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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세상읽기(37)]8020 사회를 위하여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0월 20일
ⓒ 경북문화신문
흥미있는 파레토의 법칙이 있다. 이는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이탈리아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연간 통화량 중에 80%는 20%의 사람에게 집중되고 프로 선수 20%가 80%의 상금을, 조직의 20%가 80%의 일을 한다는 등 잘 알려진 경험칙이다. 한 집단의 소수가 그 외 다수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이론으로 실생활에서 많은 부분이 긍정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여기서 파생된 2:6:2의 법칙 역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즉 20%의 꿀벌은 적극적으로 일을 하고, 60%는 그저 그렇게, 20%는 놀고 먹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놀고 먹는 20%의 벌을 제거해도 얼마지나지 않아 또다시 같은 비율로 돌아간다는 발견은 참으로 탁견이라 할 수 있다. 어쨌든 20%가 적극적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여전히 소수가 핵심임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상위 1%의 자산이 전체의 26%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다. 상위 10%는 전체의 66%를, 그리고 하위 50%가 전체의 2%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 한다. 부동산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하여 상위 1%가 전체의 55%를 소유하고, 상위 10%가 전체의 97.6%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90%는 전체의 2% 정도만 소유하고 있다. 이렇게 불평등한 나라는 자본주의 역사상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우리의 대학입시 체제는 부모의 능력에 따른 전략이 판을 휩쓸고, 그 능력은 경쟁 자체를 무력화하는 불평등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이런 강자 중심의 사회는 약자를 위한 배려까지 불평등으로 매도되어 ‘평등’이란 기본인식조차 사라져 버렸다.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는 늘 큰소리치고 떠받들려 지지만 약하고 못난 존재는 너무나 미미하여 숨죽이고 사는 사회가 오늘날의 한국이다.

전체의 20%가 나머지 80%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회에서 무슨 희망이 있을까. 큰소리치는 강자를 늘 선망하기 때문에 위로 기어오르려는 사람들로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정해진 몇 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툼은 일상화된다. 이제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발휘해야 한다. 평범한 시민이 주류가 되는 사회로 가야 한다. 아마존 온라인 서점에선 비주류 단행본이나 잘 팔리지 않는 책들이 판매 수익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구글 역시 주된 수입원은 거대기업이 아닌 꽃가게나 제과점 같은 자잘한 광고주들이라 하지 않는가. 매스미디어의 뉴스가 저널리즘(취재 보도) 원칙을 바탕으로 생산되는 데 비해, 소셜 미디어의 뉴스는 개인들의 일상적인 소감, 경험, 의견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콘텐트로 이뤄지는 데 주목해야 한다. 이제 대중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사진과 이미지를 동원하여 스토리를 만들어 관심을 끌거나 흥미를 유발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한다.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듯이 사건과 뉴스에다가 생각을 덧붙여 보낸다. 마음에 드는 이미지나 사이트는 링크를 활용하여 다양하게 나타낸다. 80%의 시민들은 서로 연결되어 주체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20%는 그들의 의도대로 사회를 조종하고자 한다. 그들은 민주와 평등을 가장하여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민이 맡긴 위임을 왜곡하고, 국민의 갈등을 조장하며 그 틈새에서 느긋하게 즐기고 있다. 은근히 낮은 민도를 걱정하는 척 도와주는 척하면서 뒤로는 국민들을 농락하고 있다. 한국의 민도가 낮다고? 그들 스스로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수준이 낮음으로 해서 발생된 무지임을 모르는 소치다. 이제 우리는 기득권 세력들이 가진 왜곡된 위임을 거부해야 한다. 오로지 그들의 사익만을 위해 어둠으로 사회를 몰고 가는 행태와 시대착오적인 온갖 퇴행적 행위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사회를 고쳐나가려는 자세를 분명히 할 때, 80%는 강해지고 80%가 강해져야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 이런 사회야말로 건강한 시민사회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80%가 겪는 불평등은 결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강한 자아만이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무엇보다 강한 건 사랑과 존중이다. 직접 만나든 온라인에서든 이웃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감정은 주변에 쉽게 확산 된다. 이는 무척이나 빠른 전염성을 가지고 있어 쉽게 80%를 넘어설 것이다.

<저자소개>  
마을활동가・선주문학회원・생활공감정책 참여단・구미시 신활력 플러스사업 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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