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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세설신어(73)]마무리를 신중히 하여 마땅히 아름답게 해야 한다(愼終宜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22일
↑↑ 박상수 한학자
ⓒ 경북문화신문
《천자문》의 주석에 “반드시 끝을 신중히 해야 훌륭한 것이 되니, 《시경》 〈대아(大雅)·탕(蕩)〉에, ‘처음이 없는 사람은 없지만 마침이 있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하였다. 모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존재한다. 하지만 끝을 처음처럼 하기란[始終一貫] 결코 쉽지 않다. 《논어》 〈자한(子罕)〉에서는, 공자가 시냇가에서 “흘러가는 이 물처럼 밤낮으로 쉬지 않는 구나.[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고 하였다. 한순간도 쉬지 않는 물의 모습에서 공자는 ‘스스로 강해서 쉼이 없는[自强不息]’ 군자의 모습을 연상하였다.

愼(삼갈 신)자는 忄(마음 심)과 眞(참 진)자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진실된[眞] 마음[忄]으로 신중히 어떠한 일을 처리하고 마주함을 이른다. 忄은 누구나 알 듯 心(마음 심)자 변형자이다. 眞자는 《설문해자》에는 전혀 다르게 풀이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자료를 보면 숟가락[匕, 숟가락 비]으로 솥[鼎, 솥 정]에 담긴 음식을 뜨고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솥은 일상의 조리기구가 아닌 신에게 제사 드리는 제기로, 여기에서 조리한 음식을 신에게 올린다. 때문에 음식은 당연히 변함없는 참된 맛이 보장되어야 함을 뜻한다.

終(마칠 종)자는 실[糸, 가는 실 멱]과 冬(겨울 동)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冬자는 양쪽으로 고드름이 길게 늘어진 모양을 본뜬 상형자로, 계절의 ‘마지막’인 겨울을 뜻하다. 여기서 뜻이 파생되어 ‘끝’ 등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전에도 설명했지만 冫자로 구성된 글자는 ‘차다’, ‘얼다’, ‘춥다’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冬자도 冫자로 구성되었다.

宜(마땅할 의)자는 갑골문에는 오늘날의 자형인 宀과 且의 합체자가 아닌 且자의 자형으로만 발견이 된다. 이후 제사를 드리는 사당[宀] 안 도마 위에 놓인 고기[且]의 모양으로 자형이 변하였다. 이는 肉(고기 육)자의 가운데 두 개의 人자가 二로 변하여 月(고기 육/‘달 월’자가 아님)자로 쓰이는 동일한 변화과정을 거친 글자이다. 제사 음식은 ‘마땅히’ 신이 흡족해야 한다.

令(아름다울 령)은 권력자가 사는 커다란 亼(모일 집) 안에서 무릎을 꿇은 사람의 모습을 본뜬 卩(무릎 꿇을 절)이 합쳐진 글자이다. 권력자에게 순종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순종’ 등의 의미로도 쓰이고, 권력자에게 부림을 당하기 때문에 ‘부리다’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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