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태풍 ‘미탁’의 북상으로 많은 비를 뿌릴 거라는 기상예보에 맛 집 탐방 계획을 취소할까도 고민했지만, 억수같이 퍼붓는 비와 바람에 어쩌면 운치가 더할 것이라는 기대로 힘주어 운전대를 잡고 무을면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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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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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송식당’은 무을 저수지, 안곡지 라고도 부르는 이곳을 오래도록 지켜왔다. 한동안 국수가게로 운영해오던 어머니가 연로해지자 그의 아들이 이어받아 운영하는 지금까지 약 37년간 이어져온 식당이다. 그의 아내가 내부 인테리어와 메뉴에 트렌드를 더했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명 ‘SNS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주말에는 200여명이 다녀가기도. 저수지의 사계절 풍경에 따라 바뀌도록 커다란 창으로 개방된 ‘초 자연 적 인테리어’를 갖춘 이곳은 저수지전망 쪽 테이블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늘 치열하다. 자리에 앉으면 눈앞에 마주한 풍경에 매료돼 수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배고픔도 잊고 음식주문을 깜빡하는 손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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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인기메뉴 열무국수부터 차례로 맛을 본다. 개운하고 시원한 육수에 아삭하고 새콤하게 잘 익은 열무의 식감이 어우러져 인기를 끈다. 오늘같이 비가 내려 쌀쌀한 기온이라면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지사. 칼국수가 한 대접 가득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몸을 데워주는 칼국수는 매생이로 반죽되어 그 빛깔이 초록을 띤다. 쫄깃한 매생이 면발이 혀끝에 감겨오다 진한 국물에 ‘호록’ 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해물파전 역시 빠지면 섭섭한 이 집의 인기메뉴. 깊은 해물 맛에 바삭한 식감이 더해져 고소함이 일품이다. 큼직하게 한 젓가락 떼어내 소스를 곁들이니 그 맛이 저수지 풍경을 압도한다. 이 외에도 수육과 감자전, 동동주가 저렴한 가격으로 준비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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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물들 때쯤 상송식당을 찾아보자. 빗소리낭만에 동동주 한잔 기울이고 싶은 오늘의 정취와는 다를 것이다. 테이블에 앉으면 만추를 선명하게 반영한 저수지가 펼쳐지고, 좌로는 누렇게 익은 끝없는 가을 들녘이 장관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들끓는 손님들의 대기 행렬에 합류하고 싶지 않다면 이른 점심시간이나 평일방문을 추천한다. 식사 후, 그 곁에 자리한 수다사에 들러 고즈넉한 가을 사찰을 만끽하며 즐기는 산책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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