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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世說新語㉑
'(始制文字시제문자)비로소 문자를 만들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12일(화) 15:39
ⓒ 경북문화신문

상고시대에는 문자가 없어 매듭을 묶어서 뜻을 전달하는 결승문자(結繩文字)가 있었다. 이후 복희씨(伏羲氏)가 처음으로 결승문자를 대신할 서글(書契) 문자를 만들었고, 그의 신하 창힐(蒼頡)이 새의 발자국을 보고 글자를 만들자 하늘은 곡식비를 내리고 귀신들은 밤새 울었다고 한다. 또한 《순자(荀子)》 〈해폐편(解蔽篇)〉에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창힐 홀로 글을 전한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한자가 특정한 인물의 발명품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구체적인 인물을 제시함으로써 실제적 근거를 만들고 싶어 하는 중국인들의 역사관을 엿볼 수 있다.
始(비로소 시)는 뜻을 결정한 여(계집 녀)와 발음을 결정한 台(나 이)가 합쳐진 글자다. 모든 생명의 탄생은 여자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制(만들 제)는 未(아닐 미)와 刂(칼 도)가 합쳐져, 칼로 나무를 잘라 정리하는 상황에서 옷감이나 재목 등을 재단하고 정리하여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다’는 의미로 그 뜻이 파생되었다.
文(글월 문)은 사람이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본뜬 상형자다. 원래는 사람의 가슴부분[▽]에 문신이 새겨져 무늬의 의미로 쓰였다. 이후 ‘글자’란 뜻이 생겨남으로써 ‘무늬’란 뜻을 가진 글자와 독립하기 위해 紋(무늬 문)을 다시 만들었다. 다시 말해 紋자가 文자에 비해 훨씬 후대에 만들어진 글자이다.
字(글자 자)는 집[宀 : 집 면]에서 자손[子]들이 차츰 불어나가듯 글자가 점점 불어나다는 의미에서 오늘날의 ‘글자’란 뜻을 가지게 되었다. 흔히 일반인들은 낱글자로 구성된 문장을 ‘文’, 그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낱글자를 ‘字’라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문자학에서는 文은 나뉘지 않는 독립된 글자를, 글자를 이루는 기본요소들이 합쳐져 이루어진 것을 字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자(漢字)를 뜻글자, 한글을 소리글자로 규정하고 있지만 한자에도 상당부분 소리의 요소를 담고 있는 글자들이 있다. 예컨대 烏(까마귀 오), 鳩(비둘기 구), 牛(소 우)의 경우처럼 우는 소리를 바탕으로 한 글자와 힘들어 크게 내쉬는 날숨의 소리를 본뜬 휴(休 : 쉴 휴)자가 그 대표적인 글자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gm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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