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여규동 문화해설사의 구미이야기(1)]구미 이야기를 시작하며...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6월 23일
↑↑ 여규동 문화해설사
ⓒ 경북문화신문
문화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정신적 물질적 과정의 산물’이라고 학자들은 정의하곤 한다. 이른바 자연 상태의 사물에 인간이 작용을 가하여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새롭게 창조해 낸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문화라는 큰 담론 속에서 구미의 문화라는 이야기를 찾아내어 필자가 알고 있는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로 서술코자 한다. 이미 시작부터 애를 써 보지만 쉽지 않음은 필시 부족한 실력 탓이리라 자문하면서 공자님이 말씀하신 술이부작(述而不作)을 이해하게 된다. 그동안 듣고 익힌 이야기라 옛날 여름날 모깃불 피워놓고 들려주는 할머니의 이야기처럼 사실에 근거하기보다는 재미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미리 고백도 해둔다.

구미는 무수히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도 왜 그 빛을 발하지 못할까? 다른 고장에서는 부러움일 수밖에 없는 유·무형의 유산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음에도 관심 부족으로 사장되다시피 방치하는 처사는 물려준 조상들께 송구함마저 들 정도로 죄송한 일이 되고 있다.

구미는 역사적으로 규명해야 할 선사유적과 기록으로 증명되는 역사문화가 다양하게 공존하는 문화 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다. 낙동강 유역에서 꽃피워진 낙산리고분군과 황상동고분군은 우리 구미역사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황상동 고분군이 새롭게 복원한다는 좋은 소식도 들리운다. 이번 기회에 철저한 고증과 다양한 사람들이 학술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역사를 공부하고픈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문화재로 꾸며지길 바라며 소위 문화재로서 개발되길 희망해보기도 한다.

우리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불교문화 역시 낙동강이 유입되는 구미지역으로 5세기 초 고구려의 아도화상을 통하여 도개(道開)지역에 전파되기 시작하여 도리사(417년)가 창건됐다. 이어 서대에서 황학산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직지사(418년)를 창건하게 되며, 신라 19대 눌지왕 때 성국공주가 큰 병을 얻자 아도화상이 불교의 공덕으로 향(香)을 가지고 치료하여 완쾌시켜 그 대가로 경주의 칠처가람(七處伽藍) 터를 제공받 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참고로 그 일곱 곳이란 ①금교(金橋) 동쪽 천경림[天鏡林:지금의 興輪寺] ②삼천기[三川岐:지금의 永興寺] ③용궁(龍宮)의 남쪽(지금의 皇龍寺) ④용궁의 북쪽[지금의 芬皇寺] ⑤사천(沙川)의 끝[지금의 靈妙寺] ⑥신유림[神遊林:지금의 天王寺] ⑦서청전[婿請田:지금의 曇嚴寺]이다. 이러한 연유로 경주는 오늘날까지 불교문화의 찬람함을 유지 할 수 있는 도시가 된 것이다.

그러나 구미는 어떠한가? 신라를 찬란한 불교국가로 만든 촉매 역할을 했건만, 신라불교 초전지를 만들어 신라의 불교 전파에 역할을 했음만 반증하는 단계에서 만족하고 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불교 초전지 사업에서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를 대표했던 백용성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성역화될 뻔했던 초전지 사업이 현재에 머물게 된 아쉬움이 너무도 크다. 민·관이 좀 더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구미공단에 대기업 한 곳 유치 이상의 효과가 있었으리라. 그 아쉬움을 모례장자의 우물터 모례가정(家井)에 서 있는 고목의 향나무은 이유를 알고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선산의 동쪽 10리쯤에는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 견훤을 맞아 피나는 전투를 지휘했던 태조산이 있음을 조선 유학 사림파의 영수 점필제 김종직 선생은 그가 선산부사 시절 적은 선산지리도 10절 제2수에 칠언절구로 서술하고 있다.
태조가 호령하던 지산의 발검들에는 지금도 그때의 노동요인 ‘발갱이들소리’가 울려 퍼지고 무형문화재로 계승되고 있다. 이곳 발검평야는 후삼국 통일의 기틀을 이룬 태조 왕건의 전승지로 견훤을 투항시키고, 신검을 굴복시켜 고려를 개국하는 시발점이 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향후 영화의 소재나 TV의 연속극 소재로 발췌되어 세트장이 지산들에 펼쳐질 것도 기대해 본다. 나아가 자연생태하천인 샛강에 연꽃축제, 벚꽃축제, 고니축제 등 자연 친화적인 많은 볼거리들이 좀 더 체계화된 여건 속에서 구미의 문화로서 자리매김하길 고대해 보기도 한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팔십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의 은공으로 여러 사람이 덕을 본다는 속담이다. 명산 금오산의 정기를 받아 일찍이 야은 선생이 성리학을 설하셨고, 강호, 점필재, 신당, 송당, 진락당, 용암, 구암, 여헌 등 수많은 인재들의 이야기를 차츰 하기로 하겠다. 중수 박대통령의 일화, 구미공단의 일화 등도 빼놓지 않을 것이다. 가능한 사실에 근거해 자료도 수집해서 기술코자 노력하겠다.

