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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세설신어(70)]몸가짐과 태도는 엄숙히 생각하는 듯이 하고(容止若思)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09일
↑↑ 한학자
ⓒ 경북문화신문
《천자문》 주석에 “용지는 엄숙하여 생각하는 듯이 하여야 하니, 《예기》 〈곡례〉에 이른바 ‘엄숙히 하여 생각하는 듯이 하라.’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容止 欲其嚴然若思 曲禮所謂儼若思 是也]”라고 하였다. 《예기》 〈옥조(玉藻)〉에도 군자가 지켜야 아홉 가지의 구체적인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걸음걸이는 진중해야 하며[足容重], 손가짐은 공손해야 하며[手容恭], 눈은 단정해야 하며[目容端], 입은 조용해야 하며[口容止], 목소리는 고요해야 하며[聲容靜], 머리는 곧아야 하며[頭容直], 기상은 엄숙해야 하며[氣容肅], 서 있는 모양은 덕스러워야 하며[立容德], 얼굴빛은 장엄해야 한다[色容莊]” 동양의 군자를 서양에서는 신사(紳士)로 번역하고 있지만, 서양의 개념보다 훨씬 더 완성된 인격이 발현된 존재다.

容(얼굴 용)은 宀(집 면)과 谷(계곡 곡)이 합쳐진 글자이다. 宀은 지붕의 모양을 본떴고 谷은 골짜기[𠔁]와 그곳으로 들어가는 입구[口]가 합쳐진 글자이다. 골짜기는 산속의 모든 물을 받아들이는 곳이다. 그래서 ‘용납하다’, ‘수용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사람의 얼굴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수 만 가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의 얼굴을 ‘오만상(五萬相)’이라고도 한다. 물론 지금은 원래의 뜻이 변하여 ‘잔뜩 찌푸린 얼굴’이란 뜻으로 쓰인다.

止(그칠 지)는 갑골문에서는 사람의 발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足(발 족)자의 아랫부분에 해당한다. 한자는 동일한 글자이면서도 전혀 반대의 뜻을 가진 글자들이 많은데, 止자가 대표적인 글자이다. 止는 之(갈 지)자로도 분화되어 ‘가다’의 뜻으로 쓰인다. 가만히 생각하면 발은 멈추어[止] 있기도 하고, 또 걸어가기[之]도 하는 것이니 양쪽의 뜻으로 쓰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래서 定(정할 정)자를 이체자로 㝎으로 쓰기도 한다.

若(같을 약)자는 지금은 艹(풀 초)와 右(오른쪽 우)가 합쳐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는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여자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머리카락이 매만지는 손길에 따라 잘 정돈이 된다는 의미에서 ‘같다’, ‘따르다’는 등의 의미로 쓰였다.

思(생각 사)는 마치 田(밭 전)과 心(마음 심)이 합쳐진 글자처럼 보인다. 갑골문이 발견되기 전에는 흔히 ‘마음[心]의 밭[田]을 가는 것이 생각[思]이다.’라는 그럴듯한 의미를 부여하였지만 원래는 囟(머리 신)과 心이 합쳐진 글자로 생각을 주관하는 머리와 감정의 의미를 담은 心이 합쳐진 글자이다. 흔히 심장을 제2의 ‘뇌’라고도 한다. 그러고 보면 사랑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하고 측은한 감정도 마음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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