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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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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2021년을 바라보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우리는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 실패와 극복 등을 겪었다. 그 힘든 가운데에서도 우리를 둘러싼 자연은 어김없이 변화를 맞는듯하다.
학교시험기간이 끝나고 오랜만에 구미 낙동강 체육공원에 들러 강 주변을 산책했다. 이곳은 내가 시간 여유가 생기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 자전거를 타고 줄곧 찾던 곳이지만 고등학교 입학 후 한동안 방문이 뜸했던 곳이다.
지난 12월과 2월이 기억난다. 강에는 찬바람 속, 함께 먹이를 찾고 새끼들에게 생존법을 알려주는 청둥오리들이 많았다. 또한 강의 상류 쪽은 비의 양이 적었는지 습지가 매말라 있어 강 특유의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펜데믹 현상에 모두 힘들어 할 무렵 수업이 없어 찾은 이곳은 조용한 봄을 맞고 있었다. 벚꽃을 시작으로 금계 국이 피어 여름을 알리는 중이었다. 청둥오리가 떠난 강에는 잉어들이 활기 찬 헤엄을 치고 있었다. ‘집콕’ 생활에 지친 듯 나와서 운동을 하거나 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도 적잖았다.
그리고 오늘 10월의 마지막 날. 오랜만에 찾은 이곳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전과는 달리 초록은 모습을 감추었고 키 높은 갈대가 무성할 뿐이다. 바람에 흔들리며 잔잔한 소리를 내는데 오늘은 달 빛 또한 몹시 환하다. 달빛을 받은 강물이 잔잔하게 휴식하고 있다. 곧 겨울을 맞이할 낙동강의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에 찬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예전처럼 자유롭지 못했지만 나는 오히려 조용히 가라앉은 가운데서도 주변 환경변화에 대한 민감한 관찰을 시도했던 것 같다. 정신은 이전 보다 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 전화위복. 위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기라도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