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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구미는 왜 낙동강을 살리지 못하는가?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05일
↑↑ 이동훈 칼럼니스트
ⓒ 경북문화신문
모든 도시는 물줄기를 끼고 성장한다. 강을 젖줄에 비유하는 것은 단지 물 때문만이 아니다.

강은 큰 산골짜기 골짜기로부터 흙과 자갈을 실어 날라 굽이굽이마다 퇴적지형과 테라스를 만들어 삶의 터를 닦고, 유기 물질들을 실어 날라 들판에 자양분을 공급한다. 그리고 강은 식수원과 용수원을 제공하고, 물이 주는 신선함과 민물고기와 같은 수자원을 제공한다.

나일강의 카이로나 한강의 서울이 바로 그렇게 형성되고 성장한 도시다. 심지어 ‘강가에 그물을 널어 말리던 곳’이란 만주어 이름을 가진 중국 하얼빈 같은 도시도 있다. 그만큼 강은 인간 생활 바탕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공간이다.

도시 중앙으로 큰 강이 흐른다는 것은 축복이다. 낙동강을 보면 안동과 구미 정도가 천혜의 조건을 가졌다. 그러나 이 두 도시는 강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강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큰 강은 국가하천으로 국토부 관할이라 손도 못 대는 공간이라 인식한다. 안동은 대형 수력 댐이 들어서면서 오히려 개발 제한과 안개 피해, 상류 광산지역 오염물질 축적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다. 그렇지 않은 구미는 어떤가. 낙동강을 꽁꽁 묶어 놓기라도 할 듯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도심을 지나는 낙동강은 산업단지가 에워싸 막고 있다. 구미의 낙동강은 넌센스라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은 현실이다. 특히 구미는 페놀 오염이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도시 자원으로서의 심볼을 창출해내야 한다. 그것이 구미의 가장 큰 숙제이다.
↑↑ 지산동에서 촬영한 구미시 낙동강 위성사진(구미시 제공)
ⓒ 경북문화신문

낙동강 살리면 구미는 대도시 된다
구미가 낙동강을 도시 자원으로 삼는다는 의미는 그 스펙트럼이 아주 입체적이다. 특히 4대강 정비사업 이후 구미의 낙동강은 수위가 안정되면서 자원적 가치가 매우 높아졌다.

우선 시급한 테마들을 보면 ▶강변도로 확장 및 간선도로화 ▶고수부지 본격 개발 ▶해평 등 국내 최고 수준 강변 생태공원 조성 ▶메머드급 워터파크 조성 ▶1단지 유수지 리모델링 등의 요소들을 꼽을 수 있다.

산업단지가 가로막고 있는 강변, 그래서 강과 격리된 도시.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여기에도 희망이 있다. 가장 희망적인 요소는 1,3단지가 구조고도화 대상 지역이라는 점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구미시가 머리를 맞대고 강 인접 공간의 재개발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전문가와 시민 등 아이디어 공모도 필요하다. 강변을 주축으로 오피스텔과 지원시설구역, 고층 아파트와 학교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동산과 유의미한 공간 배치를 하는 도시계획이 시급하다.

특히 현재의 강변도로를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하여 남구미IC로부터 4,5단지를 거쳐 대구경북신공항으로 연결하게 되면 구미국가산단의 육상, 항공 물류의 동맥이 한꺼번에 뚫리는 효과가 있다. 현재로서는 1단지 기업체의 물동량이 신공항까지 가려면 6~7개 도로구간을 경유하면서 수없이 많은 신호등을 통과해야 한다. 5단지를 중심으로 신공항과 연결하려는 현재의 계획은 실핏줄 하나 연결하면 피가 통할 것이라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동맥을 연결하려면 강변도로의 간선(幹線) 도로화가 필수다.

구미를 관통하는 낙동강의 테라스는 정말 일품의 자산이다. 특히 최고의 포인트는 3단지를 낀 동락공원과 1단지를 낀 유수지를 포함해 강폭이 7백 미터에 달하는 광평천 합류 지점이다. 이 포인트들은 생태 개념의 공원과 위락시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수상 레포츠를 확대하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워터파크를 개발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수상 공간이다.

동변과 서변을 합쳐 약 11km에 이르는 산업단지를 낀 도심의 강변. 강 수면을 포함해 엄청난 면적의 이 공간이 개발된다면 정책 펀드와 개발 펀드를 포함해 천문학적인 자본이 구미에 유입될 것이며, 구미의 도시 모습을 완전히 바꾸는 퀀텀-점프(Quantum jump)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다.
↑↑ 구미 강변도로 벚꽃길(구미시 제공)
ⓒ 경북문화신문

잘 나가는 도시에 기업도 몰린다
구미를 먹여 살리는 것은 기업이다. 옳은 얘기다. 그러나 기업이 구미를 먹여 살리기 위해 오지는 않는다. 생각을 빨리 바꿀수록 경제침체의 탈출 시점이 빨라진다. 아니면 이미 구미에서 오래 뿌리를 내린 세계 요격 미사일 선두주자인 LIG넥스원 부품공장이라도 구미에 더 끌어 오자.

구미의 도시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 중 공간적인 문제점으로서는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 철도, 낙동강이 남북으로 도시를 관통하면서 도시를 몇 개의 토막으로 분할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중 낙동강은 곧바로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공간이다. 낙동강변을 도시 중심권의 경관지구, 위락단지, 문화공간 등 복합 개발지구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모습이 달라지고, 성장하게 된다.

구미는 중소 규모로서는 아주 보기 드문 다핵구조 도시이다. 시청, 구미역, 형곡, 산단 1단지 중심지구, 인동, 옥계, 봉곡 등 수많은 거점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도시의 뚜렷한 성장 축이 없어 도시의 밀도를 높이는 집적화(集積化)에 실패한 셈이다. 저밀도 도시에 대자본이 유입될 리가 없다. 사람과 자본이 몰리는 도시의 핵으로서 낙동강이 리모델링 된다면 생산도시 구미는 소비시장 또한 균형을 맞추게 되고, 대구와 인근 도시로부터의 구매력 유입이 가능해진다.

낙동강은 국가하천이라 쉽지 않을 거라고?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일이 쉽겠는가? 어렵다고 삼성, LG, SK를 설득하는 것보다 어려울까?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서울의 한강을 보면 된다. 서울이나 춘천은 되고 구미는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식수원이라서 문제라면 철저한 환경대책을 세우면 된다. 식수원 아닌 강은 없다.

만약 구미 낙동강이 전국적인 명소로 다시 태어난다면 구미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부동산 개발회사나 제조업체들도 투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구미가 성장하는 지름길이다. 구미는 강변 황무지에 세워진 산업도시가 아니라 성장의 젖줄을 물고 태어난 천혜의 도시다. 구미 발전의 답, 낙동강에게 다시 물어보자.

※본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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