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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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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무을의 버섯축제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인근 각지의 여러 축제가 이날(10.12) 한꺼번에 열리게 되어 내심 방문객의 감소를 우려했으나, 재방문객을 중심으로 예년과 비슷한 정도의 방문객들로 여전히 붐볐다. 이제 버섯축제는 ‘지역의 고유한 축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여겨진다.
농촌은 단순한 농업생산의 공간으로서만이 아니라 관광 및 여유있는 생활공간으로 다양화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농촌에 대한 접근은 도농 상생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지 오래다. 농촌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푸드플랜 등 농업기반의 획기적인 변화와 아울러 지역축제가 매우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차별성 없는 소재나 프로그램으로 기획‧양산되고 있어 개최 의도에 맞는 실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데 비해, 무을의 버섯축제는 고유한 문화(무을농악)와 지역 특수성(버섯 등 특산물)을 반영하고 정체성(청정고을)을 강조하면서 널리 알려져 특히 재방문이 많은 편이다. 본인이 속해 있는 귀촌인 모임 ‘연악산 사람들’에서는 금년까지 모두 네 번에 걸쳐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봄부터 농사지은 농산물로 고추장 등의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매하여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이다. 축제참여가 끝나면 1)우리 귀촌 모임 활동과 2)버섯 축제 전반에 관해 나름대로 점검을 하고 있다. 방문객의 만족도나 재방문 의향 그리고 행사관리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토의하고, 주변에 두루 의견도 구한다. 물론 체계적인 조사를 통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팀의 판매전략을 위하여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하다 보니 제법 유용한 ‘축제 돌아보기’가 된다.
긍정적인 평가로 재방문객이 많음과 장소의 특별한 유대감을 들 수 있겠다. 무을지가 주는 남다른 정서는 좁은 축제마당의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 남음이 있다. 복잡한 공연장을 벗어나 시원한 호숫가를 배경으로 거닌다든지 사진을 찍으면서 즐기는 휴식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청정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때문에 장소에 대한 이미지가 오래 기억되는 듯하다. 마치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하는 식당의 모습, 장년층은 여기서 즐기는 국밥과 막걸리를 잊지 못한다고 한다. 어릴 적 엄마를 따라 가본 시골 장터 혹은 알싸한 정이 묻어나는 고향의 정경이 머물러 있는 곳으로 여겨지기에 매년 찾게 된다고 한다. 또 마트에서 비싸기만 한 건표고를 한 아름씩 사가는 기쁨도 있어, 대구나 서울 등 비교적 먼 곳에서 시간을 내어 찾아온다고 한다. 이는 과거의 아름다운 기억을 자극하고 장소의 이미지에 대한 일치 효과가 있어 축제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따스한 향수 때문에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이러한 모습에서 축제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일찍부터 도로를 정비하고, 당일엔 유관기관(면사무소‧농협‧봉사 요원 등)에서 축제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예년과 비교된다고 주변에서 많이들 지적한다.
주차 시설에 관한 것은 고칠 점으로 지적된다. 주변도로가 모두 2차선이라 한쪽 차선을 이용하다 보니 주차선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자연히 걷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어떤 이들은 오히려 호젓하게 걸을 수 있어 좋다고 하니 역시 느낌은 상대적인가 보다. 그 외 편의시설이나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 축제경험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넘실대는 안곡지와 누런 들판의 물결은
언제나 그리는 마음의 고향
많이도 찾아왔네 버섯축제
서울, 대구, 동네방네에서
청정한 고장이라
표고는 날개돋힌 듯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참 많이도 웃고 떠들면서
꿀밤떡 맛보고
과일도 사고 땅콩은 덤이다
흥겨운 농악과 간드러진 금잔디는
플라타너스잎을 굴러
춤추게 하고
마당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모두 가을풍경에 잠겨간다
오 영원하라
삶의 고운 흔적
물골 사람들의 순수한 결정체
무을 버섯축제여!
<저자소개>
선주문학회 사무국장, 공감독서활동가
대구교육청 1인1책쓰기 지도교사・중앙일보 NIE 연구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