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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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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악기 하나쯤 다루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을 뿐, 언젠가는 꼭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너무 어렵지 않으며,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면 때론 폼 한 번 잡고 싶은 악기, 바로 기타였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수요일 오후, 구미시청 맞은 편에 연습실을 두고 있는 한근율 기타리스트를 만났다. 긴 장마로 인해 연습실 내부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천장 여기저기에 물이 스며들어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꽤 한다는 고가의 악기들을 구경하지 못해 아쉬웠다. 비혼주의는 아니지만 마흔이 되도록 그는 싱글이다. 학생들과 수강생들에게 인기 만점, 근육 선생님으로 통한다.
비싼 고가의 악기들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구미 인근을 무대로 곳곳에서 기타수업을 하고 있는 그는 제자들이 주관하는 크고 작은 행사를 위해 자신의 악기를 기꺼이 내어준다. 더불어 함께 동참해 주는 멋진 선생님으로도 유명하다. “자고로 아껴서 똥 된다. 물건이란 쓸 때 그 가치가 있고, 쓸거리 있어야 쓰임이 된다. 다시 되돌아 올 수 있다면,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은 내어주려고 한다.”
인생은 결국 무의식대로 흘러간다어릴 때 그의 꿈은 군중 앞에 서는 것이었다.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기타리스트의 꿈을 가졌는데 신해철이 그의 롤모델이었다. 중학교 시절 독법을 통해 기타를 배우게 되었지만 여러 이유로 대학에서는 목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교육컨설팅 매니저로 활동하며 진로교육, 자기주도학습, 수학강사로 지냈으나 2012년 결국 하고 싶었던 기타리스트로의 삶을 시작했다. “인생은 결국 무의식대로 흘러가는 것 같다. 동생이 국악을 전공하여 퓨전 음악과 게임 음악을 한다. 기타 편곡을 통해 서로 다양한 공연을 준비한다.”
가슴 뭉클했던 말, 정말 고맙습니다!“법무부 공모사업을 통해 청송교도소에서 기타수업을 했다. 수업 시간 외에 재소자들이 기타를 만질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기억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종이 뭉치로 만든 기타모형에 노란 고무줄로 기타 줄을 만들어 열심히 연습하던 그분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10개월간의 수업을 마치고 마지막 시간 “잘 배웠습니다!” 그 한 마디에 제대로 감동 받았다는 기타리스트 한근율 선생님, 부족해서 못한다는 건 핑계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구미에 살면서, 구미 시민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다!
“해마다 많은 축제와 공연들이 차고 넘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침체 된 상태지만 정작 기타는 정기공연이 없는 것 같다. 기타공연이 정기화되어 매년 문화공연으로써 구미를 대표하는 정기공연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바로 한근율 기타리스트의 꿈이고 이루어 갈 희망이다.
덧붙여 지금 열심히 일하고, 이다음에 은퇴 후 기타를 배우겠다는 꿈보다는 꾸준히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만이 기타를 배우는 최선의 길이라고 당부했다. 언제부터, 어떤 기타를, 어디로? 고민하고 계신 당신이라면 기타리스트 한근율 선생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