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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세설신어(68)]냇물을 쉬지 않고 흐르고(川流不息)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9월 12일
↑↑ 한학자
ⓒ 경북문화신문
《천자문》의 주석에 “물이 흐르는 것을 ‘시내’라고 하는데,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흐르는 것이 마치 군자가 힘쓰고 두려워하며 그치지 않는 것과 같음을 비유한 것이다.[水之逝者爲川 其流日夜不息 以喩君子乾惕不已也]”라고 하였다. 《노자》에도 “군자가 선을 행함을 물과 같이 한다.[君子爲善若水]”라고 하였다. 이처럼 물은 어느 곳에도 얽매이지 않고 흐른다. 구덩이를 만나면 다 채운 다음에 흐르고 굽은 곳을 만나면 둘러 흐른다.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이 나아가는 바를 멈추지 않는 것이 군자와 닮았다.

川(내 천)자는 흘러가는 물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갑골문에서는 水(물 수)자와 거의 동일한 자형을 가졌지만 水는 川을 이루는 요소이다. 川으로 구성된 글자 중에 災(재앙 재)자가 있다. 물론 부수는 火(불 화)자이다. 이 글자는 물[巛/川]로 인한 홍수와 불[火]로 인한 화재의 재앙을 이른다.

流(흐를 류)자는 氵(물 수)와 㐬(깃발 류)로 구성되었다. 㐬자는 어린아이[子]가 물[川]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본떴다. 이후 氵자가 더해진 글자이다. 또 산모의 뱃속에서 양수[氵]와 함께 태어나고 있는 어린아이[子]의 모습을 본떴다는 주장도 있다. 옛날, 어린아이를 버리던 나쁜 기아(棄兒)의 풍습은 동서양 모두 존재했다. 어린아이가 태어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글자로 育(기를 육)자가 있다. 머리를 아래로 하고 태어난 어린아이[子]의 몸[⺼/고기 육]을 본떴다. 태어난 아이가 길러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胤(후손 윤)자는 그 뜻이 더욱 선명하다. 양쪽 산도(産道)를 통해서 어린아이가 태어나고 있는 모습은 마치 그림과 같다.

不(아니 불)자는 땅위로 잘 자라지 못하는 나무뿌리의 모양이나 하늘 높이 날아가서 내려오지 않는 새의 모양을 본떴다고 한다. 어느 쪽이든 모두 부정의 의미를 지녔다. 간혹 不자와 否(아니 부)자의 쓰임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不은 negative의 뜻이고, 否는 do not의 뜻이다. 따라서 부정(不定)은 ‘정해지지 않다’, 부정(否定)은 ‘아니라고 정하다’는 뜻이다.

息(쉴 식)은 뛰는 심장[心/마음 심]과 코[自/스스로 자]의 모양을 본떴다. 살아 있는 생물은 모두 심장이 뛰고 숨을 쉰다. 또 이 글자에는 ‘불어나다’, ‘숨’, ‘자식’ 등의 뜻을 가졌는데, 숨은 언제나 끊임없이 다음 숨을 잇듯이 자식(子息)도 쉼 없이 하나씩 둘씩 불어난다. 휴식(休息)이라는 단어 역시 이 글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쉬는 행위 역시 힘든 거친 숨을 고른다는 뜻이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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