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서재원의 세상읽기(32)]마을자치지원관을 배치하라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8월 10일
ⓒ 경북문화신문
몇 주 전에 본란을 통해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시민과 행정간 중간 조정자 역할을 하는, 시민교육과 컨설팅 등을 통해 주민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 수요에 의한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공급하여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며, 행정실패를 최소화하여 주민 만족도를 증진할 수 있는 조직을 구미시와 의회에 제안하였다. 그러한 중간지원조직과 함께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마을자치지원관 배치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구미 지역에서처럼 읍면동장이 임명하는 주민자치위원회 형태의 주민자치 접근방식은 많은 한계가 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다양한 민주적 회의 방식,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사업 수행에 대한 실무행정력을 함양해야 하는데, 주민자치위원들은 생업에 종사하면서 무보수로 일을 해나가야 하므로 실무 지원 인력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나아가 주민이 실질적인 마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선 역량 강화가 필수적인데, 이를 도우면서 자치회의 실무도 지원하는 마을자치지원관은 꼭 필요한 인력인 것이다. 현재 대구에서는 구군마을계획지원관으로, 충남 당진, 서울 광진구, 강서구 주민자치회 등에서는 마을자치지원관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행정의 민관협력을 촉진하고 주민자치회 운영 및 자치계획 수립지원 및 촉진, 주민자치회 역량 강화 등 주민자치회 밀착지원, 주민총회 지원, 기타 주민자치회 운영에 관한 사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이 계약직인 마을자치지원관은 구미시민에게는 생소하지만 전국의 여러 곳에서 주민과 지역 주체 간의 관계 형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명확한 목표를 가졌다기보다 주민자치회로 가는 과도기적 성격의 조직인데다가, 주민 상호 간의 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 나가는 조직이므로 자치지원관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물론 행정부서에서 역할을 대신한다거나, 주민에게 권한과 예산을 주어 알아서 하도록 하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치위원과 주민들이 지역의 주인으로서 마땅히 맡은바 그들의 일을 해나가야 한다. 그렇지만 당당히 주체로 자리매김하여 활동하기 위해선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행정 및 공공영역에 대한 권한과 의무에 대한 이해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도 행정부서에서는 주민자치 지원을 하고 있지만, 주민주도의 계획과 실행까지 이루어내기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일정 기간 동안에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공무원조직의 성격상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주민사회의 공론을 이끌어내고, 수평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많은 관급 사업에서 이를 익히 확인한 바 있다.

도시지역은 차치하고라도 우리 농촌 지역의 마을에서 농민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일례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올 한 해에 펼치는 지원사업이 400여 가지가 넘으며, 안내 책자의 분량은 500쪽이 넘는다. ‘2020년 농식품 사업 안내서’는 농식품 사업별 목적・주요 내용, 지원 자격・요건이나 지원 한도, 재원 구성, 연도별 재정투입현황, 담당자 연락처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제시하고 있다. 또 둘 이상의 농업인, 농업법인 등을 대상으로 사업대상자를 선정하는 공모사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농식품 사업시행지침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면서 농식품 사업시행지침서는 별도 회원가입 절차 없이도 농림사업 정보시스템(www.agrix.go.kr)에 접속하여 확인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참 잘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책자를 펼치면 사정이 달라진다. 위에 제시한 내용만으로는 우리 마을에 필요한 지원사업이 어떤 것인지 알아볼 수도 없거니와 설령 그러한 사업을 찾았다 하더라도 신청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신청조건은 맞는지, 어떻게 신청하는지, 신청 이후 어떤 조건으로 선정하는지, 지원 한도는 어디까지인지…사업시행지침서까지 훑어봐도 여전히 깜깜하기만 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나랏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다, 부지런하면 뭐라도 얻어먹는다, 가만히 앉았으면 누가 알아주나…이런 관행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할 생각은 없다. 다만 매우 다양한 사업이 있다는 걸 국가는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줄 책임이 있다는 것과, 이를 안 주민은 누구든 스스럼없이 사업에 대해 상의할 대상이 있어야 하며, 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한 것이다.

마을자치지원관. 그 이름이나 기능에 매달리기보다는 주민의 삶을 전반적으로 열어놓고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한다. 위에서 지적한 지원사업도 그 한 예가 되겠지만 마을에서 필요한 일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제안하고, 묻고, 토론하는 단초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주민의 대표인 지방의원들도 자연스레 참여하여 주민들의 요구를 경청한 후 입법 여부를 판단하거나,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행정부서에 요구하고 제안을 할 수도 있겠다. 주민들이 객체가 아닌 공동체의 주체가 되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높은 자존감을 가져야 지역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 지방자치의 원리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업무의 기본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서재원
마을활동가・선주문학회원・생활공감정책 참여단・구미시 신활력 플러스사업 추진단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8월 10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송정초 롤러스케이트팀, 악조건 훈련 환경 버티고 금메달 따내!
구미 인동시장 주차환경 개선사업 선정
구미 코로나 위기에도 신설법인 증가...전년 동기간 대비 22.7% 증가
구미시의회, 개관 앞둔 구미성리학역사관 점검
민원인 감동시킨 공무원 ’박현아 주무관`
배선두 애국지사 별세
구미藝(예)갤러리, 정지광 작가 초대展
대구취수원 다변화방안 구미이전 “강력 대응”
상주시보건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등록
경북도, 올해 공공비축미 7만2,500톤 매입
최신댓글
고양이들은 밖을 보는게 낙이라던데 기사제목이 참 센스있네요 고양이도 귀여워요
세비가 아까비, 그동내 인재가 그래없나.
김정학 관장이 공모로 오셨을때 구미 문화예술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지요. 모 시의원의 갑질만 아니었으면...
자세한 설명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복받으시길 바랍니다 꾸벅
커밍 아웃...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다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책을 구입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경주최씨 문중에선 25%해당 면적을 영구무상임대하고, 절대다수 주민단체가 반대하는데도 부결된 결정을, 며칠새 손바닥 뒤집듯 번복한 것은 공원개발 목적이 아닌 아파트이득이 목적 지역의원들과 업자들간 뒤가 의문스럽다. 시에선 명명백백 밝혀야 하고, 의원들은 선거때 청소해야..
누구를 위한 꽃동산인가? 꽃동산 가결은 재재상정해야하고 지역민의의사를 무시한 시의원들은 시의원직을 내려 놓아야 한다.
축하드립니다. 안대표님의 색깔을 잘 드러내서 좋은 언론인이 되세요.
근데 현실과 사진이 너무 달라용
오피니언
《천자문》 주석에 공자의 제자 “중유(仲由)는 .. 
마음에 풍경을 달다(1)] 우산우산 .. 
196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보츠와나는 아프리.. 
여론의 광장
구미시옥외광고디자인 공모전, 한국광고사 김재돈씨 대상 수상  
가업승계 우수농업인 정착지원사업 신청·접수  
˝너의 꿈이 지치지 않게 응원할께˝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