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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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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효를 물었다. 공자가 말씀 하시기를 “ 지금의 효도라는 것은 잘 봉양하는 것을 말하니, 개나 말에게도 잘 길러줌이 있으니, 공경하지 않으면 어떻게 구별 할 수 있겠는가?.”(子游問孝한대 子曰 今之孝者는 是謂能養이니 至於犬馬하야도 皆能有養이니 不敬이면 何以別乎리오)
이 글은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글이다. 자유는 공자의 제자 언언(言偃)이며, 문학에 뛰어났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효도라는 것은 부모의 신체를 잘 돌봐드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마음으로 부모를 공경 할 줄 알아야 하다는 것이다. 부모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공경심이 없다면, 개를 사랑하는 마음과 어떻게 구분 될 수 있겠는가? 라고 반문 하고 있다.
이 글은 맹자의 글과 같이 보면 그 뜻이 더욱 명확해진다.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먹이기만 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돼지로 사귀는 것이요, 사랑하기만 하고 공경하지 않는다면 짐승으로 기르는 것이다. 공경이라는 것은 폐백을 받들기 전에 있는 것이다. 공경을 하되 실제가 없으면 군자가 헛되이 거기에 얽매지 않는다”
(孟子曰 食而弗愛면 豕交之也요 愛而不敬이면 獸畜之也니라 恭敬者는 幣之未將者也니라 恭敬而無實이면 君子不可虛拘니라)
오래전에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을 한 적이 있었다. 같은 병실에 할아버지 한분이 편찮아 입원을 하셨는데 그 분의 딸이 봉양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 환자의 가족과 친지들이 병문안을 와서 그 딸에게 “네가 효녀다. 고생이 많다”는 등의 말들을 아끼지 않았다.
며칠을 함께 있으면서 지켜보니 딸이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지만 안타까움을 숨길 수 없었다.
“사람이 안 먹으면 죽지 사는교? 억지로라도 먹어야지요.” , “ 몰라, 나는 모르겠다 죽던지 말든지”
밥을 잘 못 드시는 아버지를 향해 속상한 마음을 이렇게 소리소리 지르며 실랑이가 한참 이어졌고 나는 그 소리가 듣기 싫어 슬며시 병실을 빠져 나온 기억이 난다.
공경(恭敬)에서 “공(恭)이란 경(敬)이 밖으로 들어나는 것이요, 경(敬)은 마음에 주장하는 것이다.”고 주자는 말했다. 다시 말하자면 ‘경’이란 마음을 늘 두어 옮겨가지 않는 것을 말하고 ‘공’은 그 사랑하는 마음이 밖으로 부드럽고 사랑스러움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맹자의 글에서 공경심은 예물이나 폐백을 드리기 전의 마음이지만, 공경만 하고 실제의 예물이나 폐백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해요”, “어머니 아버지 존경합니다.” 말만하고 그 마음을 예물로서 드린 적이 없다면 그 마음은 허상 된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득이 되도록 하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을 것이다. 나라를 사랑한다면 나라에 도움이 되고 싶을 것이고, 누군가를 존경한다면 그 사람에게 따뜻한 밥이나 차라도 대접하고 싶을 것이다. 배려하고 주고 싶은 이 마음이 사랑의 척도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