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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무을기타동호회 이끄는 장이식 선생
"사람들 만나 웃고 떠들며 옛날노래 포크송도 같이 부르고...”
안정분 기자 / 입력 : 2019년 10월 08일(화) 12:45
우리 원성 갈래?-서재원

원성리 산 아래
길천농원

가을 햇살
저만치 던져두고
모여서 노래한다

그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다
악보도 없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연주한다

높낮이도
길고 짧음도
멀고 가까움도 없다

꽃이 진자리엔 기타가
잎 떨어진 자리에는 플릇이 피어나고
바람은 드럼을 울리면서 지나간다

우리 원성갈래?

감이 한창 익어가고
포근한 잔디밭이 있는
낙엽이 지천으로 깔린 길을 따라

붉노랑 가을색과
정다운 사람들이
어우러진 숲속 음악회
ⓒ 경북문화신문

구미시 무을면 무수리, 마을 사람들에게는 원성으로 불리는 숲속에서는 매년 작은음악회가 열린다. 서재원 선생(본지 세상읽기 기고)의 자작시처럼 그곳에 오는 사람들은 악보도 없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연주했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서로 비교하지도 나서지 않고 그렇게 함께 어우러졌다. 꽃과 나무, 바람이 어우러지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선사했다.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9월의 끝자락에 원성리 산 아래 있는 길천농원에서 만난 장이식 선생은 한눈에 봐도 편안해보였다.

“저는 음악자체보다 사람이 좋아요. 운이 좋아서 그런지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있어요. 그게 가장 좋아요. 제가 기타를 잘치고 못치고, 가르치고 안가르치고를 떠나 사람들을 만나 웃고 떠들고 이야기하고 옛날노래 포크송도 같이 부르고...”
무을기타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장이식 선생은 음악회를 여는 것보다, 기타를 가르치는 것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에 더 의미를 뒀다. 그에게 기타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장 선생이 이곳에 터를 잡은 건 10여년 전. 건강이 좋지 않아 정년보다 6년 먼저 퇴직한 그는 요양을 위해 이곳에 들어오게 됐다.
“퇴직 후 컴퓨터 학원을 차릴 생각을 했는데 건강이 좋지 않으니까 아무생각이 없어졌어요. 교통사고로 건강이 더 악화돼 당시는 아슬아슬 했거든요."
퇴직 후 기타를 가르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원래 생물교사였다. 생물교사가 어떻게 기타에 입문하게 됐을까. 장 선생이 기타를 배운 것은 대학 1학년 때부터다. 대학 때 기타를 연주한 덕에 김천여고, 선산여고 등에서 밴드동아리 지도교사를 할 수 있었고 여기에 더해서 교사밴드동아리를 결성해 나름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다.

장 선생은 컴퓨터는 물론 그림과 글에도 조예가 깊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사람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게다가 기타는 물론 색소폰, 드론, 하모니카까지 섭렵하고 있다. 인근에서 배우러 오는 사람들 외에는 대부분의 회원들은 퇴직교사들이다. 장 선생님이 교사출신인데다 교사밴드동아리가 인연이 되다보니 배우는 사람도 음악회를 보는 사람도 알음알음 지인을 통해 연결된다. 회원 중에는 구미의 한 음악학원을 갔다가 젊은 사람들의 노래를 따라가지 못하자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배울 수 있는 무을기타동호회를 소개받아서 온 사람도 있다. 이처럼 이곳 회원들은 연령은 60세부터 70세까지, 평균연령 68세정도다. 그래서인지 음악회도 지인들과 마을어르신들을 모시고 가족적인 분위기로 속닥속닥하게 열고 있다.

“음악회는 기타 치는 사람들이 발표를 할 수 있는 자리기도 하지만 지역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는 의미기도 해요. 그래서 여느 음악회와 달리 음식을 많이 차려놓고 해요.”
음악회가 어르신들을 위한 잔치다. 그야말로 재능기부다. 어르신들도 자신들이 먹을 것을 가져와서 함께 하고 있다. 12가구가 살고 있는 마을에 장 선생님은 좋은 이웃인 모양이다. 마을 입구 회관에서 장 선생 집을 물으면 위치 안내는 물론 주차도 자기 집에 마당에 하라고 할 정도로 후한 인심을 얻고 있다. 그도그럴것이 이곳에 이사 와서 회의 등 마을의 일에 적극 참여한 것은 물론 자주 함께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 소통을 해왔기 때문.

“매주 일요일 번갈아 찾아오는 자식들을 만나는 것과 금요일마다 기타를 배우러 오는 회원들을 만나는 일이 유일한 즐거움이에요.” 사람을 피해 시골로, 산골로 왔지만 결국 사람을 가장 그리워하고 있다.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을 집 뒤쪽에 마련된 쉼터에서 멍때리기(?)로 보낸다는 장 선생은 “배롱나무 꽃이 필 때 너무 화려해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꽃한테 미안했다”고 한다. 그의 사물에, 사람에 대한 이해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선생님의 취지가 좋아서, 산속의 자연이 좋아서, 사람들이 좋아서...회원들이 이곳에 모이는 이유는 각기 다르다. 하지만 서로 함께하면서 이웃과 더불어 자생적으로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유명 연주회나 전시회를 가야 꼭 문화를 즐기는 것은 아닐 터.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이들처럼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문화는 사람이니까. 
안정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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