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박상수의 世說新語㉗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05일
'조정에 앉아서 도를 물으니 坐朝問道(좌조문도)'
ⓒ 경북문화신문

위문장을 《천자문(千字文)》 주석(註釋)에는 “임금이 치적을 이루는 요체는 다만 몸을 공손히 한 채 조정에 앉아 어신사람을 존경하고 왕도(王道)를 물어 논의함에 달려 있을 뿐이다.[人君爲治之要 只在恭己而坐朝 尊賢問道而已]”라고 풀이하였다. 사람의 지식이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방법은 훌륭한 신하의 도움을 받아 그들과 함께 지력을 보아 정사를 펴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왕도를 실현하는 방법이었다.
坐(앉을 좌)는 흙덩이[土] 위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본뜬 글자다. 건축물[广] 안에 앉아 있는 모습[坐]을 본뜬 글자인 座(자리 좌)와 아주 흡사한 글자다. 그래서 座자를 건축물을 세는 단위로도 쓴다.
朝(아침 조)는 아래위로 나누어진 艹(풀 초)와 그 사이에 떠 있는 해[日]와 달[月]의 모습이 합쳐진 회의자이다. 지평선 위 풀 사이로 해는 아직 떠오르지 않고 달은 서쪽으로 지지 않은 이른 시간인 ‘아침’을 의미한다.
問(물을 문)은 발음을 결정한 門(문)과 뜻을 결정한 口(입 구)가 합쳐진 글자다. 또 門은 대문을 본뜬 상형자로 ‘집안’, ‘가문’, ‘집’ 등의 뜻이 있는데, 상대방의 집[門]을 방문하여 입[口]으로 안부를 묻다[問]는 의미로도 쓰인다.
道(길 도)는 흔히 ‘책받침’이라고 잘못 부르는 부수 辶(쉬엄쉬엄 갈 착)과 首(머리 수)가 합쳐진 글자다. 허신(許愼)은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도(道)란 다니는 길이다. 착(辵)과 수(首)가 합쳐진 글자다. 일달(一達)을 도라고 한다. 도(導)는 고문의 도(道)로 수(首)와 촌(寸)으로 구성되어 있다.[道 所行道也 從辵從首 一達謂之道 導 古文道 從首寸]”라고 설명하고 있다. 道는 사람이 통행하는 ‘길’이란 의미에서 사람이 가야 할 길인 ‘도리(道理)’의 의미로 뜻이 파생되었다. 또 ‘길’의 의미를 가진 글자로 途(길 도)·道(길 도)·路(길 로)가 있는데, 이 세 글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途는 한 대의 수레가 다닐 수 있는 좁은 길, 道는 두 대의 수레가 다닐 수 있는 중간 크기의 길, 路는 세 대의 수레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을 이른다. 지금을 구별 없이 동일한 뜻으로 쓰인다.
유학에서 지향하는 이상적인 정치적 행위는 ‘좌조문도(坐朝問道)’는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경연(經筵)이라는 형태로 시행되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왕은 신하들과 치열한 논쟁을 거쳐 얻어낸 결과물을 정치라는 무형의 가치로 발현함으로써 왕도정치의 실현에 노력하였다. 세종은 20년 재위기간 동안 매일 경연을 열었고, 성종은 25년 재위기간동안 매일 3차례씩 경연을 열어 대신들의 의논을 경청하였다. 이것이 조선이 500년을 이어 올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였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05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대구취수원 이전 ‘원점 재검토’… 구미 이전안 다시 급부상..
경북보건대 스마트물류과, 쿠팡CFS 정규직 취업 성과 달성..
상주시, ‘2차전지 클러스터 조성사업’ 첫걸음...2030년 준공 목표..
힐링파인연구소, `웰니스 숲여행` 본격 운영..
구미시로컬푸드직매장, 누적 매출 100억 원 돌파..
[신간소개]조선시대 간찰 서식집《역주 한훤차록寒暄箚錄》..
구미대, ‘전통시장·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스마트 방제기로 일손 걱정 덜어요˝..
구미대 사이클부, 전국 대회서 금메달 4개 휩쓸어..
구미시선산보건소,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최신댓글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산과 함께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멋지네요.!!
늦은감은 있지만 향토문화유산의 조명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 기대를 하게 됩니다.
다자녀 혜택 때문에 그런거 아니고? 우리도 다자녀 농수산물 지원 5만원 사이소에서 사라길래 회원가입했는데 ...
8명이 시위 하는데 안전상의 문제라면 지나가는 개도 웃을판이네 아~ 찍새까지 9명인가?
요즘은 형곡동에서 사곡오거리로 아우토반 넘어가는 시작점부터 화물차들이 대놓고 주차해 놓던데 그 큰 도로에 화물차 주차가 말이 됩니까? 구미시는 왜 가만히 방치하는지 사고 나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는지
특별히 개성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희소성도 없고
그래서 가은중은 고려대 우리는 구미대? "
지자체나 출연기관, 보조금 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부분 행사들이 취지나 명분만 포장하고 있고 내용의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사말과 자아자찬에 기념사진 남기기가 주요 사안인 것 같다. 다른 지역도 어느정도 닮은 꼴이겠지만 변화와 발전을 위한다면 좀 바뀌어야한다. 사진찍기에 동원되는 관계인들도 관계를 위한 자리가 아닌 목적과 가치를 짚어보는 자세로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구미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이라면...
뭣이 중헌디?
오피니언
《천자문》 주석에 “거야군(鉅野郡)은 태산(泰.. 
도시는 빠르게 변합니다. 낯익던 골목이 사라지.. 
-이순원의 『19세』 @IMG2@행복’의.. 
一善郡은 《삼국사기》에 선산 지명으로 처음 등.. 
여론의 광장
구미대, 나노헬스케어 500만원 상당 물품 기증 받아..  
상주시청 조선영 선수, 국제사이클대회 은빛 질주..  
구미시, 공실 원룸 활용한 청년 주거 지원사업 본격 추진..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