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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학자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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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주석에 “절차탁마는 강습하고 사욕을 이겨 다스리는 공부이며, 경계하고 일깨워줌은 선을 권면하여 서로 닦는다는 뜻이다. 이것이 없으면 붕우의 정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切磋琢磨 講習克治之功 箴戒規警 責善交修之意 無此 則不可謂盡朋友之分也]”라고 하였다.
부모와 형제와 스승을 비롯한 벗은 나의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들이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부모와 형제와 스승, 그리고 벗이 나의 행동을 바로잡아 주지 않는다면 누구도 나의 잘못을 바로잡아 줄 사람이 없다. 벗은 단순히 함께 노는 관계가 아닌 나를 선한 곳으로 잘 인도해주는 존재이다.
절마(切磨)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준말로, 《시경(詩經)》 〈기오(淇奧)〉에 나오는데, ‘옥돌을 자르고 줄로 쓸고 끌로 쪼고 갈아 빛을 내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인격을 갈고닦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切(끊을 절)은 칼로 가른 모양을 본뜬 七과 가르는 도구인 칼의 모양을 본뜬 刀(칼 도)가 합쳐진 글자이다. 간혹 ‘모두’란 뜻으로 쓰일 때는 ‘체’라고 발음하여 구분하였다. 음식점에 ‘안주일절’이라고 써놓은 알림판을 보기도 하는데, 이는 ‘안주일체’를 잘못 쓴 것이다. ‘일절’은 주로 부정의 뜻으로 쓰여 ‘아주’, ‘전혀’ 등의 뜻으로 쓰이고, ‘일체’는 ‘모든 것’의 뜻으로 쓰인다. 때문에 ‘모든 안주를 취급하다’는 뜻에는 ‘일체’가 맞다.
磨(갈 마)의 발음을 구성한 麻(삼 마)와 돌로 대상을 간다는 뜻의 石(돌 석)이 합쳐진 글자이다. 80년대 한창 유행했던 성인 영화 가운데 ‘애마부인’이란 영화가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영화의 제목을 愛馬婦人으로 쓸 것으로 생각하지만 愛麻婦人이라고 쓴다. 당시 영화나 음악 등 예술 행위를 당국에서 검열이 심할 때이니 지나치게 외설적이라고 판단하여 馬를 麻로 바꾸어 썼다.
箴(경계할 잠)은 기록을 남겨 사람들에게 경계로 삼게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 글자를 기록하던 대나무쪽을 뜻하는 죽(竹)과 발음을 결정한 咸(모두 함)이 합쳐진 글자이다. 咸은 또 戌과 口가 합쳐진 글자로 전쟁에 나가기 전에 무기[戌]를 들고 다 함께 한 목소리로 전의를 다지며 함성[口]을 지른다. 파이팅!
規(법 규)는 머리에 비녀를 지른 성인의 모습을 본뜬 夫(지아비 부)와 눈을 부각시킨 사람의 모양을 본뜬 見(볼 견)이 합쳐진 글자이다. 일반적인 시각[見]을 가진 사람[夫]의 눈높이로 보았을 때 용인할 수 있는 통상의 법을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