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박상수의 세설신어(50)]큰 도를 행하면 어진 사람이 되고(景行維賢 )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1월 11일
↑↑ 박상수 한학자
ⓒ 경북문화신문
《천자문》 주석에 “《시경》에 말하기를 ‘높은 산을 우러러 보고 큰 도를 행한다.’고 하였으니, 큰 도를 행할 것을 알면 어진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詩曰 高山仰止 景行行止 言知大道之可由 則可以爲賢也]”라고 하였다. 여기서 경행(景行)은 크고 넓은 길, 즉 ‘큰 도[大道]’를 이른다.

景(볕 경)은 높고 큰 건물의 모양을 본뜬 京(서울 경)과 태양의 모습을 본뜬 日(날 일)이 합쳐진 글자다. 높은 건물 위로 해가 높이 솟은 모양을 본떠, ‘높다’, ‘크다’는 뜻으로 의미가 파생되었다. 京처럼 높은 건물의 모양을 본뜬 한자로는 高(높을 고), 亭(정자 정), 商(장사 상) 등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지역적인 높낮이와 관계없이 팔도의 사람들이 모두 ‘서울로 올라가다.’고 표현하였다. 이는 지역이 높아서라기보다 왕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상징적인 높음을 의미한 것이다. 예외적으로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사람들은 ‘올라가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자존심이라고 할까?

行(다닐 행)은 사거리의 모양을 본뜬 글자다. 거리는 사람이 통행하는 곳이니 동사로 ‘다니다’, ‘행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 글자가 들어가는 ‘은행(銀行)’이란 단어가 있는데, 여기서의 行은 ‘가게’라는 뜻이고, 발음을 ‘항’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모두 ‘행’이라는 잘못된 발음이 고착되어 ‘은행’으로 부리고 있으니 원래의 발음인 ‘은항’을 되찾기란 요원하다.

維(바 유)는 실이라는 뜻을 가진 糸(실 사)와 발음을 결정한 隹(새 추)가 합쳐진 글자다. 《설문해자》에는 꼬리의 길고 짧음에 따라 鳥(새 조)와 隹(새 추)로 구분이 된다고 하였지만 딱히 옳은 설명은 아니다.

賢(어질 현)은 조개의 모양을 본뜬 貝(조개 패)과 臤(굳을 현/간)이 합쳐진 글자다. 재물[貝]을 눈[臣]으로 잘 살펴보고 손[又]으로 잘 간수하다는 의미로 쓰였던 글자다. 후에 돈을 잘 관리하고 운용하는 훌륭한 솜씨라는 뜻으로 ‘훌륭하다’란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자신이 행동을 통해 남들이 자신을 평가한다. 선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선한 사람이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선하지 못한 사람이 된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1월 11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구미 지방도 514·927호선, 국도 85호선으로 승격..
금오공대 학생들, 나라사랑 호국길 90km 국토대장정 나섰다..
상주시 함창농협,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준공식 가져..
김민석 총리, ‘APEC 정상회의’ 현장점검...준비만전 강조..
데스크칼럼]구미시청 앞 근조 화환,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구미 장천 일반산업단지 설계 용역 착수..
도심 속 시원한 가족축제 `한여름 밤의 페스티벌` 성황..
경북도, 7월부터 도시가스 공급비 4.13% 인상..
경북교육청, 일반고 대상 `학생평가 보안 긴급 점검` 나서..
구미서, 공중화장실에 안심반사경 설치..
최신댓글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산과 함께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멋지네요.!!
늦은감은 있지만 향토문화유산의 조명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 기대를 하게 됩니다.
다자녀 혜택 때문에 그런거 아니고? 우리도 다자녀 농수산물 지원 5만원 사이소에서 사라길래 회원가입했는데 ...
8명이 시위 하는데 안전상의 문제라면 지나가는 개도 웃을판이네 아~ 찍새까지 9명인가?
요즘은 형곡동에서 사곡오거리로 아우토반 넘어가는 시작점부터 화물차들이 대놓고 주차해 놓던데 그 큰 도로에 화물차 주차가 말이 됩니까? 구미시는 왜 가만히 방치하는지 사고 나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는지
특별히 개성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희소성도 없고
그래서 가은중은 고려대 우리는 구미대? "
지자체나 출연기관, 보조금 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부분 행사들이 취지나 명분만 포장하고 있고 내용의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사말과 자아자찬에 기념사진 남기기가 주요 사안인 것 같다. 다른 지역도 어느정도 닮은 꼴이겠지만 변화와 발전을 위한다면 좀 바뀌어야한다. 사진찍기에 동원되는 관계인들도 관계를 위한 자리가 아닌 목적과 가치를 짚어보는 자세로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구미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이라면...
뭣이 중헌디?
오피니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의 우화 .. 
善山의 지명 의미는 무엇일까? 善山의 善은 .. 
‘공무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안주찬 구미시.. 
《천자문》 주석에 “거야군(鉅野郡)은 태산(泰.. 
여론의 광장
구미대, 나노헬스케어 500만원 상당 물품 기증 받아..  
상주시청 조선영 선수, 국제사이클대회 은빛 질주..  
구미시, 공실 원룸 활용한 청년 주거 지원사업 본격 추진..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