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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수 한학자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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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주석에 “《시경》에 말하기를 ‘높은 산을 우러러 보고 큰 도를 행한다.’고 하였으니, 큰 도를 행할 것을 알면 어진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詩曰 高山仰止 景行行止 言知大道之可由 則可以爲賢也]”라고 하였다. 여기서 경행(景行)은 크고 넓은 길, 즉 ‘큰 도[大道]’를 이른다.
景(볕 경)은 높고 큰 건물의 모양을 본뜬 京(서울 경)과 태양의 모습을 본뜬 日(날 일)이 합쳐진 글자다. 높은 건물 위로 해가 높이 솟은 모양을 본떠, ‘높다’, ‘크다’는 뜻으로 의미가 파생되었다. 京처럼 높은 건물의 모양을 본뜬 한자로는 高(높을 고), 亭(정자 정), 商(장사 상) 등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지역적인 높낮이와 관계없이 팔도의 사람들이 모두 ‘서울로 올라가다.’고 표현하였다. 이는 지역이 높아서라기보다 왕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상징적인 높음을 의미한 것이다. 예외적으로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사람들은 ‘올라가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자존심이라고 할까?
行(다닐 행)은 사거리의 모양을 본뜬 글자다. 거리는 사람이 통행하는 곳이니 동사로 ‘다니다’, ‘행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 글자가 들어가는 ‘은행(銀行)’이란 단어가 있는데, 여기서의 行은 ‘가게’라는 뜻이고, 발음을 ‘항’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모두 ‘행’이라는 잘못된 발음이 고착되어 ‘은행’으로 부리고 있으니 원래의 발음인 ‘은항’을 되찾기란 요원하다.
維(바 유)는 실이라는 뜻을 가진 糸(실 사)와 발음을 결정한 隹(새 추)가 합쳐진 글자다. 《설문해자》에는 꼬리의 길고 짧음에 따라 鳥(새 조)와 隹(새 추)로 구분이 된다고 하였지만 딱히 옳은 설명은 아니다.
賢(어질 현)은 조개의 모양을 본뜬 貝(조개 패)과 臤(굳을 현/간)이 합쳐진 글자다. 재물[貝]을 눈[臣]으로 잘 살펴보고 손[又]으로 잘 간수하다는 의미로 쓰였던 글자다. 후에 돈을 잘 관리하고 운용하는 훌륭한 솜씨라는 뜻으로 ‘훌륭하다’란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자신이 행동을 통해 남들이 자신을 평가한다. 선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선한 사람이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선하지 못한 사람이 된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