 위원회의 위원을 맡는 등 이제는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근면과 어떤 환경에서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활에서 나온 지식이 큰 힘이 되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상주 쌀과 상주 배가 프랑스 어느 농가에서 익어가는 고급 포도주와 같은 명품브랜드로 재탄생 할 날을 기다려본다. 그것이 바로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반짝반짝 빛나는 미녀농부 이정원 대표가 할 일이다.
임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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