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경북문화신문 |
|
《천자문》의 주석에 “배움이 넉넉해지면 맡은 관직의 직책을 잡고 나라의 정사에 종사할 수 있다. 자로의 과단성과 자공의 통달함과 염유의 재주에 관하여 공자께서는 모두 정사에 종사할 만 하다고 인정하신 것이다.[學優則可以攝官守之職 從國家之政 如子路之果 子貢之達 冉有之藝 夫子皆許從政也]”라고 하였다. 이처럼 공자는 맞춤식 교육을 통해 제자들의 개성과 뛰어난 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攝(잡을 섭)은 뜻을 결정한 손[扌]과 발음을 결정한 攝(소곤거릴 섭)이 합쳐진 글자이다. 聶은 여러 사람들이 귀를 모으고 귓속말을 하고 있는 상황을 본뜬 글자이다. 온도계의 눈금을 이르는 섭씨(攝氏, ℃)는 천문학자인 셀시우스라는 이름의 발음을 따온 한자식 표현법이고, 화씨(華氏, ℉) 역시 독일의 파렌하이트의 이름의 발음을 한자식으로 표현한 온도 단위이다.
職(벼슬 직)은 벼슬을 맡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고충을 잘 들어야 한다는 의미인 耳(귀 이)와 발음을 결정한 戠(찰진 진흙 시)가 합쳐진 글자이다. 職은 이체자로 軄의 자형으로 쓰기도 하는데, 벼슬아치는 몸[身]으로 솔선수범해야 함을 뜻한다. 聖(성인 성)자도 耳자로 구성되었다. 성인이란 특별한 존재가 아닌 남의 말을 잘 들어 주고 공감하고 위로하는 사람을 이른다.
從(좇을 종)은 두 사람[从]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길[彳/조금 걸을 척, 行의 왼쪽부분]을 발[足, 발 족]로 좇아가는 모습을 본뜬 글자이다. 從자를 오늘날 중국에서는 간자체로 从의 자형으로 쓰고 있다.
政(정사 정)은 正(바를 정)과 攵(칠 복)으로 구성되어 바르지 못한 것을 쳐서[攵] 바로잡는다[正]는 의미이다. 正은 지금의 자형은 마치 一과 止가 합쳐진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는 口와 止가 합쳐진 글자로, 어떠한 구역[口]을 발[止, 足의 아랫부분]로 나아가 ‘바로잡다’는 의미이다. 《논어》 〈안연(顔淵)〉에도 “‘정(政)’은 바로잡는다[正]는 뜻이다.[政者 正也]”라고 한 것을 보면 이 글자의 자원을 옛사람도 정확히 이해하였나 보다. 정치(政治) 역시 다른 것이 아니라 바르지 못한 것을 바르게 다스리는 행위를 이른다.