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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세상일기⓸]행복한 시민의 조건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17일(수) 14:35
ⓒ 경북문화신문
“백 리 안의 근심거리를 생각하지 않고 천 리 밖을 중시한다면 이보다 더 잘못된 계책은 없을 것입니다.”
전국戰國시대, 해가 뜨면 싸우고 자고 나면 나라의 주인이 바뀌는 기원전 4세기경 혼돈이 연속될 때 책략가 소진이 한 말이다. 당시 패권국 진秦에서 인정을 못 받은 소진은 여타 6개국이 합종하여 진에 대항하도록 동맹을 이끌어 낸다. 강대한 진나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여섯 나라가 똘똘 뭉쳐야 한다고 제왕들을 설득한다. 첫 번째 방문국인 연나라에 가서, 멀리 있는 진나라와 가까이 있는 조나라 중 어느 쪽이 더 위협적인지를 정확하게 관찰하도록 하여 인접국 조나라가 화근의 뿌리이니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 천하를 통일하라는 논리이다.

민선 7기 출범 1년을 맞이한 장세용 시장의 기자 간담회 기사를 보았다. 그간의 노력으로 ‘상생형 구미일자리’ 사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고, 국・도비를 확보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했음을 알렸다. 또 구미 공단 50주년을 맞아 미래산업 발전 전략을 구체화하였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본격 착수하였으며 문화관광도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보편적 복지체계를 구축하는 등 시정 전반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 1년간 역량을 집중했다고 한다. 특히 임기 시작과 함께 시민 중심의 내실 있는 행사 운영을 위한 ‘의전 간소화’ 지침을 마련해 과도한 의전 관행을 개선하고, 열린 시장실 및 열린 시민 사랑방, 소통 간담회 운영 등으로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열린 행정을 구현했으며, 시민 원탁회의, 주민 참여예산제, 공약사업 시민 평가단 운영 등 함께하는 시민참여제도 확대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정을 펼쳤음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장의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도 지난 1년간 구미지역의 어려운,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그야말로 ‘숨가쁜’ 시간을 보냈음을 알 수 있는 자료는 많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마을에 닥친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들로 인해 우리 시장님의 노고가, 밤낮없는 애쓰심이 눈에 보이기는커녕 시민과의 소통과 대화를 외면하는 그렇고 그런 정치인으로 보이는 것을 말이다. 최근 출장소 관내 대다수의 읍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을 단위의 집단민원 혹은 분규에 대해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은 전혀 없으니, 과연 우리 시장님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일이다. 마을 주민들의 삶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특정 업자가 벌이는 반환경적 사업-대형축사, 태양광, 돌공장-에 대하여 1차적으로 주민들은 반발하고 시위를 하게 된다. 일상은 뒤로 하고 생계를 팽개친 채 전력을 다해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저 원래 모습대로 평화롭게 살고 싶은 것’ 뿐이다. 그간 구미시에서는 농가소득 향상을 위하여 농업 발전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인구정책 토론회를 통해 새로운 구미형 인구정책을 수립하고자 시도하였다. 그외에도 로컬푸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농촌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러한 모든 노력과 대책, 방안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여러 마을의 다툼을 해결하지 않는 한 공염불임을 알아야 한다. 마을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지 못할진대 무슨 소득향상이나 마을 활성화를 기대할 여유가 있을까. 민선 7기 출범 1년을 맞아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일은 내적 갈등의 치유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함을 깨닫는 것이다. 곳곳에서 ‘오로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이 입은 상처를 보듬어 줄 생각은 않고, 이를 외면한 채 또 다른 정책을 들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죽이는 일만 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훈훈한 ‘마을’ 이미지를 활용하여 정이 넘치는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구미시에서는 정이나 여유를 가지고 잘 살아가고 있는 농촌 마을을 되레 피폐화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니 이러고도 주민들에게 무슨 ‘행복한 구미’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묻고 싶다.

갈등은 장애물을 치우는 과정이다. 장애물이 있는데도 애써 외면하거나 없는 것처럼 살아서도 안 된다. 이해 당사자는 물론 모두가 합심해서 치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그 노력을 하는 과정 중에서 친밀해지고, 해결을 통하여 행복을 느낀다. 지금 마을마다 주민들이 겪는 갈등을 해결하는 것만이 ‘참 좋은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갈등 해소를 위해 구미시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저자소개> 
선주문학회 사무국장. 공감독서활동가. 대구교육청 1인1책쓰기 지도교사・중앙일보 NIE 연구위원 역임.
경북문화신문 기자  gm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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