코로나라는 역병이 사라지고, 또 한 번 구미의 번영이 펼쳐질 때는 공업 우선의 정책보단 탄탄한 문화가 가미되어 공업이 병행되길 기대하며, 간절한 소원으로 빌어보면서 다음 차례를 기약한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6월 23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여규동
진고니 선생님!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금오산이 명산인지라 선현들의 금오산 등정기가 많이 있습니다.그기록에 의해서 우리가 금오산을 재발견 하곤 합니다 추후 기회가 되면 선생님의견에 부응해 보갰습니다.참고로 연재 송병선 선생의 유금오산기.,왕산 허위선생의 형님인 방산 허훈선생의 유금오산기 가 유명 합니다
07/22 15:07   삭제
진고니
구미=선산(일선) 금오산으로 인식되는데 
선인들이 금오산을 다녀간 후 남긴 글들을 모아 출간함이 어떨런지요.
다른 지역에서는 명산의 기록을 보존하는데 유독 금오산유산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해설사님의 건투를 빕니다
07/17 14:30   삭제
경북문화신문
감사합니다. 오늘 게재예정입니다.
07/08 15:27   삭제
송정동민
연재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입니다.
다음글은 언제 볼 수 있나요?
07/08 13:48   삭제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구미 다온숲, 쓰레기 매립장서 ‘수국 정원’으로 변신..
정성현 구미시 부시장 취임..
구미대, 9월부터 과정평가형 조경기사 과정 운영..
경북, 1시군 1장애인 배려 파크골프장 지정..
김천시립박물관, 소장품 1,162점 온라인 공개..
귀농 전국 1위 경북, 귀농 줄고 귀촌 늘어..
[인사]구미시..
一善의 精神 (2)]一善의 의미..
폐건전지 5개, 장난감 1개로 바꿔요!..
국회 APEC 지원 특위, 경주 방문 공사현장 점검..
최신댓글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산과 함께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멋지네요.!!
늦은감은 있지만 향토문화유산의 조명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 기대를 하게 됩니다.
다자녀 혜택 때문에 그런거 아니고? 우리도 다자녀 농수산물 지원 5만원 사이소에서 사라길래 회원가입했는데 ...
8명이 시위 하는데 안전상의 문제라면 지나가는 개도 웃을판이네 아~ 찍새까지 9명인가?
요즘은 형곡동에서 사곡오거리로 아우토반 넘어가는 시작점부터 화물차들이 대놓고 주차해 놓던데 그 큰 도로에 화물차 주차가 말이 됩니까? 구미시는 왜 가만히 방치하는지 사고 나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는지
특별히 개성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희소성도 없고
그래서 가은중은 고려대 우리는 구미대? "
지자체나 출연기관, 보조금 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부분 행사들이 취지나 명분만 포장하고 있고 내용의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사말과 자아자찬에 기념사진 남기기가 주요 사안인 것 같다. 다른 지역도 어느정도 닮은 꼴이겠지만 변화와 발전을 위한다면 좀 바뀌어야한다. 사진찍기에 동원되는 관계인들도 관계를 위한 자리가 아닌 목적과 가치를 짚어보는 자세로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구미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이라면...
뭣이 중헌디?
오피니언
-이순원의 『19세』 @IMG2@행복’의.. 
一善郡은 《삼국사기》에 선산 지명으로 처음 등.. 
생활습관을 교정해도 낫지 않아요 약물은 .. 
내가 15년째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진흥회’.. 
여론의 광장
구미대, 나노헬스케어 500만원 상당 물품 기증 받아..  
상주시청 조선영 선수, 국제사이클대회 은빛 질주..  
구미시, 공실 원룸 활용한 청년 주거 지원사업 본격 추진..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